일상에 대해(8) -손톱 깎기-

조회 수 4019 추천 수 0 2011.01.12 23:37:30

     늦둥이 막내딸은 지금 대학교 1학년이오. 한창 세상 물정을 배울 나이요. 가능한대로 모든 것을 자신이 선택하도록 맡겨두고 있소. 학기 중에는 격주로, 방학 중에는 매주 금요일에 집에 왔다가 주일 오후에 다시 학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오. 언제부터인가 그 아이가 손톱을 기르고 있소. 손톱에 여러 가지 색깔을 칠하오. 매니큐어를 바르는가 보오. 학생이 손톱 치장을 뭐하러 하니, 하고 물으면 멋있잖아요, 하고 대답하오. 그게 멋있는지는 나는 잘 모르겠는데, 본인이 그렇다고 하니 그냥 내버려 두고 있소. 큰 딸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작은 딸은 좀 멋을 내려고 애를 쓰는 것 같소.

     요즘은 손톱 깎기가 아무 일도 아니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소.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님이나 아버지께서, 또는 누님들이 종종 내 손톱을 깎아주셨소. 도구는 가위요. 큼지막한 가위로 어린 아이들의 손톱을 깎으려면 보통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이 아니오. 초등학생이 된 다음에는 내가 스스로 깎을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진땀이 날 정도였소. 생각해보시오. 큰 가위를 들고 자기 손톱을 깎고 있는 초등학생을 말이오. 손톱 모양도 들쑥날쑥이고, 살점을 깎을 때도 종종 있었소. 어른들이 밤에 손톱을 깎는 걸 터부시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도 있소. 흐릿한 등불 아래서 잘 들지도 않는 가위로 손톱을 깎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요.

     당시 손톱을 깎을 때 가장 어려운 대목이 손톱 옆으로 가시처럼 삐져나온 ‘까시레기’ 처리요. 까시레기는 일본말이오, 우리말이오? 그게 가위로는 처리할 수 없소. 억지로 잘라내려고 하다가 결국 상처를 내고, 그 상처에 균이 들어가서 곪는 일이 옛날에는 흔했소. 그걸 생인손(?)을 앓는다 하오. 생인손을 앓으면 밤잠도 못잘 정도로 고통스럽소. 위생도 나쁘고 영양상태도 나빴던 그 시절에는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났소. 톡톡 하고 간단하게 손톱을 깎을 수 있는 손톱깎이가 나온 뒤로는 이런 고통을 당하는 일은 거의 없게 되었소.

     손톱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얼마나 소중한지는 나보다 그대가 더 잘 알거요. 손톱을 주제로 글을 써도 아마 책 한 권은 족히 될 거요. 대다수 포유동물들은 손톱과 발톱이 무기요. 인간에게도 그런 흔적이 좀 남아 있소. 당해본 사람은 알 거요. 손톱만 봐도 그 사람의 건강을 측정할 수 있다지 않소. 금년 한 해 손톱 잘 깎으면서 건강하게 살아가시오. 손톱의 영성을 위하여! (2011년 1월1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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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11.01.13 10:13:56

일본인 남편과 결혼한 한국 여성분이 일본 과자를 들고

일을 도와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차 들렀습니다.

사무실 담벼락 공간에서 재배하고 있던 상추를 좀 뜯어 주었습니다.

뜯던 사이 길게 자란 손톱 사이로 흙이 들어갔습니다.

씻고 핀으로 파내다가 결국 손톱을 깍기로 하였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따뜻한 물을 틀어 놓고 손톱을 좀 불렸습니다.

생으로 깎으면 이리 튀고 저리 튀어 처치 곤란한 적이 많았지요.

딱딱 거리며 손톱이 깎여 내릴때마다 그 충격이 아스라치기도 하구요.

깔끔하게 잘려나간 손톱을 모으기 위해

화장지를 물이 내려가는 곳에 깔았습니다.

 

엄지를 깎았습니다.

물에 불린다고 불렸는데도 깎여나가 튕기는 속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세면대 밖으로 튀어나가 줏어 담았습니다.

검지, 중지, 약지 그리고 새끼손가락

우리 몸에서 잘려나가도 아프지 않는 부위 중에 하나

자람을 담보하고 있기에 그러나 봅니다.

 

왼손을 다 깎고 그리고 오른손.

아무래도 왼손으로 오른 손 손톱을 깎기에는 좀 어설픕니다.

그래도 튼튼한 금 도금 한국산 손톱깎기가 그런 어설픔을 갈음해줍니다.

 

깎인 손톱을 모은 휴지를 말아 휴지통에 던지고

쏴악 물을 틀어 세면대를 씻어내립니다.

깔끔해진 손톱을 들여다보고 한번 씨익웃으며 손톱깎기를 끝냅니다.

 

그것이 어제 일이었습니다.

 

숨을 마치는 그날 손톱도 자라지 않겠지요.

손톱 깎을 일도 없을테구요.

깎인 손톱, 잠시 나의 몸의 일부였던 그 손톱은

이 땅에서의 모든 일상이 멈추고 새 하늘이 열리는 그날

기억인자가 있어 나를 찾아올까요?

[레벨:19]The One

2011.01.13 13:26:02

사따님, 언제고 인사 한 번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늦깍이 다비안이 되어 사따님의 열타의 녹취록 덕에

동영상 강의 '기 꼬' 2번 완주 한 소감 감개 무량합니다.

다시 사도 신경 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 거립니다.

 

저는 근시 덕분에 노안이 오지 않아 모니터가 책보다

훨 편해서 오전엔 모니터를 벗 삼아 지내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저 만의 룰이 하나 있는데 '신세 진건 갚는다'

어떻게 갚지요?    혹 북경오실 일이 있나요?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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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11.01.13 21:48:18

반갑습니다.

이웃 중국에 계시는군요.

일상이 저를 놓아주는 그날이 오면

북경도 방문하여 The One님의 대접 톡톡히 받아볼텐데

그날이 오겠지요.


기꼬는 순전히 성령의 역사였지요.

그만큼 저의 영혼이 갈급하기도 했었구요.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행복을 나눠가지신다니 저도 참 좋군요.


사도신경의 세계는 또 다르지요.

저도 멋모르고 타이핑을 했습니다만

다시 인도에서 가르치며 배우려고 합니다.


손톱이 자라는한

우리가 성장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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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11.01.13 22:0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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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사띠아

2011.01.17 17:45:56

재(제)본을 상권만 했군요.

저는 날씨가 좋은 때는 빈둥대다가

꼭 40도가 넘는 폭염때만 더 열심으로 파고드는 기질이 있나봅니다.

시편강해 받아쓰기도 그래서 미적미적 집사님에게만 미루고 있지요. 

이 겨울이 가고

뜨거운 여름이 오면

뜨거운 여름의 사나이 사땨가 도움이 될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오니

제것도 하나 쌔벼두시기 바랍니다.

재삼 재사 부탁드리옵고.

이만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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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4]웃음

2011.01.13 10:37:23

잃어버린 발톱을 찾아서^^....

저도 어렸을때 어머니께서 가위로 잘라주시던 생각이 나네요...

가끔 이렇게 잊고 살던것이 생각나면 왜 슬퍼질라고 할까요?

[레벨:17]까마귀

2011.01.13 11:35:01

아이 참, 정목사님 어제 심장병 얘기도 그렇고 자꾸 감정모드로 들어가게 하시네요

싸타님과 웃음님과 함께 어머님 생각이 또 나네요. 자기연민, 자기집중.

정목사님, 대학병원 가보세요. 요즘 약이 좋아서, 약만 드시면, 별 문제없더군요.

저희어머니 동산병원을 제가 한 10여년 같이 갔지요. 가면서 의사랑 많은 얘기를 나누고, 많이 배웠지요./

심장이란게 몇만번 잘 뛰다가 한번 안뛰면 위험하니까, 그래서, 심장약을 먹는대요.드세요.

 

저희어머니 사망진단서를 제가 한부 가지고 있습니다. '심부전에 의한 심정지'. 간단명료하지요.

돌아가시기 하루 전인가요. 손톱과 발톱을 깎아드렸지요. 물론 내일 돌아가실지 전혀 몰랐지요.

나이들고, 추운 날씨면 손 씻고 발 씻는게 힘든 노인이잖아요. 사실 젊은 사람도 씻기 짜증나지요.

제가 어머니께 해드린 마지막 일이 손톱, 발톱 깎아 드린 거였어요.

 

웃음님에게 도 그런 아련한 어머니 기억이 있으신 것 같네요. 자식이라면 누구나 좀더 따뜻하게 사랑으로 대하지 못한게 늘 아쉬움과 애뜻함으로 남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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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11.01.13 21:37:35

.

[레벨:17]까마귀

2011.01.13 22:09:38

정말 손톱의 영성이 맞긴 맞는가 봅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손톱에 대해 하실말씀이 많은 것 보면 말입니다.

정목사님 말씀대로, 책한권이 곧 나올듯 합니다.

라라 집사님 어머님도 그러셨군요.

라라, 부를수록 좋은 것 같아요. 개명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라일락도 연상되구요

그런데 저는 까스레기를 잘 몰라요. 손을 너무 안 씻어서 그런가 하기도 하구요.

추운날 잘지내세요

제가 요즘 너무 다비아에 열심이어서 걱정입니다. 거의 중독이지 않는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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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3]달팽이

2011.01.13 16:38:40

저는 어느듯 손톱이 다시 자라 난 것을 보고

아, 내가 살아 있구나! 매번 느낀답니다.

하기야, 죽은 송장도 손톱이 자란다고 듣긴 들었지만...

 

우쨌든,

손톱의 영성을 위하여!

아자!!ㅎㅎ

[레벨:17]까마귀

2011.01.13 17:09:55

달팽이님, 곶감 맛있게 잘 먹고 있습니다.

곶감이 어떻게 해서 생기는지 묻는 애한테 자세히 설명못해줬습니다.

감을 말리면 곶감이된다 그랬다가, 집에 있는 감 말린다고 야단할 것 같아서요

곶감이 될 감은 처음부터 다른감이지요? 소위 될성부를 곶감 떡잎부터다르다 뭐 그런거지요?

여하튼 맛있게 잘 먹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책도 열심히 읽으시고 늘 귀감이 됩니다. 귀감의 감도 곶감의 감과 다른 거겠지요
추운 겨울 조심하시고, 봄날에 또 인사나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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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11일 시몬 형제의 집 회당에서 나와 곧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의 집에 들어가시니 (막 1:29) 회당에서 나오신 예수님은 야고보 형제와 함께 시몬과 안드레의 집에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앞서 17,18절에서 시몬 형제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물을 버려두고 따라나섰습니다. 그것은 영적인 세계를 위해서 세속적인 세계를 버리는 일종의 출가(出家)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종교적인 진리를 선택한 사람들은 출가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일종의 구도는 자신의 온 영혼을 투자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입...

한국교회 문제의 책임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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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어떤 분과 이야기 하는 중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새롭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목회자인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그분이 아주 사실적으로 말했다고 보면 된다. 내가 물었다. 생각도 깊도 신앙도 진지한 분들이 왜 수준 이하의 교회에 붙어 있는 거죠? 본인들도 교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그런 방식의 신앙생활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결국 자신의 영혼이 훼손되는 게 분명한데 말입니다. 내가 일반 신자였다고 한다면 벌써 다른 교회로 옮겼을 겁니다. 그분의 대답은 이렇다. 신자들...

죄의식과 죄론, 4월5일(금) [1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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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움에 대해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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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왜 교회에 나가시오? 다짜고짜로 이런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좀 언짢으실지 모르겠소만 우리는 우리의 행위 전반에 대해서 늘 질문해야 한다오. 그런 질문이 어디 한두 가지겠소. 예컨대 이렇소. 그대는 왜 결혼했소? 그대는 왜 돈을 버는 거요? 그대는 왜 사는 거요? 왜 화를 내는 거요? 왜 기뻐하는 거요? 모든 것이 질문의 대상이오. 일단 우리의 관심은 교회와 신앙생활이니 여기에 한정해서 질문해 봅시다. 그대는 왜 교회에 나가시오? 가장 일반적인 대답은 예배를 드리기 위한 것이오. 맞소. 우리는 예배를 드리려고 ...

행복한 신앙생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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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9일(주일) 행복한 신앙생활 적지 않는 수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일단 부담이 크다. 성수주일과 헌금에 대한 부담은 일상적이다. 교회 안에서 모임도 너무 많다. 자기가 알아서 적당하게 하면 된다고 할지 모르나 전체 분위기가 그걸 용납하지 않으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가야만 한다. 신자들끼리 불편하게 여기거나 심지어는 원수처럼 싸우기도 한다. 제자교육으로 이름을 떨친 ‘사랑의 교회’마저 담임 목사 파와 반대 파가 볼썽사납게 싸우는 ...

하늘과 땅의 권세

  • 2017-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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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6일, 금 하늘과 땅의 권세 마태의 보도에 따르면 예수는 제자들과의 마지막 미팅에서 몇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그중에 첫 말씀은 아래와 같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이런 표현이 오늘 우리에게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당시에는 크게 오해살만하다. 사이비 교주들이나 이런 말을 떠벌인다. ‘하늘과 땅의 권세’는 창조주 하나님에게만 해당되는 표현이다. 이런 표현은 사람에게 붙일 수 없다. 장군에게도 안 되고 왕에게도 안 된다. 제사장에게도 안 되고, 율법학자에게도 안 된다. 당시 사...

계단 오르 내리기 file [9]

  • 201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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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리에 새로 진 집은 이층이다. 이층은 내 서재다. 거기서 책 읽고, 다비아 글 쓰고, 강의 준비도 하고, 기독교 잡지에 연재할 원고도 쓰고, 주보 초안 짜고, 설교 준비하고, 유튜브 음악도 듣는다. 내 모든 삶의 공간이다. 그리고 잠도 잔다. 하루에도 아래층으로 난 계단을 수없이 오르 내린다. 몇 번인지 카운트 해보지 않았지만 대략 스무번은 되지 않을까 한다. 아래 사진은 오르는 계단이다. 전체가 열여덟 계단이다. 아직 서재가 다 정리되지 않아서 책들이 계단에 쌓여 있다. 언제 다 정리될는지... 올라갈 때는 편하지만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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