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15)

조회 수 7598 추천 수 0 2011.06.24 23:37:28

110621 001.jpg  

 요즘 원당 농가에 들릴 때마다 하는 중요한 일이 잡초뽑기오. 잔디나 쑥쑥 자랐으면 좋겠는데, 원치도 않는 잡초만 신바람이 났소. 잡초도 여러 가지요. 위 사진에 담긴 놈이 대표적인 잡초요. 저놈도 나름으로 이름이 있긴 할 텐데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소. 잎은 잔디와 비슷하지만 줄기는 완전히 달라서 구별하기가 쉽소. 보는대로 줄기 색깔이 붉소. 생명력이 아주 강해보이오. 줄기의 자태도 옆으로 벌리고 있는 게, 햇빛을 조금이라도 많이 받으려고 욕심을 내는 게 분명하오. 뿌리도 잘 발달해 있소. 이놈들 성화에 잔디는 맥을 못 추고 있소. 사실 잡초를 뽑으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소. 윤구병 선생은 <잡초는 없다>는 책에서 대부분의 잡초는 쓸모없는 잡초가 아니라 나물이나 약초라고 하오. 사진의 저 놈도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소. 윤 선생은 잡초와 잘 어울려서 사는 방법을 배우라고 충고하시던데, 나는 아직 그런 정도의 도에 이르지 못해서 잡초를 뽑소. 대신 놀면서 뽑소. 잡초는 없다는 말이 게으른 나에게 위로가 되오. 아래는 나와 같이 옆에서 잡초를 뜯고 사는 집사람이오. 얼마나 열심인지, 혀를 내두를 지경이오.

110621 006.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464 주님의 사자(使者), 3월28일 [4] 2006-03-29 9023
6463 바울이 본 환상 file 2016-05-04 8938
6462 복음 (3) 3월25일 [1] 2006-03-26 8929
6461 회개의 세례, 4월3일 [3] 2006-04-03 8767
6460 주의 '길' 4월1일 [2] 2006-04-01 8684
6459 광야 (1), 3월29일 [1] 2006-03-29 8674
6458 광야 (3), 3월31일 [4] 2006-03-31 8162
6457 북안 우체국 file [4] 2013-06-07 8046
» 원당일기(15) file 2011-06-24 7598
6455 비둘기 같은 성령, 4월16일 [2] 2006-04-16 7462
6454 연필, 1월2일(수) file [62] [1] 2013-01-02 7373
6453 헨리 나우엔의 기도문(1) [1] 2010-04-07 7367
6452 세례 요한, 4월2일 2006-04-02 7266
6451 요단강 (1) 4월4일 [1] 2006-04-04 7218
6450 짧은 설교문 2019-12-31 7103
6449 원당일기(99)- 벽화(2) file 2020-10-31 7056
6448 광야 (2), 3월30일 [2] 2006-03-30 6998
6447 홍성사에 들린 이야기 [14] 2011-01-20 6995
6446 <원령 공주> file [12] 2015-07-30 6926
6445 산모를 위한 기도, 11월19일(월) [1] 2012-11-19 6835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