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령 공주>

조회 수 7153 추천 수 0 2015.07.30 21:23:48

730

<원령 공주>

 

멧돼지로 표상되는 저주신의 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려다가 멧돼지를 제거했지만 저주에 걸린 남자 주인공 아시타카는 저주를 풀기 위해 서쪽 나라로 간다. 거기서 겪는 파란만장한 사건이 <원령 공주>의 전체 줄거리다.

우선 줄거리도 그렇지만 그림의 스케일이 대단하다. 그림 구도를 미야자키 감독 자신이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자들의 마음을 한껏 고조시키기에 부족한 게 없었다. 그림의 디테일도 실감나게 처리되었다. 어느 한 구석 소홀한 데가 없었다 CG를 사용한 흔적도 없어 보였다. 어쨌든지 내 눈에 더 보탤 게 없을 정도로 멋진 영상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월령공주14[1].jpg  

우리나라 영화 제목이 <원령 공주>인지 아니면 <모노노케 히메 산>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들개의 딸로 나오는 여자의 이름이 모노노케 히메 산이다. 그녀는 들개와 감정적으로 일치해 있었다. 들개의 서식처를 유린하는 인간을 증오했다. 아시타카의 순전 무구한 태도에 일정한 정도의 감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긴 했지만 인간에 대한 거부감은 끝까지 해소되지 않았다. 영화에서는 이 여자가 으로 불린다

LltW76WKwCE[1].jpg  

이 영화에 또 다른 중요한 여자가 등장한다. 철을 생산하는 마을에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행사하는 에보시다. 그녀는 여성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미야자키가 희망하는 인류의 미래인가? 숲의 동물을 제거하는데 방해가 되는 히메 산을 제거하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아시타카와 들개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그녀는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사슴 신'의 머리를 구하는 국왕에게 이용당하고 있었던 처지였다. 이런 실체적 진실을 아시타카에게서 전해들은 그녀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공동체를 만들 결심을 한다. 영화가 뒤로 이어졌다면 그녀가 아시타카와 결혼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아시타카의 고향 마을에는 아시타카를 그리워하는 여자가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도 여자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겉으로는 아시타카의 영웅 서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들개의 딸로 사는 산이나 여성 공동체를 꾸리는 에보시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두 여자는 독특한 개성으로 자신들만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었다. 이들에 비해서 아시타카는 평범한 인물이다. 요즘 말로 경쟁력이 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지만 특별한 건 없다. 아시타카는 영화 후반부에서 산(원령공주)에게 마을로 내려와서 함께 살자고 말하지만 산은 들개들과 함께 숲으로 돌아간다.


profile

[레벨:24]또다른세계

2015.07.31 10:34:17

월령공주... 스토리를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시니 

기억이 새롭네요. 조만간에 한 번 더 봐야겠습니다~ ㅎㅎ

아마도 아리에티를 제외하고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거의 다 본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미야자키의 작품들은 ost도 좋습니다. 시간되시면  한번 들어보세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5.07.31 23:52:07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렇게 유명한 분이었군요.

나는 젊었을 때 뭐하면서 지냈는지

다른 사람들이 다 본 그분의 영화를 전혀 못봤네요.

음악도 잘 들어보겠습니다.

profile

[레벨:20]문전옥답

2015.07.31 12:57:20

원령공주를 고등학교 때 봤는데 등하교길의 철길 구름다리를 건너면서

"원령공주에 나왔던 돼지가 저 기차 한 칸 정도되려나?"하고

실없이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ost도 분위기가 고요하고 신비롭죠.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5.07.31 23:54:33

고등학교 등하교길에 철길 구름다리가 있었다니,

어딘지 모르겠으나 낭만이 넘쳐나는 곳이군요.

<원령공주>는 기계처럼 돌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상상력 풍부한 세계로 이끌어주는 거 같습니다.

[레벨:14]닥터케이

2015.08.01 15:16:36

목사님, 요즘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에 푹 빠지셨군요...ㅎㅎㅎ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모두 명작이라서 충분히 즐길 만합니다. 그리고,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이 강한 대작들이 많습니다.


"모노노케" 는 원한 맺힌 귀신 (원귀) 혹은 도깨비를 말하고, "히메" 는 귀족의 딸이나 왕가의 공주를 모두 합쳐서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원래의 일본어 제목인 "모노노케 히메" 가 우리나라 제목으로는 "원령공주" 로 번역되어 있습니다만, 이게 "공주" 라는 단어가 들어가니까 뭔가 야생미 넘치는 주인공 산의 모습과는 좀 안 맞는듯한 이미지가 많아서 좋은 번역이 아쉽습니다....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에 가장 많이 음악을 작곡한 사람은 "히사이시 조" 라고 하는데, 이 사람의 작품들도 참 좋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 때문에 영화가 더욱 빛을 발하기도 합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천공의 성 라퓨타, 원령공주, 토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센과 치히로의 모험 등의 OST 인데, 모두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곡들입니다. 맛뵈기로 소개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원령공주의 거의 마지막에 시시신이 죽고 난 뒤에 죽은 땅위에 풀이 돋아오르면서 평화롭게 흐르는 음악의 제목이 "아시타카와 산" 이라고 하는데, 제가 참 좋아하는 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Q6slfP6B8Q

(2) 천공의 성 라퓨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선율을 합창단이 노래하는데, 비극적이면서도 숙연해지는 멋진 멜로디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R2dokH6-Y

(3) 토토로에는 워낙 유명한 곡들이 많은데, 특히 처음 시작부분과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들이 제일 유명합니다만, 중간에 나무가 자라는 부분에서 나오는 "path of the wind" 라는 곡의 선율이 참 좋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Qx4cEwKD5E 이 영상은 히사이시 조가 연주회용으로 편곡한 것이고, 원래는 이런 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TpgY00-hhQ

(4) 이것은 지브리 스튜디오 창립 25주년 기념 공연인데, 자기가 작곡한 영화음악들을 히사이시 조가 직접 지휘하는 공연실황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9mGQU7rGGM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5.08.01 22:10:17

와, 오늘 뭔지 모르게 포만감이 듭니다.

아무래도 괜찮은 오디오를 장만해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주신 거,

감사드리고,

잘 듣겠습니다.

좋은 주일을 맞으세요.

profile

[레벨:100]잎새의 꿈

2015.08.04 00:16:34

본디 이 영화는 <모노노케 히메>로 우리말로 바꾸면 <도깨비 공주> 정도가 될 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할 즈음엔 아직 일본 대중문화가 우리나라로 직수입되지 않던 때여서

주로 홍콩을 경우한 불법 미디어들이 들어왔었죠. 그래서 미야자키의 이 작품에는 중국식 제목인 <원령공주>가 붙게 되었습니다.

 

미야자키 감독은 세계적으로도 존중받는 대작가 중 하나입니다. 그가 만든 작품들은 하나같이 예술성과 상업성을 인정받으며 세계 영화인에게 큰 영감을 주었죠. 첫 영화 작품인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를 비롯해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까지.. 그의 작품은 믿고 봐도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붉은 돼지>가 참 인상깊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는 항공신이 그처럼 아름다울 수 있는지 처음 알았을 정도로.. 그의 자전적인 <이웃집 토토로>도 좋았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대단한 작품이지요.

 

영화 이전에는 <미래소년 코난>과 <루팡 3세>로 이미 명성을 알렸구요, 그 이전에는 <세계명작동화 시리즈>로 주가를 높인 살아있는 일본 애니계의 전설이기도 합니다.

 

그가 영화계로 뛰어든 이유는 디즈니 류의 작품에 오염되는 젊은이에게 사회주의적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여튼 여러모로 챙겨보고 새겨봐야할 장인인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몇몇 경우, 예를 들어 작품에서 극도로 흑인을 표현하지 않고(색감문제를 들고 있긴 하지만..), 여성위주의 캐릭터 전개 등등에서 비판적 시각도 없지는 않습니다.

 

미야자키의 작품에 대해서 저도 몇번 글을 쓴적이 있구요. 원하면 보내드리죠~ ^^

후에 기회가 되면 미야자키 작품 평만으로 단행본을 좀 내볼까 생각중이긴 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5.08.04 06:30:16

미야자키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었군요.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수준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위의 짧은 글로도 많은 걸 배웠는데,

이 박사님이 본격적으로 쓴 그에 관한 글을 접한다면

내 눈이 많아 밝하지겠지요?

차라리 다비아에 올려주시든지.

이 박사님은 신학을 하지 말고

차라리 예술 쪽으로 나가는 게 좋을 뻔 했습니다.

문득 생각이 나는데,

<미야자키와 종교경험>, 대충 이런 제목의 과목을

하나 개설하시면 나도 청강하고 싶은데...

 

profile

[레벨:100]잎새의 꿈

2015.08.04 12:28:24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제작 수준은 상당한 정도입니다.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 강국들의 제작 하청을 한국 업체에서 많이 맡고 있거든요. 다만 스토리텔링에서 매우 취약하기때문에 제대로 된 완성작을 만들어내기에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간간히 주목받는 작품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야기 구조나 각본 등에서 한계가 보입니다. 한때 한국 애니메이션 계를 주름잡던 김청기 감독의 <태권V>도 사실 그 즈음 일본에서 큰 히트를 친 거대로봇 시리즈인 <마징가 Z>를 모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죠.. (사실 그렇기도 하구요. 마징가Z 포맷에 태권도만 할 수 있게 포장했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미야자키를 위시한 여러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분석 등등은 제 전공 분야(종교학)에서는 매우 흔한일입니다~ 심지어 대학원 석박사 과정 수업 교재로도 위 작품들이 사용되기도 하구요~ 어차피 종교학의 주된 과제 중 하나가 상징 분석이고, 영화나 애니만큼 상징을 많이 쓰는 미디어도 없을테니까요~ ^^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5.08.04 20:06:48

그렇군요.

내가 몰라서 그렇지

이미 영화와 애니가 학문적으로 성과를 보니고 있군요.

나도 정년 이후 시간이 널널해지면  

영화를 좀 봐야겠습니다.

하기야 지금도 시간은 많지만.

무더위에 건강히 잘 지내시기를...

[레벨:9]이상인

2015.08.10 22:10:10

저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에니메이션을 참 좋아하는데, 그 중 이 모노노케 히메를 특히 좋아합니다.

자신들 나름대로의 명분과 의를 가지고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를 지켜내고자 하는 존재들.

그러나 불가피하게 서로를 억압하고, 파괴하고,죽여야만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위해 큰 힘, 에너지인 사슴신을 가지고자 하는 모습들과 결국 사슴신의 목이 잘려진 상황.

그리고 이런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흐림없는 눈"(에니메이션 표현)으로 세상을 보고자 했던 아시타카는  생명의 근원이 사슴신이라는 것을 알고 돌려주고자 하는 모습.

잘린 머리를 돌려받은 사슴신은 파괴를 멈추고 새로운 생명을 땅에 주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저는 이 에니메이션이 예수님을 이해하고, 신앙을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본에 우연찮게 선교사로 오게된 저는 미야자키 하아요 감독과 에니메이션, 그리고 대구성서아카데미, 정목사님의 글로 인해, 그 몫을 조금이나마 감당하려고 하는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5.08.10 22:22:40

아, 미야자키 하야오 팬이시군요.

더욱 반갑습니다.

얼마 전에 '이웃집 토토로' 배경음악을 들었는데,

영 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네요.

토-토로, (한음 올려서 다시) 토-토로...

이렇게 나가요. ㅎㅎ

사슴신이 그 영화에서 아주 강렬한 메타포로 표현되더군요.

인간의 포탄에 맞아 저주신이 되면서도

끝내 세상의 생명을 불러일으키지요?

다비아를 기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482 주님의 사자(使者), 3월28일 [4] 2006-03-29 9300
6481 바울이 본 환상 file 2016-05-04 9229
6480 복음 (3) 3월25일 [1] 2006-03-26 9192
6479 회개의 세례, 4월3일 [3] 2006-04-03 9038
6478 광야 (1), 3월29일 [1] 2006-03-29 8951
6477 주의 '길' 4월1일 [2] 2006-04-01 8923
6476 광야 (3), 3월31일 [4] 2006-03-31 8477
6475 짧은 설교문 2019-12-31 8284
6474 북안 우체국 file [4] 2013-06-07 8220
6473 원당일기(15) file 2011-06-24 7757
6472 연필, 1월2일(수) file [62] [1] 2013-01-02 7684
6471 비둘기 같은 성령, 4월16일 [2] 2006-04-16 7632
6470 요단강 (1) 4월4일 [1] 2006-04-04 7479
6469 헨리 나우엔의 기도문(1) [1] 2010-04-07 7467
6468 세례 요한, 4월2일 2006-04-02 7455
6467 광야 (2), 3월30일 [2] 2006-03-30 7237
6466 원당일기(99)- 벽화(2) file 2020-10-31 7213
» <원령 공주> file [12] 2015-07-30 7153
6464 홍성사에 들린 이야기 [14] 2011-01-20 7148
6463 산모를 위한 기도, 11월19일(월) [1] 2012-11-19 701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