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47)

조회 수 1156 추천 수 0 2018.03.07 20:11:10

(47)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태도다. 그게 쉽지 않다. 매사에 자신의 주관이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역시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다. 이런 문제는 교양이나 인격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적인 능력과도 상관없다. 어떻게 보면 신앙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 여기서 나타나는 현상은 남을 탓하거나, 거꾸로 자신을 탓한다. 교회 문제에서도 그렇고, 가족 관계에서도 그렇다.

나는 만으로 28세 때 23세인 아내와 결혼했다. 금년이 37년째다. 젊을 때부터 나에 대한 아내의 불평은 다음이다. “왜 나를 가르치려고 하느냐, 내 앞에서 목사 티 내지 마라.” 대화가 엇박자로 고조되다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아주 간혹) 이런 말이 그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게 나로서는 당혹스럽다. 내 입장에서는 가르치거나 목사 티를 내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것을 말하는 건데, 그 사람에게 그렇게 전달된다는 것은 내 말과 태도가 나 중심으로 상대를 평가하면서 계몽시키려고 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미루어 짐작하건데 다른 부부 사이에도 이런 갈등이 많을 것이다. 남자는 여자들의 섬세한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쨌든지 매사에 나를 중심에 두고 판단하고 말하다보니 아내와의 관계도 그렇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젊었을 때는 이런 다툼이 있으면 냉전 기간이 어느 정도 지속되었는데, 이제는 금방 괜찮아지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나이 든다는 게 사람 관계나, 심지어 부부관계에서도 좋은 게 많다.

내가 보기에 신앙이 깊어져도 잘 바뀌지 않는 것은 세 가지다. 성격과 습관과 세계관이다. 이것들은 하루 이틀에 걸쳐서 형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신앙과 신학과 영성이 나의 성격과 습관과 세계관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깔끔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걸 그대로 안고 살아야 한다. 그게 바로 내가 져야할 일종의 십자가다. 구원을 약속받았으면서 여전히 치열하게 구원을 이루어가야 할 나는 나를 불쌍히 여겨주시라.’는 기도를 평생 반복해서 드릴 수밖에 없다.


[레벨:15]은성맘

2018.03.09 19:50:54

신앙생활을 해도 바뀌지않는다는 세가지 성격 습관 세계관...이 부분을 남편에게 얘기해주니 

200프로 공감했습니다 ㅎㅎ지금은 신앙생활을 하지않는 사람이지만 제가 매일 샘터홈피에 들어오고 읽고 또

전달해도 거부감없겠다 싶은글은 소개도 하고.... 그래서 정목사님 이름과 이런이런분이고 이런교회다..

라고  언급합니다,,, (기존 교회목사에 대한 선입견이 커서 다소 이부분은 놀라기도 하는 )

특히나 요즘 올라오는 목사구원 부분읜 글은 자주 얘기하지요.. 믿음생활 안하는 배우자에게는 목사의설교

보다는 목사님의입장 에서 쓴 목사이야기가 더 어필되는 모양입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8.03.09 22:22:06

남편에게 제 글의 일부를 전달해주신다니

고맙습니다.

목사이기 전에 기독교인이고,

기독교인이기 전에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두고 평생 살았는데,

하나님 보시기에 어땠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편안한 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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