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죽는다(2)

조회 수 1148 추천 수 0 2015.10.08 21: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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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죽는다(2)

 

현대인들이 죽음을 남의 이야기처럼 여기면서 살아가는 또 하나의 다른 이유는, 이것이 가장 결정적일지도 모르지만, 오늘의 문화가 죽음을 외면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눈을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모두 삶에 대한 이야기만 들린다. 여기서의 삶은 세상에서 인정받는 것을 가리킨다. 모두 건강하고 예쁘고 연봉이 높고 쾌적한 주거공간을 확보하는 일에만 몰입하게 만든다. 오늘의 이런 문화에 죽음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다른 영역은 접어두고 교회만 해도 그렇다. 죽음을 신앙과 설교의 화두로 삼는 경우가 드물다. 세상 사람들보다 더 풍족하게 잘 사는 것을 신앙의 목적으로 삼거나, 의식이 있는 교회의 경우에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차원을 강조할 뿐이다. 죽음은 장례식에서만 중심 주제가 된다. 그것도 천국에 가기 위한 기회이지 죽음 자체에 대한 관심은 아니다. 교회마저 죽음을 외면한다는 증거다.

교회가 죽음을 중심 주제로 삼지 못한다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의미다. 죽음은 창조, , 칭의, 세례와 성찬, 종말에 두루 연관된다. 종말과의 관계만 한 마디 하자. 죽음은 개인의 종말이다. 종말이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의 마지막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세상의 시작인 것처럼 죽음도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마지막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도대체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삶이라는 게 무엇일까?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게 무엇일까? 그것이 죽기 이전의 지금과 어떻게 연관되는 것일까? 교회가 이런 질문들을 신앙생활의 중심으로 끌어안을 때 죽음이 실제로 신앙적인 화두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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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뚜벅이

2015.10.09 01:22:40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로 불리는 20세기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자서전에서 읽은 글을 옮겨봅니다.

'우리가 지구에 보내져 수업을 다 마치고 나면 몸은 벗어버려도 좋아,

우리의 몸은 나비가 되어 날아오를 누에처럼 아름다운 영혼을 감싸고 있는 허물이란다.

때가 되면 우리는 몸을 놓아버리고 영혼을 해방시켜 걱정과 두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 신의 정원으로 돌아간단다.

아름다운 한 마리의 자유로운 나비처럼 말이야...'

 

매주 화요일 마다 자원봉사를 가던 호스피스 병동에 명절때문에 한주를 건너 그저께 방문을 했더니 병실에는 온통

낯선 환자들로 바뀌어 있더군요.

그 중에 특별히 마음에 담아 두었던...개인적인 얘기를 나누었던 선비같은 한분, 계시는 동안에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던 분이 있었는데 이 병동에 입원한지 한달도 못되어 떠나고 안계셨어요...

이별은 슬픔...

존재가 사라지는 ...

피었다 지는 꽃도 아닌데...혼란스런 생각들이 매번 찾아 옵니다...

 

우린 모두 육체의 종말인 '죽음'을 확정 받아 놓은 삶을 살면서 강한 몰핀을 맞은듯 그 사실을 망각한 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것처럼 현실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죽음의 과정을 잘 통과 하려면 연습이 필요 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통증과 싸우며 죽음을 기다리는 그분들을 보며...

어떠한 고통이라도 육체를 벗고 한마리의 나비가 되어 신의 정원에 이르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수련회 특강의 주제가 죽음에 대하여라 기대가 되어집니다..

이 후로 더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지 않을지...'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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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5.10.09 21:39:54

말랑이 님이 50대의 나이에 들어서서

호스피스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로 결정한 건

일생일대에 가장 좋은 선택인 거 같습니다.

죽음에 임박한 분들의 시중을 들어주는 것보다

더 숭고한 일은 없어 보입니다.

젊은 분들의 죽음은 옆에서 지켜보기 힘들 텐데요.

수고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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