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6)-카페테리아

조회 수 1131 추천 수 0 2016.09.29 00: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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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날씨가 잔뜩 흐렸습니다. 당장 비가 올 거 같지는 않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야 독일 분위기가 나는데, 이번에는 영 아니올시다군요. 라이프찌히에 있는 한 다비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여름도 늦더니 비도 늦는다는군요. 저는 104일에 라이프찌히에 들렸다가 드레스덴에서 체코 쪽으로 좀더 들어가는 하이데나우에서 삼 일간 머물 예정입니다. 그 뒤로의 일정은 아직 못 짰습니다. 하이데나우과 동쪽이니 그 다음으로는 남쪽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가까운 마을에서 3,4, 그리고 프랑스 가까운 서쪽의 작은 마을에서 3,4일 머물다가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서 2,3일 후에 귀국 비행기를 타려고 합니다. 다른 곳이 숙소도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인터넷이 엉망이라 하이데나우 말고는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늘 집사람이 백화점 구경을 하겠다 해서 데려다 주고 저는 국립 도서관에 갔습니다. 16년 전에 제가 자주 가던 곳입니다. 기온이 따뜻할 때까지는 티어가르텐 숲에서 책을 보다가 기온이 내려가면서 국립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1층 로비 직원을 통해서 3일짜리 회원증을 발급받는 거까지는 일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문제는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절차에서 발생했습니다. 뭐라고 설명을 들었지만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컴퓨터 기능에 대한 것이라서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한국말로 들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나는 비밀번호만 할당받으면 와이파이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옆에 앉아 있는 독일 학생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나름으로 열심히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노트북을 들고 안내 데스크로 갔습니다. 안내 데스크만 세 군데를 간 거 같습니다. 설명을 듣고 일단 비밀번호 변경은 성공했습니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도서관이 제공한 엡을 깔아야만 합니다. 순서대로 깔았는데도 결국 로그인을 할 수 없었지요. 안내 데스크 직원은 이런 기술적인 것을 도와주는 전문가가 일하는 시간이 오후 4시부터이니 그때 다시 오라고 하네요. 자기로서는 모든 노트북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고, 담당자도 아니라는 겁니다. 고생만 바가지로 하고 내 개인 용품을 챙겨든 다음에 도서관 내부와 외부 촬영을 하고 떠났습니다. 허망하네요.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되었으니까요.

IMG_0280.JPGㄷ  도서관 로비입니다.가운데 놓인 부스에 직원이 앉아 콘트롤 하고, 그 사이를 통해서 올라갑니다.

 

도서관에서도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난 셈입니다. 똑같은 직원인데도 느낌이 다 다르네요. 어떤 분은 가능한 제가 알아듣기 쉽게 말도 천천히 하면서 최선으로 도와주려고 하고, 어떤 분은 알아듣던 못하던 사무적으로 자기 말만 합니다. 저로서는 답답한 일이지요. 거꾸로 말해야겠군요. 제가 그들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지 못하니 그들이 답답한 겁니다. 와이파이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지만 그곳에 머문 2시간 동안은 즐거웠습니다. 16년 전에 드나들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내 공간 구성이 아주 특별합니다. 전체가 다 통합니다. 어느 부분은 2,3층이 통하고, 또 어느 부분은 3,4층이 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결국은 전체 공간이 다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사이를 서로 길이와 각도가 다른 층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2층 한편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토마토 쥬스와 빵을 5유로 조금 더 주고 사 먹는 것으로 도서관 방문을 기념했습니다.

IMG_0276.JPG


약속한 시간에 백화점 앞으로 가서 집사람을 픽업하여 일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는 도서관에서 빵을 먹었는데, 집사람은 쇼핑에 마음을 다 빼앗겨서 시간 가는 줄 몰라서 점심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이제 휴식 중입니다. 베를린 콘쩨르트하우스에서 8시에 시작하는 음악회를 가려고 합니다. 예매는 못했지만 일단 가보려고 합니다. 매진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운이 좋으면 반환 표를 살 수도 있습니다. 유명 광관지를 중심으로 구경하는 거는 간단한데, 도서관 사용이나 렌트카 교환 등등의 일을 처리하는 건 만만한 게 아니네요. 그래도 그런 게 다 여행이라 생각하면서 남은 시간도 즐겁게 보내겠습니다. 이제 천천히 출발해야겠습니다. 주차할 곳을 찾는 것도 어렵지요. 서울 명동이나 대구 동성로에 차를 주차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주차장 관리원이 있지만, 여기는 그런 주차장도 없고, 대개는 길가에 세워야 하는데, 시간대에 따라서 주차 가능 장소가 다르고, 주차한 뒤에 자동발매기에서 주차권을 끊어야 합니다. 이럴 때는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게 속 편합니다. 이게 나에게는 편한데, 집사람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28, , 오후 554)


[레벨:21]주안

2016.09.29 15:21:22

어찌 인터넷이 그런지...

독일이면 가장 선진국인데 인터넷은 아니네요.

아마 인터넷이 아니라도 여유있게 지낼만하니 그런가보죠?


백화점은 같이 가기가 편치 않죠?

저희도 같이 가면 맨날 싸웁니다.

저는 살 게 거의 없는데,

아내는 뭘 그리 사겠다고 아우성인지.....

여자는 다 그런가 보죠?


저도 대부분 아내 결재가 있어야 합니다.ㅠㅠㅠ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6.09.29 15:55:58

백화점에 얽힌 사연은 집집마다 산더미 같은 겁니다.

백화점 취향이 남자와 여자가 갈리는 거 같기도 한데

꼭 그런 거만도 아닌 거 같고,

소유욕과 연결되는 거 같습니다.

그게 꼭 나쁘다는 말은 아니고요.

재미 있으라고 제가 집사람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당신 같은 사람이 있어야 내수가 살아나서 경제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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