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5)

조회 수 1139 추천 수 0 2017.07.27 21:51:36

727,

백건우(5)

 

그걸 꼭 이해해야 하나요? 그런 지식보다는 들을 수 있는 마음의 귀를 가지는 게 중요해요. 마음을 열고 들으면 음악이 살아서 와 닿거든요. 물론 역사를 알면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만 그건 하나의 지식일 뿐이에요. 음악은 인간이 가장 직접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클래식 형식을 이해하는 게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백건우는 클래식 음악의 핵심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클래식 음악의 핵심이라기보다는 예술 경험의 진수라고 하는 게 낫다. 클래식 음악 이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지 않느냐, 하는 인튜부어의 질문에 대해서 그는 별로 필요 없다는 대답을 한 것이다. 우리의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다. 보통은 클래식 음악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기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게 귀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이것이 대중음악과 클래식 음악의 차이이기도 하다. 대중음악은 그냥 들어서 느낌이 오지만 클래식은 그게 잘 안 된다. 그런데 백건우는 그런 공부는 지식에 불과한 것이라고 본다. 지식으로 음악을 경험할 수는 없다. 마음을 열고 들으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이해가 없어도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기독교 신앙에서 신학공부가 필수라는 뜻으로 반복해서 말했다. 그런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고도의 신학 이론을 공부하지 않으면 기독교 신앙의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게 단정한 적도 없다. 신학공부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마음만 열고 있으면 성경과 기독교 신앙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문제는 대개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 나가서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작동원리에 길들여진 것이다. 그러니 그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학공부가 역시 필요하다.

백건우도 음악대학교 수업이 의미 없다는 뜻으로 저런 말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공부로 해결할 수 없는, 그러니까 사람의 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세계가 클래식 안에 들어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아주 원천적이고 시원적이다. 영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 나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없지만 좀더 자신감을 갖고 클래식 음악을 들어봐야겠다. 음악은 인간의 가장 직접적인 언어라고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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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17.07.29 11:44:29

연속으로 올려주시는 백건우 시리즈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정말 구도자 맞네요.

건반위의 구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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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7.29 22:25:00

예술가들도 구도적으로 사는데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그리하지 못한다면

쬐매 부끄럽겠지요.

우리도 우리 식으로 가는데까지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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