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4>

조회 수 1140 추천 수 0 2015.08.06 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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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4>

 

많은 사람들이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의 작품이 사람들의 단조로운 시각을 열어서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의 손을 통해서 요정과 유령, 산과 숲, 강과 구름이 생기를 얻는다. 그가 아예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어린아이들, 또는 예술가들과 시인들의 영혼에서 흔히 나올만한 이야기를 고유한 시각으로 이끌어낸 것뿐이다. 세상을 보는 눈이 그만큼 풍요롭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런 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그의 영화에 몰입한다.

기독교 신앙은 세상의 그 어떤 예술, 문학보다도 세상을 훨씬 더 풍부하게 인식하고 경험하게 한다. 다른 것은 접어두고 하나님 나라 개념만 해도 그렇다. 하루에 한 시간 노동한 사람과 열 시간 노동한 사람에게 똑같이 일당인 한 데나리온을 주는 포도원 주인의 행위가 바로 하나님 나라와 같다고 예수는 가르쳤다. 열 시간 일한 사람의 논리가 얼마나 초라한지를 그 비유에서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종말은 세상의 질적인 변화라고 한다. 그런 세상을 우리가 꿈꿔 보았는가? 이런 상상력 없이 우리는 기독교인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대구성서아카데미 회원들 중에서 다른 기독교인과의 대화가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문제는 인격이나 진정성의 차이가 아니라 기독교 신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의 차이에 기인한다. 내가 보기에 많은 이들이 기독교 신앙을 닫힌 체계로만 받아들인다. 예컨대 동성애가 그들에게는 용납될 수 없다. 창조 원리에 어긋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서가 말하는 창조가 무엇인지 기초도 모르는 데서 벌어지는 불상사다.

미야자키 류의 사람들은 <바람이 분다>는 주제를 통해서 세상을 신비롭게 경험하다. 바람이 존재한다는 사실 앞에서 놀라는 것이다. 그 바람에 자신을 맡기고 춤을 추는 것이다. 오늘 기독교인들은 그런 이들에게 당신들이 집중하는 그 바람이 바로 하나님이오.’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해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성경의 세계를 깊이 있게 알아야 하며, 성경이 말하는 세상의 비밀을 눈치채야하고, 세상의 인문학적 언어들을 알아들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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