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일

새로운 현실

설교 마지막 구절은 다음이다. ‘그 하나님의 구원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새로운 현실이 되었으니 우리가 어찌 기뻐하고 노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설교 제목을 다시 강조한 결론이었다.

‘새로운 현실’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을지 모른다는 염려가 있었지만, 과감하게 그대로 그 단어를 사용했다. 일상에서 익숙한 다른 마땅한 단어를 찾기 힘들었다. ‘하나님의 구원이 실현되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실현과 현실은 비슷해보여도 다르다. 현실, 또는 현실성은 실현보다 더 근원적인 차원을 가리킨다.

새로운 현실(new reality)이라는 말은 새로운 삶의 근거, 삶의 내용, 삶의 능력을 총괄하는 개념이다. 그 이전에는 돈 버는 재미로 살았다면, 또는 가족을 돌보는 재미로 살았다면 이제는 전혀 다른 재미로 살게 된 것이다. 내 삶을 끌어가는 추동력이 이전과 전혀 다른 것에서 주어진다. 그 다른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시인이 언어에서 그런 것을 경험하듯이, 그리고 음악가가 소리에서 그런 것을 경험하듯이 말이다.

예수 외에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건 아니다. 직업, 가족, 취미 등등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내 삶의 한 구성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궁극적인 현실성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다. 왜냐하면 그는 바로 인간이 되신 하나님으로서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과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삶의 조건 가운데서도 기뻐하고 노래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모든 세상이 환희로 다가오듯이 말이다. 내일은 대림절 넷째 주일이다. 모두에게 기쁨과 평화가 넘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