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18)

조회 수 1107 추천 수 0 2017.10.26 21:04:06

1026,

루터(18)

 

1:17절의 첫 문장은 복음에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 복음은 예수 사건이다. 예수의 오심, 하나님 나라 선포, 십자가와 부활에 이르는 그의 운명이다.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의 선하심, 하나님의 구원 등등의 뜻이다. 예수 사건이 왜 하나님의 구원이라는 말인가?

가장 원론적인 대답은 예수를 통해서 우리가 죄와 죽음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것이다. 죄는 자기 스스로 자기를 완성할 수 있다는 욕망이며, 죽음은 두려움의 원인인 자기 소멸이다. 이게 인간 실존이다. 여기서 벗어난 사람은 없다. 도사 연하는 사람들은 물론 있다. 실제로 가족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그리고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휴머니즘의 발로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그는 자기의 생명이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휴머니즘이 인간 역사에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그가 죄와 죽음으로부터 벗어난 것은 아니다. ‘내 마음이 주님 안에서 안식할 때까지는 편안하지 않습니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는 옳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가 지금 여기에 이미 왔다고 선포함으로써 죄와 죽음의 삶으로부터 생명으로 옮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하나님 나라는 율법으로 제한할 수 없고, 휴머니즘으로 대체될 수 없는 창조자 하나님의 통치다. 이사야, 예레미야 등등, 구약 선지자들로 이어진 유대교의 영성이 깊은 것은 분명하지만 당시 유대교는 그런 영적 능력을 상실한 채 교권에만 치중하고 있었을 뿐이다. 유대 종교는 민중들에게 무거운 짐이었다. 예수는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하나님 나라를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가르치고 행동하셨다. 그 내용이 복음서에 나온다.

예수는 유대교 지도자들로부터 거부당했다. 민중들도 예수를 거부했다. 예수의 선포가 너무 과격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과격한 게 아니라 그 중심에서 흔들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대교와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믿고 있는 바를 끝까지 밀고 나갔다. 충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는 십자가의 죽음이었다.

만약 그것으로 끝났다면 예수는 유대 역사에서 고난당하고 죽은 여러 선지자 중의 한 사람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예수는 부활의 첫 열매가 되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개입이었다. 부활이 바로 하나님의 의였다. 세상의 의는 죄 없는 자를 율법과 실정법에 근거해서 십자가에 처형하는 것이지만, 하나님의 의는 죽은 자들로부터 예수를 생명으로 불러내는 것이었다.

이런 설명은 교리적이어서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도 어렵다. 이걸 단순히 심리적 현상이나 사회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핵심에서의 일탈이다. 기독교 신앙이 성립하려면 예수의 부활이 유일회적으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라는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도들은 그걸 경험했다. 우리는 사도들의 경험에 근거해서 그 사실을 믿는다. 다른 이들에게 이것이 이상하게 보이더라도 우리 기독교인들은 고수해야 한다. 다만 그 부활이 무엇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변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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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7.12.22 19:11:29

"이게 인간 실존이다. 여기서 벗어난 사람은 없다. 도사 연하는 사람들은 물론 있다."에서 "도사 연하는' 의 뜻이 무엇인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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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12.22 21:22:18

'도사 연'은 도사인 척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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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7.12.23 10:48:48

아~ 접미사로군요.. 어휘력이 늘었습니다.

(현재 띄어 쓰신 것은 붙여 쓰기로 되어야 겠다는 생각. ^^;;).


덕분에 공부하다가 2010년 8월 26일 한겨레신문 26면에

"도사연하게"라는 표현이 사용된 멋진 문화칼럼도 읽었네요..


목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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