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삶(5)

조회 수 1059 추천 수 0 2017.09.08 20:22:12

면죄부와 교황 절대권

종교개혁 500주년이 곧 다가온다. 15171031일 루터는 자신이 신학대학교 교수요 사제로 활동하던 비텐베르크 교회당 정문 위에 95개 신학 명제를 대자보 형식으로 게재했다고 한다. 95개 신학 명제의 핵심은 두 가지다. 1) 면죄부는 신학적으로 잘못되었다. 2) 교황 절대권은 오류다. 루터는 그걸 조목조목 짚었다. 각각의 명제가 짧은 문장으로 기술되었지만 어느 한 구석도 빈틈이 없다. 95개 신조가 당시 실용화된 금속활자 인쇄술 덕분으로 삽시간에 독일 전역에 퍼졌다. 나는 여기서 두 가지 핵심 명제를 오늘 개신교 상황과 연결해서 설명하겠다. 이것이 개신교회 개혁의 단초이기도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자의 삶이 가능하려면 이런 것에 대한 신학적 통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그런 신학적 통찰이 없다면 예수의 제자로 살아갈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제자로서의 영성은 무조건인 열정으로 되는 게 아니라 신학적인 토대를 필수로 한다. 기독교 역사가 그걸 가리키고 있다. 예수도 그런 신학적 통찰에 근거해서 당시 유대교 교권주의자들과 진리의 차원에서 투쟁할 수 있었다. 그는 사 56:7절을 인용하면서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11:17)고 주장했다. 신학적인 통찰 아니고 무엇인가.

1) 면죄부는 구원받지 못하고 연옥에 떨어진 조상들의 영혼이 구원받게 하기 위한 특별 헌금이다. 면죄부가 신학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헌금 제도이지만 좋은 쪽으로 보면 나름으로 설득력이 있다. 특히 목회적인 차원에서는 효과적이다. 부모들의 영혼 구원을 불안해하는 이들은 면죄부 헌금을 드림으로써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헌금이 사제 개인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실제로 베드로 성당의 건축에 사용된다는 것도 면죄부 헌금의 긍정적인 대목이다. 실제로는 면죄부 헌금의 상당 부분은 지역 영주나 주교들의 주머니에 들어갔다. 면죄부는 오늘 개신교회의 헌금과 연관된다. 예를 들어 한국 교회의 십일조 제도는 신학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 십일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신학적인 토대가 부실하거나 비신앙적이다. 십일조 헌금의 성서적 논리는 말라기에 근거한다. 핵심적으로 두 가지다. 하나는 십일조 헌금을 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거라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십일조 헌금을 하면 하나님이 갚으신다면서 하나님을 시험해보라고까지 했다. 전자는 율법적이고, 후자는 주술적이다. 이런 주장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나 통용되는 논리다. 율법과 주술에 묶이는 사람들은 하나님도 역시 그런 방식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다. 십일조 헌금만이 아니라 여러 헌금이 신앙적이지 못한 게 많다. 심지어는 일천번제 헌금이 버젓이 시행되는 실정이다. 루터 당시의 면죄부 헌금과 오늘의 개신교회 헌금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오해는 말자. 선의의 모든 헌금을 폄하하는 게 아니다. 헌금을 드리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헌금에서도 율법이 아니라 복음의 정신을, 주술이 아니라 인격의 정신을 회복하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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