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8일, 수
십자가에 달린 자
예수는 왜 십자가에 처형당했을까? 기독교는 왜 십자가에 처형당한 이를 하나님의 아들로, 메시아로 믿는 걸까? 그런 주장과 믿음이 보편적인 설득력을 획득할 수 있을까?
나는 설교에서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 로마 제국과의 대립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곧 초기 기독교가 로마 제국과의 갈등을 피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 아는 이야기다. 십자가 처형이 로마 형법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분명하다. 로마는 자신들의 법리에 따라서 나사렛 예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들의 눈에는 예수가 反(반)로마 투쟁의 수괴였다는 말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기독교인들이 많지 않다. 예수는 인류가 죄를 용서받고 구원 얻게 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졌다는 말만 반복해서 외칠 뿐이다. 이런 논리라면 결국 빌라도 총독으로 대표되는 로마 제국은 인류 구원에 일조를 한 셈이다. 가룟 유다도 역시 로마 제국과 동일한 역할을 한 셈이다.
예수의 십자가로 우리의 죄가 용서받는다는 교리가 틀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걸 단순히 교리로만 알면 큰 의미가 없다는 데에 있다. 그 교리가 자리를 잡는 과정을 알아야만 그 교리의 능력에 휩싸일 수 있다. H2O가 물이라는 사실이 옳긴 하지만 그런 기호에 물의 물리적 성질이 다 담기는 게 아니고, 그런 기호에 이르는 과정을 아는 게 중요한 거와 비슷하다. 오늘날 기독교 교리의 능력은 호기심을 끄는 마술이 되든지 냉소의 대상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십자가의 보혈이 뭔지도 모르는 초신자들에게 중간과정 다 생략하고 ..이것만 믿으라 하니....
위의 말씀처럼 해주셨더라면 교회문턱을 밟고 그냥 갔던 수많은 사람들이 한번 더 예수가 누구인지에 대해 알고싶어했을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