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4:7

조회 수 557 추천 수 0 2023.03.08 07:55:32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078

4:7

그 첫째 생물은 사자 같고 그 둘째 생물은 송아지 같고 그 셋째 생물은 얼굴이 사람 같고 그 넷째 생물은 날아가는 독수리 같은데

 

네 생물이 나옵니다. 사자와 송아지, 그리고 얼굴이 사람인 생물과 독수리입니다. 3절에서 보좌에 앉으신 이를 벽옥과 홍보석 같다라고 했듯이 네 형상 같다라고 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이 네 생물을 자유자재로 그릴 수 있겠지요. 셋째 생물은 사람 얼굴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스와 바벨론 신화에 그런 형상이 종종 등장합니다.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말인 형상이 그렇고, 상반신은 사람이나 하반신은 물고기인 인어공주 형상이 그렇습니다. 우리의 현실에서는 그런 생물들이 없습니다. 신화의 세계에서만 가능합니다.

고대인들의 종교라 할 신화(神話, myth)의 세계가 억지로 꾸며낸 듯이 보이고, 그래서 비현실적으로 비칠지 모르겠으나 사실은 현실과 나름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생물들도 관점에 따라서 신화의 세계에 등장하는 반인반수와 다를 게 없습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하나는 현재의 생명체를 어느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고양이에게 인간은 정말 이상한 생명체로 보일 겁니다. 박쥐에게는 더 이상하게 보이겠지요. 다른 하나는 지금의 생명체는 반드시 이런 형상이어야 했던 게 아니라 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생명체의 시작이 바다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역시 바다 생물에서 진화된 겁니다. 다르게 진화되었다는 지금 인간 형상과는 전혀 다른 모양을 취했을 겁니다. 나무가 걸어 다닐 수도 있고, 거북이가 날아다닐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서 지구에 세 개의 달이 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럴 개연성이 있었으나 그렇게 되지 않은 것뿐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그런 이야기들이 종종 나옵니다.

이런 생각이 비성서적인 게 아닙니다. 이사야는 평화의 나라가 오면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놓고, 표범과 어린 염소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과 어린아이들이 함께 논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그런 세상이 요원하나 그런 세상을 우리는 계속 꿈꿔야 합니다. 요한계시록을 읽으면서 우리는 세상을 지배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게 아니라 그런 욕망과는 질적으로 완전히 차원이 다른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거룩한 상상력에 사로잡혔으면 합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예수께서는 이런 주제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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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1]새하늘

2023.03.08 14:30:31

공동번역 [4:7 첫째 생물은 사자와 같았고 둘째 생물은 송아지와 같았으며 셋째 생물은 얼굴이 사람의 얼굴과 같았고 넷째 생물은 날아다니는 독수리와 같았습니다.]


새번역 [4:7 첫째 생물은 사자와 같이 생기고, 둘째 생물은 송아지와 같이 생기고, 셋째 생물은 얼굴이 사람과 같이 생기고, 넷째 생물은 날아가는 독수리와 같이 생겼습니다.]


구체적인 주석을 보면 알겠지만, 그냥 상상해서 읊어 봅니다.
산사 사찰 입구의 사천왕은 대웅전을 가가전에 온갖 잡귀를 잡아내고 누릅니다

이런 것을 참고하여 생각하면 계시록의 오늘 구절은 이러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사자는 땅의 지배와 용감을 상징 하겠고, 송아지는 땅의 풍요로움과 평화 일것 같고요.

사람 얼굴은 지혜와 만물의 영장 일테고, 독수리는 하늘의 지배와 용감이라고 떠오는데로 옮겨 봅니다.

그만큼 하나님을 보좌하는 상징들이 막강한 힘의 수호자라 봅니다.

그래서 네가지 생물의 표현은 절대적인 하나님을 상징하는 것으로 쓰였을거라 추측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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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3.03.08 20:17:20

와, 새하늘 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네 생물의 의미가 확 살아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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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3.03.09 10:11:33

"생물"

신학적으로는 인간에게만 '영혼'이 있고 

동물이나 식물에게는 '각혼'이 있다고 배웠지만 그것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는 접근을 안하는 다리밑에 사는 길고양이는

유일하게 인간들 중 나를 좋아해서 나만 보면 멀리서 달려온다는 것.

그 고양이와 나 사이에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있음'을 희미하게나마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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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3.03.09 19:24:10

맞아요.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이니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기독교는 그런 힘을 영이라고 합니다. 

최용우 님과 그 고양이 관계는 먹이 문제가 끼어든게 아닐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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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088 5:6 내가 또 보니 보좌와 네 생물과 장로들 사이에 한 어린 양이 서 있는데 일찍이 죽임을 당한 것 같더라 그에게 일곱 뿔과 일곱 눈이 있으니 이 눈들은 온 땅에 보내심을 받은 하나님의 일곱 영이더라 요한은 ‘어린 양’을 봅니다. 그 어린 양이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29절에는 세례받으러 온 예수를 본 세례 요한의 다음과 같은 유명한 문장이 나옵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사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이를 더 줄이면 라틴어 불가타 ...

물(物) 118- 마스크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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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18- 마스크 지구촌 인류가 벌써 3년째 마스크를 착용한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날이 오긴 오려는지. 마스크 정도가 아니라 모두 방독면을 써야 할 순간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그 잘난 인간이 바이러스 앞에서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계 5: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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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086 5:4 그 두루마리를 펴거나 보거나 하기에 합당한 자가 보이지 아니하기로 내가 크게 울었더니 요한은 울었다고 합니다. 인류 미래에 관한 대답을 얻을 수 없다는 답답함 때문에 울었겠지요. 사람들은 답답하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니까 울지 않습니다. 그냥 무덤덤하게 사는 겁니다. 자기 나름으로 재미있는 일을 찾아다니기는 합니다. 벌이 꽃송이에 파묻혀서 꿀을 빠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그 벌은 곧 거미줄에 걸려서 죽을 수도 있고, 요행히 천수를 다한다고 하더라도 곧 죽음을 맞이합...

물(物) 036- 커피 찌꺼기 fil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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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28- 어깨 가방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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