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6)

조회 수 4547 추천 수 0 2013.07.01 23:34:14

 

헬라어로 된 팔복의 문장은 똑같이 ‘마카리오이...’로 시작된다. ‘복된’이라는 뜻의 형용사다. 3절을 헬라어 발음대로 읽으면 다음과 같다.

 

<마카리오이 호이 프토코이 토 프뉴마티,

호티 아우톤 에스틴 헤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

 

시적인 운율이 있는 문장이다. 이를 가능한대로 헬라어 문장에 어울리도록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복되어라 영이 가난한 자들이여,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

 

우리말 공동번역은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공동번역도 시적인 운율을 살리지 못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의 순서다. 우리는 ‘심령이 가난한 자’가 문장 앞자리에 오는데 반해서 헬라어나 독일어는 ‘행복하여라.’가 앞자리에 온다. ‘행복하여라’가 맨 앞에 오면 독자들이 이 문장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 ‘심령이 가난한 자’가 앞에 오면 시간이 좀 걸린다. 우리말 성경도 운율을 살려서 번역하는 게 좋다.

 

마태복음 기자가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는 ‘복되다.’는 말은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걸 일일이 따지려면 몇 시간을 투자해도 부족할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오해는 기복주의다. 복을 구한다는 뜻의 기복(祈福) 자체를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가능한 편안하게 살고 싶은 것이 모든 인간의 바램이다. 편안하게 살려면 생활 조건이 어느 정도는 갖춰져야 한다. 생활 조건이 복의 내용이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할 운명의 기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생활 조건의 향상을 위해서 나름으로 노력하고, 또 기도드릴 수 있다. 문제는 그런 기복에 신앙생활의 모든 것을 걸어두는 것이다.


2001년도에 번역 출판된 브루스 윌킨스의 <야베스의 기도>라는 책이 한국교회를 오랫동안 들썩이게 했다. 몇 년 후에 나온 오스틴의 <긍정의 힘>과 비견될만하다. 두 책 모두 기독교 신앙의 신비를 천박한 처세술로 격하시켰다. 그런데도 한국교회 신자들은 이 책에 열광했다. 이유를 교회 안과 밖으로 나누어 본다는 다음과 같다. 교회 안의 문제로는 한국교회 신자들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로부터 크게 벗어났다는 사실이다. 밖의 문제로는 1990년대 말에 있었던 IMF 사태로 인해서 경제적 위기감과 박탈감이 기독교 신자들에게도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야베스에 관한 이야기는 대상 4:9,10절에 나온다. 성서기자는 유다 자손의 연대기를 작성하면서 간단하게 야베스에 대해서 언급한다. 이 책의 내용을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겠다. 그럴만한 가치도 없다. 다만 윌킨스가 인용하는 성경구절을 잠시 살피자. 10절이 핵심이다.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성경은 이 구절 외에 야베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구절이 없다. 야베스의 기도가 실제로 어떻게 응답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성경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 하나님이 허락하셨다는 표현만으로 그걸 확인할 수 없다. 이런 구절에 근거해서 하나님께 기도하면 사업이 잘되고, 어려움이 없어지고, 그래서 근심 없이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는 신학자도 아니고 설교자도 아니고, 그야말로 싸구려 거짓 약장사에 불과하다.


한국교회에 기복주의는 그 뿌리가 너무 깊어서 어떻게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다. 설교만 해도 그렇다. 모든 설교가 결국 신앙생활 잘하면 복을 받는다는 사실에 집중된다. 그런 종류의 간증도 넘쳐난다. 물론 그들에게 신앙적인 진정성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것들도 웬만하면 그냥 받아들인다. 신앙적 진정성으로 인해서 신앙 자체가 왜곡되는 것이다. 사이비 이단에 속한 이들도 진정성에서는 아주 뛰어나다. 진정성은 일단 신앙의 기초가 분명할 때 의미가 있다. 그렇지 못할 때는 진정성이 오히려 폭력으로 변한다. 독재자들에게 진정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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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2]잠자는회색늑대

2013.07.02 18:12:31

삶 자체가 건강하다는건 혼자 좋고 마는 것이 아니겠지요.

신앙생활을 잘한다는건 삶이 건강해서 그 건강한 사람의 삶이 주위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것일 테지요.

그런 애씀없이 헌금 잘하고 교회만 잘 다니고 교회에서만 잘 산다면,

차라리 좋은 복지시설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며 자기 만족감을 느낌이 좋을테지요.

그게 더 가치있는 삶이겠지요.

.

복음이 복음되어지는데는
 
잘 분별할 수 있도록 지혜를 구하며

그 복음으로 건강해져야 겠습니다.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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