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4)

조회 수 5036 추천 수 3 2010.05.23 22:20:49

 

     오늘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되는 날이오. 어제부터 지금까지 장마처럼 계속 비가 내리는구려. 그를 생각하면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는 것 같소. 아주 복잡한 심사가 내 마음에 뒤섞여 있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정치가를 잃었다는 안타까움이 가장 크오. 일이 이 지경이 되도록 암시하거나 방조한 어떤 이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소. 다음 정권이 지금 미국에 도피하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엄정하게 조사하면 전직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은 검은 손길이 밝혀질 것이라 보오.

     노 전 대통령이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결백하다는 말이냐, 가족이 돈을 받은 건 분명하지 않느냐 하고 묻지는 마시오. 그도 허물이 많은 사람이오. 그 스스로 그것을 알고 있소. 문제는 검찰의 먼지떨이 식 표적 수사요. 비굴하게 생존을 구걸하도록 몰고 갔소. 그때의 이야기를 여기서 다시 꺼내기도 싫소.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핑계로 몸에 때가 있는지 확인할 테니 벌거벗으라고 요구한 것과 같소. 그것은 때를 확인하려는 게 아니라 더 이상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모욕을 주려는 것이오. 조폭들도 그렇게 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비열한 짓이오.

     그런데 말이오. 모든 진상이 나중에 밝혀진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소. 이미 간 사람은 돌아오지 못하오. 노 전 대통령도 유서에서 남 탓하지 말라고 말했소. 그래도 정의를 세워야 하지 않느냐고 말할 사람들이 있을 거요. 그렇기도 하오. 단죄가 필요할 때는 단죄를 해야 하오. 알곡과 쭉정이를 늘 함께 뒤섞어놓을 수는 없소. 당장은 아니라 하더라도 때가 되면 정의의 심판이 있긴 있어야 하오. 그렇게 정의의 칼을 벼리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이겠소? 그러나 노무현의 뜻을 따른다면 원수 갚는 일은 부질없소. 분노의 불길은 태울 수 있으나 ‘사람 사는 세상’을 일으킬 수는 없소. 악은 우리가 무찌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멸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오. 악은 우리의 힘으로 완벽하게 제어할 수 없소. 그 일은 하나님만이 할 수 있소. 우리는 하나님이 행하시도록 준비하는 게 가장 지혜로운 게 아닐까 생각하오.

     도대체 무얼 준비하라는 말인가, 하고 이상한 생각이 드시오? 잘못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책임을 지우는 게 준비 아니냐, 하고 말이오. 이런 문제는 더 이상 말하지 않는 게 좋겠소.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이오. 원수를 갚는 것보다는 노무현 정신을 살리는 게 그를 추모하는 가장 바른 길이라는 거요. 그가 대통령 퇴임 후에 고향 봉하마을에 돌아가서 무슨 일을 하려고 했는지를 돌아보면 답이 나올 거요. 구체적으로 농촌 살리기를 해야 하오. 지금 웬만한 농촌에 젊은 사람이 없소. 농촌은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오. 사람 사는 세상은 농촌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오. 도시도 사람 사는 세상이 돼야 하오. 이런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거요. 또 하나는 인문학 정신을 살리는 거요. 그가 책읽기에 심취했다는 사실은 앞글에서 이미 지적했소. 그는 일찍이 인터넷 세상을 알고 있었소. 인터넷은 해방공간이오. 인터넷이 잘만 운용되면 인문학을 살리는 지름길이 될 수 있소. 노무현 재단이 운용하는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은 지금 이런 일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소. 정치적인 색깔을 줄이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운동하는 이들의 광장처럼 운용되고 있소. 정기 후원자가 2만 6천여 명이나 된다 하오. 계속 늘고 있소.

     지금 봉하마을은 성지(聖地)가 되어가고 있소. 나는 아직 못 가봤소. 마음을 굴뚝같았으나 천성이 게을러서 못 갔소. 금년에는 6월 중에 한번 가볼 생각인데, 그대도 같이 갈 생각이 있소? 준비하고 있으시오. 나중에 연락을 주겠소. 비가 오는데도 오늘 많은 사람들이 왔다 하오. 1주기래서 특별히 많은 사람들이 몰렸지만, 다른 날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소. 이런 장소는 우리나라에 별로 없소. 전라도에 한 곳, 경상도에 한 곳이오. 전라도 광주의 망월동에 있는 국립 5.18민주묘지와 경상도 봉하마을의 노무현 묘소요. 두 곳 모두 상징성이 강하오. 민주와 죽음이 자리하오. 둘 다 억울한 죽음이오. 전자는 민중들의 죽음이라면 후자는 대통령의 죽음이오. 하기야 노 전 대통령도 민중을 자처했으니, 양쪽 모두 똑같은 죽음이라 할 수 있소.

     노무현은 갔소. 그가 간지 1년이 흘렀소.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그는 정치를 넘어 신화가 되고 있소. 지금 정부가 그렇게 부정하려고 하지만 막지 못할 거요. 그가 살아서 한 일보다 죽어서 한 일이 더 많을 거요. 다 그럴 만하오. 마지막 순간까지 온 몸을 던져서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씨를 뿌렸소. 앞으로 그 씨가 열매를 거둘 것으로 믿소. 물을 주는 일은 우리가 해야 하오. 각자가 살아가는 그 자리에서 작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다보면 사람 사는 세상이 조금 더 가까이 오지 않을까 하오. 분노와 슬픔을 거두고, 이제 힘을 냅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


[레벨:22]머리를비우고

2010.05.24 00:10:27

털다가 별로 나오는 게 없으니 "포괄적 뇌물죄" 였는데...

웃긴 죄명이긴 하지만 결국 죽어야만 흐지부지 되는 죄....

참 대한민국 떡검, 언론, 보수 기독교 할 말 없습니다.

[레벨:3]Dr. Jung

2010.05.24 09:53:37

그의 공과를 따지자면 나라가 분열될 지경이 되겠지요

시대의 난 사람임엔 분명하나

지독히도 그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요--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 중에서도--

 

87년 남포동거리 서면 거리를 그를 따라 뛰어다닌 기억이

어제같고 그가 대통령이 되는 날

환호하면서 밤새 눈물 흘린 날도 그러한데

 

왜 그래야 했을까하는 생각은 지울순 없군요

 

그의 죽음을 보수와 검찰로 돌리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찬양할 수도 없지요

정치라는 것이 편가르기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잘 실천하고 잘 이용했던 사람이 인간 노무현이기에

정치판이라는 것이 당한 것보다 더 갚는 인간의 욕망의 표현의 장이기에

보복이 돌아 온 것이지요

 

그래도

그 분

그리운 분이지요

사람 노무현

 

 

profile

[레벨:13]토토

2010.05.24 13:16:47

전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구원과 인간의 노력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다보면

자꾸 감리교 이론과 비슷한  쪽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구원을 버스라고 봤을 때

버스를 타기 위해선 시간 맞춰 정류장까지 나가는 수고를 해야 하잖아요

[레벨:8]리누즈

2010.05.25 15:58:15

목사님, 저도 같이 꼭 가보고 싶습니다..

저도 노무현 대통령이 "씨앗"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살아있을 때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요즘은 암담한 한반도의 모습을 보면서

참된 것만이 남게될 종말이 너무나 간절해집니다.

내안의 쭉정이도, 이 세상의 쭉정이도 모두 사라질 그날이..

 

 

 

 

 

[레벨:5]오영숙

2010.05.26 20:17:00

저는 지난 해 그분의 49제,

안장식 때 봉하마을에 갔었습니다.

그 후 남편이 몇 차례 갔었고,

지방 선거 기간이 끝나고 나면

시동생 내외와 남편과 함께 또 갈겁니다.

 

성지순례하는 마음은 아니지만,

조용하게 가족끼리 한 번 가자고 하네요........

 

생전에는 한 번도 못가보았지만,

돌아가신 뒤에야 그리운 분이 되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저도 살려고 합니다.

 

목사님의 말씀이 지당하고, 고맙습니다. ^^

[레벨:3]진주

2010.05.30 00:07:10

정목사님, 늘 한결같으신 메시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요기, 한 글자가 혹시 '불길을'이 아니고, '불길은'인가 여겨집니다. 제가 읽기에 그런 뜻으로 읽힙니다.  제가 맞는지요.^^

 '그러나 노무현의 뜻을 따른다면 원수 갚는 일은 부질없소. 분노의 불길을 태울 수는 있으나 ‘사람 사는 세상’을 일으킬 수는 없소.'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0.05.30 23:33:00

앗, 진주 님,

정말 오랜 만이군요.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지적하신 글자를 고치겠습니다.

'은'으로 하니 훨씬 자연스러운 문장이 되는군요.

주님의 은총이.

[레벨:5]강같은평화

2010.07.11 12:45:21

가슴이 울렁울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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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3), 2월14일(목)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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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대회 유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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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즐기시는 편이오? 오늘 새벽 3시 반에 한국과 나이지리아 시합이 열렸잖소. 내 큰 딸은 그걸 보았다는 거요. 평소에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인데 그 시간에 일어나다니, 불가사의요. 나는 원래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잠을 안 자면서까지 중계방송을 보고 싶지는 않소. 저녁 시간에 열린 우리 팀의 시합도 전체를 본 적은 없소. 결과를 알 정도로만 보았소. 이렇게 월드컵 축구대회가 시들하게 느껴지는 것은 늙어간다는 표시가 아닌가 모르겠소. 그게 나이 탓이 아니라는 걸 좀 변명해...

마종기의 시(2)- 꿈꾸는 당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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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일, 수 마종기의 시(2) 제목: 꿈꾸는 당신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매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며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

진달래 옮겨심기 file [3]

  • 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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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 먹고 앞산에 가서 진달래를 캐왔다. 이장에게 물었더니 뿌리까지 캐야 한다고 해서 마대 자루에 담아서 가져왔다. 우리집 앞마당에 심은 건 아니고 식당 식탁에 앉아 마주보이는 얕은 언덕에 심었다. 식탁에 앉을 때마다 그곳에 진달래가 있었으면 했다. 심어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잘 보일까 모르겠다. 이미 진달래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캐서 가져오는 중에 꽃이 많이 졌다. 그래도 기운 잃은 꽃송이가 보이긴 한다. 저런 걸 세 그루 심었으니까 몇 년 지나면 어느 정도 모양이 날 거다. 아래...

5월11일 하나님의 나라 (8) [1]

  • 2006-05-11
  • 조회 수 5125

2006년 5월11일 하나님의 나라 (8)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우리에게 가까이 온 하나님의 나라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혹은 이 땅의 나라와 일단 구별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나라 밖에 없다면, 또는 하나님의 나라와 이 세상의 나라가 동일하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말은 무의미하니까요. 예. 분명히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의 나라와 구별되며, 구별되어야만 합니다.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이 세상은 하나님의 나라와 동일하...

니고데모, 요한복음 묵상(22) [6]

  • 2013-05-21
  • 조회 수 5119

요한복음 3장에는 그 유명한 니고데모 이야기가 나온다. 니고데모가 누군지는 본문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유대인의 지도자, 또는 산헤드린 의원이라는 설명만 나온다. 그가 실제 인물이었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공관복음서에는 니고데모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니고데모는 가상의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요한복음 기자가 어떤 것을 말하기 위해서 니고데모라는 인물을 내세운 것이다. 없는 사람을 거짓말로 내세웠다는 말이냐, 하고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걸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글을 쓰는 사람은 그...

5월5일- 하나님의 나라 (2) [1]

  • 2006-05-05
  • 조회 수 5116

2006년 5월5일- 하나님의 나라 (2)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쿠어트 알랜드(Kurt Aland)외 몇 학자들이 편집한 헬라어 성서(THE GREEK NEW TESTAMENT)의 부록으로 실린 헬영 사전을 보면 ‘바실레이아’를 이렇게 영역합니다. reign, rule, kingdom, domain. 우리말로는 통치, 왕국, 영역이라는 뜻으로 새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곧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왕국, 하나님의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사전적인 의미로만 본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 나라(32)- 선교

  • 2010-06-10
  • 조회 수 5103

기독교 선교도 똑같이 권위주의적 전통의 흔적이 제거되어야만 오늘날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다. 기독교의 선교를 광범위하고 맹렬하게 거부하는 현상이 이 사회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 거부는 대부분 과거에 많은 선교사들이 행한 권위주의적 방법 탓이다. 그들은 모범과 논증으로 납득시키는 대신 개종을 강요했다. 대부분의 경우 오늘의 선교적 과제는 에큐메니컬적인 과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특정한 지역에 있는 기독교 공동체들은 그 사회에서 인간 존엄의 진보적 모범이 되고, 또 그것에 동의하는 세력이 될 수 있도록 적...

예수님의 시험 (4), 4월28일 [7]

  • 2006-04-28
  • 조회 수 5101

2006년 4월28일 예수님의 시험 (4)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막 1:13) 예수님이 사탄에게 받은 두 번째 시험은 다음과 같은 요구였습니다.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마 4:5,6) 만약 예수님이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예...

5월23일- 버림과 따름 (1) [2]

  • 2006-05-23
  • 조회 수 5084

2006년 5월23일 버림과 따름 (1) 곧 그물을 버려두고 따르니라. (막 1:18) “나를 따라오라.”는 말씀을 들은 시몬 형제는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나섰다고 합니다. 마가복음 기자는 시몬 형제의 그물을 왜 언급했을까요? 사실 어떤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는 긴박한 순간에 그물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닐 텐데 말입니다. 여기에 마가의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아닌지 지금 우리의 입장에서 그것의 명확한 실체를 잡아내기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물론 신앙적인 차원에서 이렇게 설명할 수는 있겠지요.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

5월18일- 일상의 힘 [2]

  • 2006-05-18
  • 조회 수 5066

2006년 5월18일 일상의 힘 갈릴리 해변으로 지나가시다가 시몬과 그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니 그들은 어부라. (막 1:16) 마가복음 기자는 예수님과 시몬 형제와의 만남을 아주 간단하게 묘사합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해변으로 지나가시다가 고기를 잡고 있던 그 형제를 보았다고 합니다. 본문이 정확하게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봐도 예수님은 매일 새벽마다 그 해변을 산책하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시몬 형제를 한 두 번 본 게 아닐 겁니다. 어쩌면 그들...

노무현(4) [8]

  • 2010-05-23
  • 조회 수 5036

오늘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되는 날이오. 어제부터 지금까지 장마처럼 계속 비가 내리는구려. 그를 생각하면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는 것 같소. 아주 복잡한 심사가 내 마음에 뒤섞여 있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정치가를 잃었다는 안타까움이 가장 크오. 일이 이 지경이 되도록 암시하거나 방조한 어떤 이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소. 다음 정권이 지금 미국에 도피하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엄정하게 조사하면 전직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은 검은 손길이 밝혀질 것이라 보오. 노 전 대통령이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

팔복(6) [1]

  • 2013-07-01
  • 조회 수 5034

헬라어로 된 팔복의 문장은 똑같이 ‘마카리오이...’로 시작된다. ‘복된’이라는 뜻의 형용사다. 3절을 헬라어 발음대로 읽으면 다음과 같다. <마카리오이 호이 프토코이 토 프뉴마티, 호티 아우톤 에스틴 헤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 시적인 운율이 있는 문장이다. 이를 가능한대로 헬라어 문장에 어울리도록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복되어라 영이 가난한 자들이여,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 우리말 공동번역은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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