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4)

조회 수 6427 추천 수 0 2013.06.29 23:13:43

 

‘복이 있나니...’라는 시적 운율로 시작되는 복 있는 사람의 목록이 다음과 같이 여덟 가지다. 1) 심령이 가난한 자, 2) 애통하는 자, 3) 온유한 자, 4)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5) 긍휼히 여기는 자, 6) 마음이 청결한 자, 7) 화평하게 하는 자, 8)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 이게 3절부터 차례대로 10절까지 기록되어 있다. 11절에도 복이 언급되긴 한다. 그러나 그것은 팔복의 총괄에 속하지 따로 분리된 복이 아니다.


이 팔복은 마태복음에만 나온다. 이렇게 중요한 예수님의 말씀을 마태복음만 전한다는 게 이상하긴 하다. 모든 복음서의 기초 자료로 사용된 마가복음 기자는 이것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말인지, 그리고 마태복음 기자는 이런 자료를 어디서 얻었다는 말인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 많다.


여덟 개의 항목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된 예수님의 말씀은 복음서의 다른 부분에는 별로 없다. 아니, 이런 유형을 찾아보기 불가능하다. 예수님의 다른 말씀과 비교 해봐도 이런 식의 말씀은 예수님과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유대교의 랍비들에게 어울리는 진술 방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말씀이 예수님과 아무 상관이 없는 건 아니다.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에 하신 말씀을 마태가 이렇게 집대성한 것으로 보면 된다.


여덟 항목에는 비슷한 내용이 중복되기도 한다. 심령이 가난한 자와 온유한 자, 그리고 의에 주리는 자와 의를 위해 핍박받는 자는 비슷하다. 또한 여기서 “복이 있나니”로 표현된 문장을 모두 동일한 것으로 본다면 팔복이 아니라 구복(九福)이라고 해야 옳다. 11, 12절을 보자.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 헬라어 성서에서도 이 문장은 앞의 팔복과 똑같이 “마카리오이 ...”로 시작된다. 다만 이 아홉 번째 복에 관한 문장은 삼인칭으로 작성된 앞의 문장과 달리 이인칭이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팔복에서 제외된 것이다.


마태복음의 팔복과 비슷한 내용이 누가복음에도 나온다.(도표 참조) 누가복음은 넓게 보아서 네 가지 복을, 좁게 보아서 세 가지 복을 언급한다. 누가복음은 세 가지 복에 이어서 세 가지 화를 언급하고 있는데 반해서 마태복음은 이 ‘화’를 산상수훈이 아니라 훨씬 후반부인 23:13-36절에서 다루고 있다.

 

<마태

복의 조건

복음>

복의 종류

 

<누가

복의 조건

복음>

복의 종류

1

심령의 가난

천국(5:3)

 

가난

하나님의 나라(6:20)

2

애통

위로(5:4)

 

울음

웃음(6:21)

3

온유

땅(5:5)

 

 

 

4

의에 주림

배부름(5:6)

 

굶주림

배부름(6:21)

5

긍휼

긍휼(5:7)

 

 

 

6

마음의 청결

하나님(5:8)

 

 

 

7

화평

하나님의

아들(5:9)

 

 

 

8

의를 위한 박해

천국(5:10)

 

 

 

결론

나(예수)로 인한 핍박

큰 상

(5:11,12)

 

인자(예수)로 인한 박해

큰 상(6:22,23)

 

마태복음의 산상수훈과 누가복음의 지상설교를 비교할 때, 그리고 양쪽의 지복(至福)선언을 비교할 때 마태가 누가의 내용을 확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누가공동체와 마태공동체가 처한 삶의 자리가 달랐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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