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문

조회 수 3811 추천 수 3 2010.03.31 23:12:19

 

오늘 수요일 성경공부 시간에 참석자들과 함께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문을 읽었소이다. 번역이 거칠긴 했지만 그래도 아우구스티누스의 영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족할 게 없었소이다. 그대도 알다시피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스승이라오. 어렸을 때 마니교에 심취했고, 사생아를 낳았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좀 방탕하게 살았다 하오. 그게 어느 정도 방탕한 건지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를 알아보고 분석되어야 할 문제이니, 접어둡시다. 회개한 뒤 그가 기독교 역사에 남긴 발자취는 사도 바울 못지않소이다. 기독교 교리 형성의 과정에서 바울이 첫째라고 한다면 아우구스티누스는 둘째요. 칭의론은 바울에게서, 삼위일체론은 아우구스티누스에게서 체계가 잡힌 기독교 교리요. 이들은 기독교를 이론적으로만 해명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영적으로 깊은 경험이 있던 사람이라오. 신학은 바로 영성과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이들에게서 확인할 수 있소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문을 아래에 적었으니 천천히 읽어보시구려. 편안한 밤을 맞으시기를... (2010년 3월31일, 수요일, 봄비가 슬프게 다가오는 날)

 

 

  1. 주여, 내가 당신을 애매함이 없이 또렷한 의식으로써 사랑하나이다. 당신 말씀으로 이 마음을 때려주셨기에 당신을 사랑한 것이나이다. 그뿐이오니까.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도 날더러 사랑하라 소리치고, 끊임없이 모든 사람에게 외쳐 그들로 하여금 핑계할 수 없게 하나이다.
  2. 한편 당신께서는 어여삐 여기시는 자를 더욱 깊이 어여삐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시는 자에게 자비를 더욱 베푸시리니 그렇지 않는 한, 저 하늘과 땅은 귀머거리들에게 당신의 송가를 들려주는 셈일 것이나이다.
  3.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 일렀으니 대체 무엇을 사랑한다는 것이오니까? 그것은 몸의 고움이 아닙니다. 때의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이 눈에 즐거운 햇살의 휨도 아니요, 온갖 노래의 달콤한 가락도 아니요, 꽃과 향유와 향료의 꽃다운 내음도 아닙니다. 만나와 꿀도 아닙니다. 안아서 흐뭇한 몸뚱이도 아닙니다. 내가 하나님을 사랑한다 할 때, 이런 따위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오니다.
  4. 하오나 그 어느 빛, 그 어느 소리, 그 어느 음식과 포옹을 내가 사랑하고 있사오니 이는 곧 내가 하나님을 사랑할 때입니다. 나의 속에 있는 인간의 빛과 소리와 향내와 음식과 그리고 포옹, 내 영혼의 공간에 담지 못하는 것이 비치고, 시간이 앗아 갈 수 없는 것이 소리하고, 불어도 흩어지지 않는 것이 향내 뿜고, 먹어도 줄지 않는 것이 맛나고, 흐뭇해도 풀려나지 않는 것이 부둥키는,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사랑할 때 내가 사랑하는 것입니다.(고백론 1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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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1]유목민

2010.04.01 15:19:04

'불쌍히 여기시는 자에게 자비를 더욱 베푸시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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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알렉스

2010.04.08 23:36:4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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