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일 초기 기독교의 고민

조회 수 1986 추천 수 7 2008.10.01 23:27:33
2008년 10월2일 초기 기독교의 고민

예수께서 이르시되 금하지 말라. 내 이름을 의탁하여 능한 일을 행하고 즉시로 나를 비방할 자가 없느니라.(막 9:39)

요한의 견해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은 의외입니다. 제자 집단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 사람의 행위를 금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 이유는 주의 이름으로 능력을 행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즉시 주를 비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논리가 애매모호하게, 또는 너무 실용적으로 들립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더라면 최소한 명분이라도 있었을 겁니다. 비록 제자 공동체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주의 이름으로 능력을 행한다면 그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비방하지 않을 거라니요, 더구나 ‘즉시’ 비방하지 않을 거라니요. 진리가 선포되어야 할 자리에서 비방 유무가 거론되다니, 세속적인 진술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이 말씀도 그것에만 매달려서는 정확한 대답을 찾기가 힘듭니다. 물론 다른 방식으로도 정확한 대답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런 말씀이 마가 공동체의 특별한 상황을 전제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제자들의 말을 듣지 않고 주의 능력을 행하는 사람이 누구냐, 하는 질문이 그것입니다.

어떤 학자는 다음과 같이 예측합니다. 요한을 대표로 하는 유대-기독교와 달리 이방-기독교를 대표하는 바울이라고 말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로 설득력이 있는지 신약성서 전문가가 아닌 저로서는 단언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그럴 개연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정작 중요한 것은 바로 여기에 초기 기독교의 고민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겠지요. 비록 명시적으로 기독교인이 되지 않았지만 익명으로 기독교인이거나, 아니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배척하는 잘못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고민 말입니다. 그들은 그만큼 위태로운 상황에서 어린 공동체를 꾸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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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0.02 08:18:43

어제의 묵상 '패거리 의식'과
연결하여 이해 됩니다
'익명의 기독교인', '미래의 기독교인'을
'현재의 기독교인'과 구분하는 것은
바로 현재의 기독교인인 우리 자신 이겠지요
인간의 내면도 , 인간이 속한 시간도
조망 할 능력이 없으면서
마치 인종간의 갈등처럼,
귾임 없이
신앙의 '아파르트헤이트'를 조장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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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02 10:08:44

시와그림 님,
우리의 판단이 놓여 있는 토대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알면
남을 쉽게 정죄하지 못하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진리론적 치열성을 포기할 수도 없구요.
결국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신까지 판단의 대상으로 올려놓는 게 아닐는지요.
이걸 진리론적 개방성이라고 해도 줗구요.
또는 진리의 똘레랑스라고도 해도 좋구요.
오늘도 전형적인 가을이군요.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십시요.
오늘 저녁 모임에도 잘 다녀오시구요.
시화가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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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0.02 13:53:26

시화,멀쩡해요!
며칠 전은 고뇌하는 갈대더만,
지금은 배부른 '소황제'예요
그렇게,나선형으로 반복하며 성장하겠죠?
목사님도 이 가을,
이미, 머리에 코스모스도 꽂으 셨으니ㅋ^^
다시 한번 형사 콜롬보가 되어 진리의 단초를 함 색출 해 보세요~
모임 잘 다녀 오겠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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