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2일 지옥(4)

조회 수 1798 추천 수 3 2008.10.11 23:27:48
2008년 10월12일 지옥(4)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8)

어제 묵상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쓰겠습니다. “그것을(인간의 지옥행) 단정적으로 선포하는 사람은 성서의 세계와 기독교 신앙을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 문장을 읽고 지옥을 부인하는군, 하고 생각할 분들이 없지 않겠지요. 그건 오해입니다. 저는 지옥을 부인하는 게 아니라 모른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뿐입니다.

우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십시오. 예수를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창조와 은총의 하나님께서 그 많은 영혼들을 영원히 구더기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불에 담금질을 당하게 하실 수 있을까요? 영원한 고통을 그대로 용납한다는 것은 자비라는 하나님의 속성과 근본적으로 충돌합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나라 말로 된 사도신경은 십자가 죽음 이후 예수님이 음부에 내려갔다는 진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베드로도 그런 뉘앙스의 언급을 했습니다.(벧전 3:19) 칼 바르트 같은 이들은 하나님이 최종적으로 지옥을 비워두실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본문 비평의 차원에서 볼 때 구더기와 불에 대한 진술은 죽음 이후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에 대한 것입니다. 지금 손이 범죄한 사람들, 발과 눈이 범죄한 사람들의 책임이 엄중하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본문을 놓고 지옥 운운하면서 신자들을 위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본인들이 모르고 그렇게 설교할 수도 있고, 알면서도 그렇게 설교할 수도 있는데, 양쪽 모두 똑같은 책임이 있겠지요.

위의 본문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성서 전체의 맥락에서 본다면 지옥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게 아니냐, 하고 반문할 분들이 있겠지요. 특히 예수님이 심판하기 위해서 재림한다는 사실에 근거한다면 지옥과 천당의 갈림길은 전제되는 게 아니냐고 말입니다. 예수의 재림과 심판은 기독교 신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토대이지만 지옥 표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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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병훈

2008.10.13 17:27:53

"예수를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창조와 은총의 하나님께서 그 많은 영혼들을 영원히 구더기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불에 담금질을 당하게 하실 수 있을까요? 영원한 고통을 그대로 용납한다는 것은 자비라는 하나님의 속성과 근본적으로 충돌합니다"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던 문제라 여기서 보게 되니 참 반갑네요..

전 "예수천국 불신 지옥"의 다른 문제는 하나님의 은총의 한계를 인간 스스로 규정해버리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재단한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 이러한 사람들은 구원을 받고 나머지는 흔히 말하는 지옥불에 떨어진다고 우리가 심판해 버리지요...우리가 구원에 이르게 된다면 오직 은혜로 구원에 이르게 된다고 말은 하지만 스스로 드린예배의 횟수 헌금의 금액들이 저금되어 구원을 샀다고 최소한 그곳에서의 더 안락한 삶을 보장받았다고 생각하는듯합니다.. 저도 그 사고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거 같진 않습니다.. 얼마전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히틀러나 김일성같은 독재자들도 구원하신다면 나는 그것도 공로없는 나를 구한 것 처럼 그들을 구하신 은총에 대해 감사할 수 있을 것인가..항상 내가 천국의 커트라인이 되길 원하는 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를 구원하시는 은총에 대하여 생각하다가 여기까지 미치게 되었는데 잘 갈무리가 안되네요..

하지만 한가지 내린 결론은 누구를 구원하시던 그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일 뿐 우리가 왈가왈부할 권한은 없다라는 겁니다.. 목사님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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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3 21:13:12

병훈 군,
잘 지내시오?
학위는 언제나 끌나게 되는 거요?
그 뒤로는 또 포스트 닥을 하겠지?
좋은 학문적 성과가 있기를 바라겠소.
구원 말이오?
우리가 왈가왈부할 권한이 없다는 건
말 하면 잔소리요.
다만 분명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우리의 구원이라는 사실이오.
그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의 배타적 근거이면서
동시에 포괄적 근거이기도 하오.
그 사이의 변증법적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느냐 하는 게
기독교 구원론의 핵심이오.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우리가 구원을 아직 실증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거요.
그것이 예수의 부활과 같은 궁극적 생명이라는 사실만 약속으로 알고 믿을 뿐이지
그것의 실질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오.
우리가 경험하는 이런 생명의 이 세상에 "피투된 존재"인 인간이
어찌 그 너머의 생명을 파악하고 인식할 수 있겠소.
세균 한 마리가 코끼리를 전체적으로 보려는 것처럼
우리는 구원을 만날 수 없소.
다만 구원의 세계에 들어가야만 그것의 실체가 들어올 거요.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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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병훈

2008.10.15 21:55:57

네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학위는 언젠가는 끝나겠지요..^^
아마 포스닥 할거 같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면 샘터교회를 가보려 하는데 몸이 일어나지질 않네요..ㅎㅎ
그럼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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