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3일 지옥(5)

조회 수 1811 추천 수 5 2008.10.12 23:22:51
2008년 10월13일 지옥(5)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8)

사도신경은 주님이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신다고 말할 뿐이지 사람들의 운명을 천당과 지옥으로 나눈다고 명시적으로 진술하지는 않습니다. 기껏해야 암시되고 있을 뿐입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성서와 신조가 어떤 것은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어떤 것은 단지 암시적으로 언급한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명시적인 언급은 기독교 신앙을 해명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근본 토대이지만, 암시적 언급은 아직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은, 또는 단지 근본 토대에 종속적인 내용입니다.

재림과 심판은 기독교 신앙에서 근본적인 반면에 지옥은 종속적이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또는 그런 구분이 과연 필요할까요? 이 두 질문은 서로 연관되는 것인데, 먼저 두 번째 질문부터 정리해보도록 합시다. 이 질문은 심판과 지옥만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 전반에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하는 게 좋겠습니다. 원죄는 세례를 받을 때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항목에 속합니다. 선악과 설화에 얽힌 아담과 하와의 타락을 원죄의 출발로 말합니다. 원죄의 가장 중요한 속성의 하나가 바로 유전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원죄는 기독교 신앙에서 본질적인 것일까요? 누가 선악과와 원죄 개념을 연결시켰을까요? 심지어 어떤 교부는 그 원죄를 성적인 것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남녀 성관계를 통해서 원죄가 유전된다고 말입니다.

아담의 죄가 오늘 우리에게까지 유전되고 있다는 방식으로 기독교의 죄 개념에 대해서 현대인들을 설득시킬 수는 없습니다. 오늘 우리의 잘못을 모두 아담에게 떠넘길 수도 있고, 또는 자기가 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무한 책임도 져야 하니 말입니다. 원죄 개념은 그것 자체에 근본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 벌어지는 어떤 실존적 사태에 대한 신학적인 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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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0.13 15:16:26

죄와 죄의 결과...
하나였던 죄가 구분되어 이해되고
구분되었던 온갖 죄들이
결국 하나로 귀결 됨을 느낌니다

지옥과 죄에 대해 생각하니
죽음과 연관 되지 않을 수 없네요
프로이드는 우리의 무의식에는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흥미로운 말을 했습니다
물론,인간의 기대치의 발로 겠지요
그런데, 정말로
죽음이란 없는게 아닐까요?
'질료'의 죽음이 아닌, '무'가 되는 죽음 말입니다
죄로 인한 지옥의 형벌이 있고
예수에 의해 천국의 삶이 있다면
내가 '없어지는' 길은 존재하지 않는 걸 까요
혹 그 제3의 길을 심정적으로 라도 원한다면
그것은 기독교 신앙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리나요?
그래도 모르죠
'구원'이 바로 '없어지는' 그 무엇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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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3 21:23:07

혼자서 장구 치고 춤 추고 다 했으니
내가 훈수를 둘 게 하나도 없소이다.
'무'라.
뭐를 무라고 보는지에 따라서 이야기가 달라지니
그런 전이해 없이는 긴 말을 할 수 없소이다.
다만 무를 '변화'라고 본다면
부활생명 이해에 가까이 가는 게 아닐까 생각하오.
완전히 사라진다는 그 현상을 지금 우리는 확인할 길이 없어요.
심층에서 또 다른 방식의 생명이 활동할 수 있으니 말이에요.
어쨌든지
'무로부터의 창조'라는 창조론의 근거에서 볼 때
우리는 무의 세계까지 하나님의 통치가 작용한다는 신앙을 가져야 할 거에요.
오늘은 진도를 너무 많이 나가서
조금 복잡하군요.
그래도 목사니까 희망의 말을 건네야겠지요?
하나님은 예수를 죽은 자로부터 살리셨답니다.
그것의 비밀이 지금의 역사가 끝나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할 때 드러날 거에요.
이것은 신약성서의 약속이에요.

[레벨:4]알고파

2008.10.14 08:17:19

내가 "무"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부활신앙의 뿌리와 닿아 있는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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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4 15:10:16

알고파 님의 말씀은 옳습니다.
무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이 바로 부활 신앙의 뿌리이겠지요.
다만 무엇을 무라고 생각하느나에 따라서
좀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따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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