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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

조회 수 1267 추천 수 0 2016.11.26 22:14:29

어제 바에즈 꼭지글에 대글을 달면서 요즘 제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작품에 나오는 노래가 24곡인데, 그중의 마지막 곡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목은 "거리의 악사"(Der Leiermann)입니다. 세 사람의 연주를 링크하겠으니 마음에 드는 것을 몇번 반복해서 들어보세요.

1) 피셔-디스카우, Dietrich Fischer-Dieskau (baritone) and Alfred Brendel (pianist).

https://www.youtube.com/watch?v=sIIS-UgixGE

 

2) 다니엘 바렌보임 피아노반주에 이 노래를 부르는 이는 Thomas Quasthoff(크바스토프)입니다. 양쪽 팔에 큰 장애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노래에 더 집중하고 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pze4NxCOjg0

 

3) 기타 반주 Adam Cicchillitti, 노래- 필립 슬라이(philippe sly)

https://www.youtube.com/watch?v=2gINf2Hy0as

기타 반주가 아주 특이합니다. 마음에 들어요. 기타 반주자의 다른 연주곡을 하나 따로 링크했습니다. Adam Cicchillitti, 아담 치치리티라고 발음하면 될까요?

제목- Milonga del Mar - Patrick Roux - Scènes panoramiques

https://www.youtube.com/watch?v=e_lzxAoakAI

 

 

번역된 가사를 퍼왔습니다.

24.길가의 악사(Der Leiermann)

 

마을 변두리에 라이엘의 악사가 홀로 서 있다

추위에 언 손이 쉬지 않고 돌아간다

돈 접시는 비어있고 하늘은 찬데...

 

듣는 사람도 없고,

돌아보는 사람도 없다

개들만 모여들어 노인을 향해 짖어댄다

그러나 못들은 척 라이엘을 돌린다

 

이상한 노인이여 나도 같이 갈까

내 노래에 맞춰

라이엘을 켜주지 않겠나


* 마지막 연이 인상 깊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는 거리의 악사는 실망이 크겠지만 여전히 연주를 쉬지 않습니다. 돈접시가 비었으니 오늘 저녁은 굶을지도  모르겠네요. 주인공인 나그네는 그 거리의 악사와 친구가 됩니다. 한 사람은 반주를 하고, 한 사람은 노래를 부릅니다.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이런 친구 한 사람만 있어도 인생은 살만하다는 것을 빌헬름 뮬러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일까요?       

* 참고로 <겨울 나그네>는 빌헬름 뮬러의 시집 이름입니다. 슈베르트가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이 시집을 우연히 발견하고 집에 돌아와 읽다가 크게 감동받아 곡을 썼다고 합니다. 이 연작시의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소제목만 읽어도 그 분위기를 알 수 있어요. 그 유명한 '보리수'가 다섯번째로 나옵니다.

 

잘 자요

풍향계

얼어버린 눈물

얼어버렸네

보리수

우편마차

넘쳐흐르는 눈물

강 위에서

회상

하얗게 센 머리

까마귀

마지막 희망

마을에서

폭풍우 치는 아침

착각

이정표

여관

도깨비불

휴식

가짜 태양들

봄을 꿈꾸다

고독

용기를 가져라!

거리의 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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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은나라

November 27, 2016

저는 1번 )피셔-디스카우 가 젤 듣기 좋습니다.

여러번 들었는데.. 표정, 눈빛, 감정몰입, 절제된듯 하면서도 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감미롭네요..

보이지 않는 피아노반주도 좋구요.

아담 치치리티의 기타 연주는..

첼로 연주와 기타연주 중간모습이네요.

원래의 기타연주는 폼이 멋있는데, 이분은 멋지다기 보다는 특이하긴 합니다.

기타줄이 잘보여서 고개를 숙일 필요도 없고, ㅎ 저도 기타를 배워볼까 했는데,

저 방법을 한번 도전해 봐야겠어요.

무튼 이밤에 멋진 음악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아 참, 길가의 악사.. 내용도 좋아요.

유럽여행할때 길가의 악사를 젤 좋아했었지요.

항상 서서 구경하고, 팁도 주곤 했었는데..

작년의 여행길을 추억하게 하는 가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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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November 28, 2016

피셔 디스카우는 참 근엄하게 노래하네요.

하두 유명한 분이라서 그분의 노래를 종종 들었습니다.

은나라 님이 작년에 유럽 여행을 다녀오셨나 보군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비안들이 한 차로 유럽 여행을 해보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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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은나라

November 28, 2016

우와~ 진짜예요?

단체로 여행기회가 잡아지게 되면.. 미리(1년전부터) 광고 부탁드려요.

다시한번 꼭 가보고 싶은 여행길 이거든요.^^

더더구나 정목사님과 다비안들과 함께라면.. 정말 좋아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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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길위의벗

November 28, 2016

중학교 1학년 때에 학교 축제가 있었는데 알던 선배가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를 불렀습니다. 우리말로 불렀는지 원어로 불렀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당시 무대에서 부르던 선배의 두 눈 바로 아래에는 별이 떠 있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빛이 나는 별처럼 보이는 것이 눈 주위에 떠 있었습니다. 저만의 착각은 아니었고 다른 친구들도 저와 같은 반응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 선배 눈 좀 봐래이. 별 떠있는 거 보이나? 어, 그러네. 저게 뭐고?' 당시에는 무척 충격적인 경험이었는데 ㅡ 특히 나중에 그 선배와 이야기한 후에 ㅡ 그 선배가 그 노래와 하나가 된 듯한 경험이 눈을 아주 빛나게 만들었다는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일종의 물아일체의 경험이었을까요. <겨울나그네>를 듣거나 하면 항상 그때의 기억이 겹치곤 합니다.

링크하신 것도 하나씩 들어봐야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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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November 28, 2016

야소도락 님이 어렸을 때부터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셨군요.

중1 때의 그 경험이 사실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물아일체,

죽기 전에 그런 경지에 이르러야 할텐데,

갈 길이 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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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November 29, 2016

그 충격적인 경험이 사실일 거라고 생각해요.

중학생이면 어린데

눈에 별이 있을 만큼 부르거나

그것을 여러 명의 까까머리 학생들이 증언을 한 것 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니 저도 간접적으로 충격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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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길위의벗

November 29, 2016

초중학교 때에 겪었던, 지금 생각해 보면 신기한 경험들이 몇 가지 선명히 남아 있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뭐 말로 옮겨 놓고 보면 별 거 없긴 하지만 다른 이야기도 다비아에서 말하게 될 기회가 있겠죠.

당시에 저와 또래 아이들의 처음 반응은 눈 바로 아래에 반짝이는 뭔가를 붙였다는 '확신'이었습니다. 무대 분장 같은 거요.ㅎㅎ 그렇지 않고서야 그리 빛날 수가 없었거든요. 곧 분장 같은 게 아니란 걸 알았죠. 열악했던 시골 학교 강당이라서 무대의 빛이 강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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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1]주안

November 28, 2016

잘 들었습니다.

저는 2번인데요 반주와 노래가 잘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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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November 28, 2016

'거리의 악사' 우연하게 이번에 여러번 듣게 되었는데,

저에게는 개인적으로도 소득이 컸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거를 깨달을 수 있으니

나이 드는 게 나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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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November 29, 2016

다 좋은데 2번을 자꾸 듣게 되네요.

암만 생각해도 노래 잘 부르는 건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연습한다고 해도 저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싶어요.

3번 기타반주가 정말 죽이네요. 너무 좋아요.

목사님 덕분에 슈베르트가 급 땡겨 지네요. ^^

감사합니다.

시간 날때마다 귀에 익숙하도록 들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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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November 29, 2016

저는 곁다리로 소개해주신 아담의 기타연주가 참 마음에 듭니다.

밀롱가는 탱고처럼 아르헨의 탱고와같은 춤곡인데

곡의 분위기로 봐서는 춤으로서가 아니라 

춤추는 곳의 풍경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계속 틀어놓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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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6]은빛그림자

November 30, 2016

바빠서 다비아 대충 훑어보는 요즘인데 유일하게 제가 아는 "겨울 나그네" 얘기가 나와서 댓글 달아봅니다.

고등학교 땐가 선물로 씨디를 받았는데 이건 뭐 졸립고, 시끄럽고. 

개인적으로 피셔 같은 힘 있는 목소릴 선호하지 않아서 그때는 걍 던져놨다가 서른도 훌쩍 넘어서

아주 우연히 들었는데 1번, 안녕히, 라는 곡에서 큰 위안을 받았어요. 왜 그랬는진 모르겠고요.

그 뒤로 가끔 듣습니다. 요즘엔 안드레아스 숄의 바하 칸타타를 듣는데요,

이건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가 않아요. 그 어떤 말보다 깊은 위로와 안식을 주더라고요.  

음악이 없었다면...  세상 참 따분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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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November 30, 2016

바쁜 은빛 님이 대글을 남기셨군요.

1번 '안녕히'는 독일어로 '구테 나흐트'라고 해서

보통 '잘 자요.'라는 인사로 하는데,

여기 노래에서는 헤어지는 인사처럼 들리네요.

실제 노랫말에서 사랑에 빠졌던 소녀와 헤어지게 된다는 내용이군요.

테너 페터 슈라이어의 노래로 들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tZb6a6wr_60

오늘밤도 모두 '구테 나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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