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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 바에즈(Joan Baez)
오늘 우연하게 어느 노 여가수의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조안 바에즈,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멕시코 계라고 하네요.
1941년 생이니 금년에 75세인데,
지금도 노래를 잘 부릅니다.
그의 노래가 어땠나구요?
두말 하면 잔소리, 일단 들어보세요.
내가 흔히 쓰는 말로 하면 '영혼으로 부르는 노래'입니다.
눈빛과 표정과 태도와 목소리에서 그걸 느낄 수 있어요.
세상와 인간과 역사의 어둡고 환한,
그래서 신비한 깊이를 얼핏이라도 들여다본 사람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인 거지요.
재주가 아니라 존재의 힘으로 노래한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
특히 점심 먹고 졸릴 때,
소란스런 일로 마음이 뒤숭숭할 때, ㅎㅎ
이 사람의 노래를 종종 들어야겠습니다.
찬송가가 아닌데도 영혼의 평안을 선물로 주는 노래이거든요.
그분이 나이가 들어서 그런 무게가 나오나 했는데,
옛날 노래를 찾아 들어보니 20대와 30대, 젊었을 때부터 이미 그런 세계로 들어간 분이네요.
내가 몰라서 그렇지,
팝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라고 합니다.
밥 딜런과 함께 활동도 했다네요.
이런 분의 콘서트라면 비싼 티켓을 구입할 용의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ㅎㅎ
아래는 금년도 뉴욕에서 열린 75세 생일 축하 공연인거 같습니다.
Arte 방송국의 공연으로 진행되었네요.
그런데 첫곡의 제목이 놀랍게도
God is God입니다.
저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노래인지 노랫말을 찾으려고 했는데 못 찾았습니다.
칼 바르트의 신학 명제 중의 하나가 독일어로 Gott ist Gott인데,
똑같은 뜻의 문장입니다.
바에즈는 신학적 의미 없이 단순히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노래를 불렀겠지만
콘서트 첫곡을 저걸로 택했다는 게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여러분을 콘서트의 현장으로 안내할 테니 편안하게 그의 노래를 들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jvn_QhJyS9g
이 콘서트에서 그녀는 여러 노래를 여러 방식으로,
초청 가수도 여럿이고, 악기도 다양하게 부릅니다.
존 래넌의 Black Bird도 부르더군요.
두 곡을 추천합니다.
이게 제일 좋다는 게 아니라 그냥 손에 들어온 겁니다.
1) Diamonds and rust
https://www.youtube.com/watch?v=xZGNTT6dKB8
노랫말 번역을 퍼왔습니다.
Well I'll be damned
Here comes your ghost again
But that's not unusual
It's just that the moon is full
And you happened to call
And here I sit
Hand on the telephone
Hearing a voice I'd known
A couple of light years ago
Heading straight for a fall
놀랍군요, 당신의 유령이 다시 이곳에 나타날 줄이야
그래도 뜻밖은 아니에요
보름달이 떴을 뿐이고
당신은 한 번 전화해보는 거니까
그리고 난 여기 앉아서, 전화기에 손을 대고
옛날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듣고 있어요
아주 오래 전..
어느 해 가을로 접어들던 때였죠
As I remember your eyes
Were bluer than robin's eggs
My poetry was lousy you said
Where are you calling from?
A booth in the midwest
Ten years ago
I bought you some cufflinks
You brought me something
We both know what memories can bring
They bring diamonds and rust
기억나네요, 당신의 두 눈이
울새알보다 더 푸르렀을 때
내 시(詩)가 형편없다고 핀잔주던 일이 ..
어디서 전화를 걸고 계신가요
십년 전 그곳, 중서부의 공중전화부스인가요
난 당신에게 커프링크를 사주었고
당신도 내게 뭘 가져왔어요
그래요, 우린 알고 있어요, 추억이 불러일으키는 것을..
Well you burst on the scene
Already a legend
The unwashed phenomenon
The original vagabond
You strayed into my arms
And there you stayed
Temporarily lost at sea
The Madonna was yours for free
Yes the girl on the half-shell
Would keep you unharmed
그래요, 당신은 불쑥 내 인생에 끼어들었죠
벌써 오래 된 전설같지만
씻겨야 할 신비로운 현상처럼
원초적 방랑자여
어쩌다 내 품으로 흘러들어와서는
잠시 머물다 가버린 사람
마치 항해중에 길을 잃은 것처럼
여인(Madonna)은 당신 것이 되어 허물어졌답니다
조개껍질 위의 연약한 여인은
당신을 보호해주려고 안간힘을 다 했죠
Now I see you standing
With brown leaves falling around
And snow in your hair
Now you're smiling out the window
Of that crummy hotel
Over Washington Square
Our breath comes out white clouds
Mingles and hangs in the air
Speaking strictly for me
We both could have died then and there
이제 당신의 모습이 보이네요
갈색 나뭇잎이 떨어져 나뒹굴고
머리엔 흰눈이 내려앉고
저 Washington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허름한 호텔 창밖을 내다보고 서있어요
우리의 숨은 찬 공기 속에서 흰 구름을 피우고
맴돌곤했죠
이제 말하지만
그때 우린 같이 죽을 수도 있었겠죠
Now you're telling me
You're not nostalgic
Then give me another word for it
You who are so good with words
And at keeping things vague
Because I need some of that vagueness now
It's all come back too clearly
Yes I loved you dearly
And if you're offering me diamonds and rust
I've already paid
당신은 이제 난 향수같은 건 모른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다른 말을 찾아내는군요
너무도 말을 잘 하는 당신
그리고 애매모호한 말로 잘 둘러넘기죠
나한테 그런 모호함이 필요하니까
아,그러나 이제 모든게 분명해져요
그래요,난 당신을 끔찍이 사랑했어요
그리고 당신이 또 diamonds and rust를 주시는거라면
난 이미 그 값을 치렀어요
2) 폴 사이먼과의 듀엣 The Boxer
https://www.youtube.com/watch?v=7fB-8Wr6a-8
'사이먼과 카펑클'은 제가 젊은 시절 좋아했던 몇 안 되는 노래패 중의 하나인데,
위 콘서트에는 키 작은 사이먼만 나와서 바에즈와 '더 박서'를 노래합니다.
다른 파일에는 바에즈 혼자 기타를 들고 저 노래하는 게 있더군요.
'더 박서'는 저도 옛날에 사이먼 앤 카퍼클의 노래로 많이 들었습니다.
슬픔과 기쁨이 묘하게 접목된 노래입니다.
노랫말을 퍼왔습니다.
I am just a poor boy
though my story's seldom told
I have squandered my resistance
for a pocketful of mumbles
such are promises
All lies and jests
Still a man hears what he wants to hear
And disregards the rest
When I left my home and my family
I was no more than a boy
in the company of strangers
in the quiet of the railway station
running scared
Laying low
seeking out the poorer quarters
where the ragged people go
Looking for the places
only they would know
Asking only workman's wages
I come looking for a job
But I get no offers
Just a "Come on" from the whores
on Seventh Avenue
I do declare there were times
when I was so lonesome
I took some comfort there
내 얘기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난 정말 불쌍한 소년이에요
헛된 말로 가득찬
그런 약속에 속아
반항하며 시간을 낭비했어요
모두 거짓과 놀림이었어요
사람들은 아직도 원하는 것만 듣고
나머지는 무시해 버리죠
집과 가족을 떠났을 때
난 그저 아이에 불과했어요
낯선 사람들 틈에 끼어
기차역의 적막함 속에서
겁에 질려 있었어요
몸을 웅크린 채
누더기 옷을 걸친 사람들이 드나드는
빈민가를 찾아 나섰어요
그들만이 알고 있을 만한
그런 장소를 찾아서 말이에요
일용직 일꾼의 임금만을 요구하며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7번가 창녀들의
유혹의 말 외에는
어떤 기회도 얻지 못했어요
분명히 말하건대 내게는
너무도 외로운 시절이 있었어요
난 거기서 위안을 구했어요
조안 바에즈는 정말 노래를 편안하게 따뜻하고 진지하게 잘 부르네요.
그러면서도 영혼의 열정이 전달되고,
무대 매너 또한 세련되었으니
예술을 하는 가수라고 할 수밖에요.
제 눈에는 철학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내가 아는 한도 안에서 아주 드믄 가수 중의 한 분입니다.
1960년대에는 현대문명에 저항하는 노래도 불렀다고 하지요.
그녀 다큐멘터리를 잠시 보니
마틴 루터가 흑인운동 행진할 때 바로 뒤를 따르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hQRAGIZybiA
이런 분의 노래를 모국어로 들을 수 있는 미국 사람들이
이번만큼은 정말 부럽습니다.
영어 공부를 다시 할 수는 없으니
저 노랫말만이라도 영어로 충분히 읽어둬야겠습니다.
그녀의 노래는 유튜브에 수없이 많이 나옵니다.
단일곡도 많고, 미국과 세계 여러 곳에서 개최한 풀 콘서트 파일도 많네요.
저 분이 우리나라에는 오지 않았지요?
좋은 스피커 살 이유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다시,
후회하지 않을 테니 저 분의 노래를 꼭 들어보세요.
표정과 눈빛을 느끼면서요.
표정과 눈빛이 그 사람의 실체니까요.
저는 존 바에즈를 특별히 좋아한 것 같지는 않은데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the river in the pines'는
친구들과 음악감상실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 밥 딜런 노벨문학상 발표났을 때 다른 음악들도 좀 찾아
들었어요. 그녀가 밥딜런에게 메일로 축하인사를
보냈다는군요. 오랜 친구인 그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마 익숙한 멜로디일지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좋은 노래, 훌륭한 가수를 소개해 주어 감사합니다.
할머니의 모습으로 쉴새없이 손가락을 움직이며 담담하게 이야기 하듯 노래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마른 몸에 기타잡는 팔근육과 손등 혈관만 남자처럼 불룩 튀어 나온 모습이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시간을 연주했었는지 보여주네요. 나름 음악을 많이 들었다 생각했는데 이러한 아티스트를 몰랐던 걸 보면 편식했었던 가 봅니다.
목소리는 전혀 다른데 '시인의 마을' '북한강에서' '애고 도솔천아' 등을 부른 정태춘의 음악을 들을 때와 비슷한 감동이 느껴집니다.
요즘 목사님 덕에 건성건성 들었던 노래 가사들에 집중하며 듣게 됩니다.
건성건성 살았던 삶도 집중하며 살아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독일어로 '곧 자이 당!', 하나님이 도우셔서 감사하다고요.
허 선생도 조안 바에즈를 몰랐다는 말이 저에게 위로가 되는군요.
그 노인의 팔근육과 손등 혈관까지 눈여겨 보았어요?
그게 그분의 삶이자 역사겠지요.
기독교 신앙인에게도 영적인 근육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가을이 끝날 때까지, 아니면 더 이상으로
바에즈 음악을 들어볼 생각이고,
느끼는 바가 있으면 매일묵상으로 올리겠어요.
삶이나 신앙이나 예술이나 의료행위에서도
거시적 안목과 미시적 안목이 조화롭게 작동되어야
진짜 삶을 사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박성룡이라는 시인이 <풀잎>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하는군요.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앗, 존 바에즈..
드뎌 목사님께서 존 바에즈에게 꽂히셨구나~~
만세 부를뻔 했어요.^^
즈이들은 벌써 엄청 좋아하고 있었걸랑요. ㅎ
저는 산책할 때 풀 버전을 녹음해서 들고 다녀요.
1965년에 bbc에서 녹음한 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양희은이 부른 <아름다운 것들> 원곡이 들어있어요.
Mary Hamilton 이라고..
참, 밥딜런하고 친구라더니 둘이서 Blowing in the wind 도 불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