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느 분과의 대화 중에

'순간의 깊이'라는 말을 제가 했습니다.

평소에 개념적으로 마음에 두고 있던 것이지만

이런 문자로 구체화하지는 않았던 건데

불현듯 말하고 보니 괜찮은 표현이었네요.

순간의 깊이를 느끼는 사람이 있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게 뭔지를 설명하려면 많은 말이 필요한데,

짧게 해보겠습니다.

지금 제가 서재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게 순간(Augenblick)입니다.

창문 밖에는 어둠이 깔렸고,

별빛이 총총하고,

대나무는 밤바람에 흔들리고,

그 너머 무덤에는 죽은 시체가 잠들어 있고,

그 숲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며,

아래층에는 아내와 두 딸이 각각 자기 방에서 뭔가를 하고,

원당은 이렇게 밤이 깊어가고 ...

이런 식으로 생각을 넓혀가면

지금 한 순간에 수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겁니다.

그걸 느끼는 사람의 삶은 다이나믹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배의 깊이'를 생각해보세요.

함께 모여 찬송하고 기도드리고 신앙고백하고

말씀을 읽고 설교 든는 순간들이

우주만큼 깊이가 있는 겁니다.

하나님이 우조를 창조하셨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모든 피조물이 구원받을 것이며,

생명의 영인 성령이 우주에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천년 기독교 역사가

예배의 순간에 담겨 있습니다.

그걸 느끼는 사람의 예배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의 예배가

어떻게 다를지는 여러분 상상에 맡깁니다.

4월 한달 귀한 예배가 드려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