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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늦은 오후에 3시간 정도 텃밭에서 놀았습니다. 거의 끝나가는 시간에 잠시 쉴 겸에 꽃밭으로 와서 둘러보는데,
정체는 모르겠으나 새순이 흙을 뚫고 나오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흙속에서 저런 친구들이 밖으로 나올 준비를 바친 거지요.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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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특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게도 합니다. 조금 더 자라면 꽃도 피고, 정체를 알게 되겠지요.
텃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한 분들이 계신지요. 실제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실감이 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이번에 텃밭을 조금 늘렸습니다. 원래 있던 텃밭과 위치가 다릅니다. 잔디를 벗겨내고 퇴비와 질소 비료를 섞어서 준 다음에 삽과 곡갱이로 경운하고, 고랑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하루에 다 한 게 아니라 몇 주간에 걸쳐서 시간이 날 때 조금씩 진행시켰습니다. 새로운 텃밭을 구경시켜드리지요. 3~4평 정도의 크기입니다. 가운데 나무는 모과이고, 오른편 나무는 매화입니다. 매화를 지는 중이고, 모과꽃은 한두 주 후에 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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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멀칭은 하지 않았습니다. 앞마당이라서 잡풀이 나면 일일이 손으로 해결해보려고요. 우리가 볼 때 맨 왼쪽 둔덕에는 감자를 심었습니다. 작년에 먹다가 남은 감자 중에서 눈이 나오는 게 있어서 심었는데, 살아날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둘째 둔덕에는 완두콩을 심었습니다. 셋째 둔덕에는 생각이 가물가물하네요. 나머지 두 둔덕은 아직 비워두었습니다. 4월 중순 쯤 영천 시장에 나가서 모종을 사올 생각입니다. 아래는 먼저 있던 텃밭입니다. 위 그림에서 보는 오른쪽 작은 길을 통해서 오른 쪽으로 구부러지면 나옵니다. 보세요. 게으른 주인을 만나서 정리정돈이 잘 안 된 텃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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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칭을 단단히 했습니다. 고랑에는 잡초매트도 깔았고요. 가장 멀리 보이는 부분이 오늘 한 작업입니다. 저곳에는 오이를 심을 겁니다. 흙을 파서 퇴비와 질소 비료를 주었습니다. 일일이 돌을 골라내고, 잡풀도 거두고, 성질 급한 잡풀도 뽑아내면서 흙을 곱게 만들어줍니다. 그 안에 보니까 가느다란 뿌리들이 많더군요. 저기에도 멀칭을 해줘야 합니다. 오늘은 시간이 없기도 하고, 체력도 부족해서 끝내지 못했습니다. 이 그림 아래에도 텃밭이 약간 이어집니다. 그곳에는 상추 씨를 뿌렸습니다. 작년에 심었던 대파가 죽지 않고 살아 있기도 해서 한데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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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네 개인데, 또 다른 텃밭에 대파 씨를 뿌렸으니까 언젠가는 무더기로 올라올 겁니다. 그 텃밭은 멀칭 한 위 텃밭 오른쪽부터 길게 좁은 골목길을 따라서 자리했습니다. 작년에 처음 만들어서 토마토 등을 심었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 동, 남, 서에 각각 텃밭이 있네요. 오늘 보니 목련이 완전히 시들었습니다. 보통 시든 게 아니라 팍 늙어버렸습니다. 보기가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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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3월23일)에는 아래와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믿어지시나요? 우리 인생을 시간표를 빨리 돌리면 이와 똑같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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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작 제목 이야기는 하지 않았군요. 텃밭에 쪼그리고 앉아 흙을 다듬거나 삽질을 할 때 산비둘기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실제로 그 소리를 들어보셨는지요. 구구 구구구! 리드미컬하고 소리를 냅니다. 맑은 소리가 아닙니다. 햇살이 서산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듣는 산비둘기 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오늘 몸은 힘들지만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산비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