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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차여차한 일로 안동을 다녀와야만 했습니다.
아침 8시에 떠나서 오후 3시에 돌아왔으니 7시간 여행이었습니다.
집에서 북안 IC를 거쳐 가니 옛날에 동대구 쪽으로 갈 때보다
30분은 시간이 절약되는 거 같았습니다.
마을 앞 산 중턱을 관통하는 상주-영천 고속도로를 구박했었는데
오늘은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변덕이 심하네요.
오늘 여행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두 번이었습니다.
그걸 각각 사진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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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남안동 IC로 진입하기 전 길가 식당에 들려서 '안동 간고등어구이 백반'을 시켰습니다. 식당은 제법 큰 편인데 손님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길가로 통유리 창문들이 길게 나서 햇빛이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그늘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조리실이 훤히 보이는 자리였습니다. 안동닭찜이 유명하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그걸 먹으려면 안동 시내로 들어가야 하니 그냥 돌아오면서 눈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다행히 간고등어를 하는 집이 나왔습니다. 1인분에 8천원입니다. 혹시 9천원은 아니었을까요?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간고등어가 주요리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고등어를 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살도 통통히 찐 고등어였습니다. 저 녀석이 어디서 잡혀왔는지 모르겠지만 안동까지 왔다가 자칫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국수 한 그릇 먹을 뻔한 우리를 불쌍히 여겼는지 오늘 우리에게 자신을 몸보신으로 제공했네요. 무 미역 무침은 한 접시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배불리 먹었습니다. 안동 간고등어구이를 먹을 때는 안동 소주가 어울릴 거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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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운전 기사로 갔습니다. 토요일이라서 정말 시급을 요하는 일이 아니라면 움직이지 않는 날인데, 오늘은 나이도 들어가니 고집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왕복 3시간 운전을 했습니다. 중간 기다리는 시간에 도서관에서 설교 교정을 보고 필요한 분들에게 메일로 발송한 다음, 밖으로 나와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사실 모든 건 갑자기 이루어지는 거지만, 건너편에 소나무 몇 그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별 거 아니긴 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 저 나무들은 저에게 빛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랜 세월 저기에 자리하고 있는 소나무의 모습을 통해서 존재의 신비를 강렬하게 느낀 겁니다. 몸체가 꾸불하면서도 품격이 살아있네요. 햇살을 받는 소나무잎은 투명해보이기까지 합니다. 간고등어 맛과 소나무 풍경으로 인해서 7시간에 걸친 오늘 안동 출장이 저에게 즐거운 경험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안동까지 갑자기 오셨더라도 전화 한번 해 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그랬더라면 은성맘과 제가 잠시라도 시간을 낼 수 있었을텐데요.
안동 찜닭으로 점심 대접했으면 ...하는 마음이 내내 제 마음을 안타깝게 하네요.
혹시 다음엔 들리실 일이 있으시거든 꼭 전화주세요.
그나저나 저위에 찍은 소나무사진은 저게도 낯선 공간인데 .. 안동 도립도서관 앞인가요?
어딜가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순간 속에 영원을 보시는 목사님의 사진과 멘트 덕분에 저의 시야도 넓어지고 있는것 같아요.
늘~ 고맙습니다.
혹시 다비아 회원님들 안동에 방문하시거든 전화 주세요.
안동 찜닭 대접하고 싶어요.~
고등어는 저도 좋아하는 생선인데...
안동 간고등어
마트가서 사올까
생각중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