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정목사님, 설교말씀 <모세의 무덤이 없는 이유>의 댓 글로 제가 질문한 해석에 대하여 문제점이 있다고 답을 주셨습니다. 특히 모세가 내려친 반석을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해석하는 것은 전형적인 알레고리라고 답하셨습니다. 이러한 목사님 답변이 저에게는 충분히 납득이 되지 않아서 <알레고리 해석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라는 질문을 드립니다.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저의 질문에 대해 보충설명을 하겠습니다.

저는 구약과 신약, 또는 이스라엘과 교회역사를 특징적으로 규명하고 대비하는 여러 Key-words들 중 하나가 <율법>과 <은혜>이며 이를 대표하는 분은 모세와 예수그리스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도식적으로 단순화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여기에서만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렇게 시도합니다.) 그리고 구약에서 <율법>과 <은혜>가 극명하게 대비되어 나타나는 곳 중 하나가 모세가 지팡이로 반석을 내려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민 20:2-13). 여기서 모세의 행위는 율법의 특성을 잘 나타낸 것으로서 어느덧 모세는 자기의 의에 도취되어 감히 여호와에게, 그리고 여호와위치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화를 낸 것이지요. 이때 모세는 일반 사람이 아니라 율법의 대표성을 갖는 인물로서 마치 선악과의 사례처럼 하나님과 정면으로 부딪친 것이지요. 이 부분에서 만약 하나님의 공의대로 심판하셨다면 바위에서는 불이 나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을 모두 불살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당장의 죽음대신 약속의 땅 가나안에 못 들어가는 벌은 받았고, 바위에서는 은혜의 샘물이 솟아나왔지요. 이 장면에서 율법으로는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음과 함께, 그 대척 점에 있는 반석은 은혜의 예수그리스도를 상징할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지요. 이러한 알레고리는 자의적인 것이 아니고, 고전 10:4의 <~이는 저희를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라는 바울의 해석에 근거한 것입니다.

저도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구약과 신약의 지평들이 고유하게 살아 움직이면서 창조적인 구원 지평을 여는 해석이 옳다는 목사님 의견에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울러서 대부분의 알레고리 해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예를 들면 성경에서 <동방>을 한국으로 해석한 사이비 교주들 때문에 그렇게 많은 피해를 입었던 희극적인 비극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제 주변에서도 해박한 성경지식을 가진 분들의 사변적 해석에 따른 지적 유희와 영적 교만의 사례를 심심찮게 보아왔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하여 하나님이 구속사역에 있어서 <율법>과 <은혜>의 팽팽한 긴장과 상호변증관계를 개인뿐만 아니라 긴 역사적 맥락에서 깊게 통찰한 바울의 해석까지를 알레고리로 배제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신약성서 기자들의 알레고리까지 금하는 것은 오히려 성경의 풍성한 해석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저의 좁은 소견 때문에 질문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