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의 주제이며 루터의 종교개혁을 촉발시킨 유명한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갈3:11) 는 말씀은 기독교 구원론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말씀입니다.  본래 하박국 2장4절에서 인용한 이 구절을 최근 개역성경과 가톨릭 번역성경을 비교하면서 읽다가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개역성경에서는 하박국서와 갈라디아서의 해당구절이 모두 "믿음으로 살리라" (영어성경 KJV, NIV, NASV 역시 모두 "live by his faith") 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반해, 새로 번역된 가톨릭 성경에서는 갈라디아서는 "믿음" 으로 번역되어 있지만 하박국서는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라고 번역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내친김에 예전의 공동번역 성경을 보니 해당본문이 의인은 "신실함"으로 살리라고 번역되어 있더군요... 2장4절의 앞부분이 교만하고 정직하지 못한자에 대한 비난의 내용이므로 그에 반대되는 모습을 묘사하려면 "믿음"이라는 단어보다는 "신실함"이나 "성실함"이 더 문맥에 잘 어울릴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믿음" 이라는 단어와 "성실함" 이라는 단어의 뉘앙스는 상당히 다르다고 봅니다. 전자가 본질적으로 인간 내면의 자세와 의지에 촛점이 주어져 있다면 후자는 그러한 의지의 외적인 행동으로의 표출을 강조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바꾸어 말하자면 "성실함"이라는 것은 "믿음"이라는 단어보다는 행위에 좀 더 강조가 주어져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된다는 것입니다.

어째서 가톨릭 성경과 개역성경이 이 구절에서 이렇게 다르게 번역이 되어 있는 것입니까? 개역성경이나 영어성경에 오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공동번역이나 가톨릭 새성경이 직역이 아닌 의역을 하여서 그런 것인지?

만약, "믿음"이 아닌 "성실함" 으로 번역해야 옳다면 사도 바울의 이신칭의의 구원론이나 루터의 종교개혁의 모토인 "sola fide" 는 처음부터 잘못된 논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까?? 아니면, "믿음" 이라는 번역이 옳은데 가톨릭측에서 실수(?)했거나 혹은 교리적인 이유로 인해 의도적으로(??) 이렇게 변개한 것일까요????? (아니면, 히브리어는 "성실함" 인데 70인역 성경에 "믿음"으로 번역되어서 사도 바울이 오해하였을수도????)

하박국서 2장 4절 히브리어 본문에 대해 잘 아시는 분께서 명쾌한 설명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