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를 읽으면 하나님의 은혜를 거부한 어리석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인들의 침략으로 압제를 당하고 고통속에 부르짖으며 회개하고, 그러면 하나님은 사사를 보내셔서 그들을 구원해주시고, 그러면 이들은 기뻐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잘 살다가 또다시 슬슬 교만해지고 마음대로 타락해서 살다가 또 이방인의 압제를 당하고.... 이런 pattern 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마치 이집트 탈출기의 타락한 백성들의 행태를 다시 보는 듯한...) 사사기 마지막 구절은 백성들이 왕이 없어 제 멋대로 행동했다는 식의 부정적 평가로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사기 시대에 대해 대부분의 목사님들 역시 부정적인 설교를 많이들 하시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기름부음받은 다윗왕국의 위대함을 부각시키는 결론을 도출하시던데요...

하지만, 사무엘상의 내용을 읽다보면 사무엘은 왕정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여기서 헷갈리는 것은, 사사시대가 그토록 백성들이 영적인 암흑시대를 살고 있었고 왕이 없어 무질서하게 살았다는 것이 하나님의 평가였다면 왕을 세워달라는 말에 대한 사무엘의 신경질적인 반응과 역시 이에 대해 부정적인 말투로 답변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은 도대체 뭐냔 말이지요....

제가 예전에 읽었던 민중신학개론 서적에서는 초기 이스라엘 공동체(즉,사사시대의 공동체)야말로 하나님의 신정정치의 평등사상이 가장 현실속에 잘 구현되어 있던 시절이었으나 다윗왕국에 의해 주변 가나안 국가들의 억압적이고 착취적인 정치체제가 이스라엘속에 자리잡게 되었고 "간교하고 욕심많은" 다윗과 솔로몬에 의해 하나님이 요구하셨던 평등한 소유와 분배의 정신이 파괴되고 신앙의 기본정신마저 변질되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던 것을 기억합니다. 과연 이 비판은 얼마나 타당한 것일까요?

사사시대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평가는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제게 코멘트를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