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단풍나무 완상(玩賞) - 19

 

제 3 . 만들어진 기억이거나 망상(妄想

 

3. 존재 가늠의 방법, 곧 기억

 

    전 편에서 기억은 우리 사람에게 곧 존재요, 생명이라 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과했다.

      생명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다. 존재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존재 자체도 아니지, 그저

      존재를 가늠하는 한가지 기준이고 때로는 생명을 이어주는 한 방법이라 하면 될 것이다.

 

      존재, 존재를 가늠하는 한가지 기준, 그것을 살펴보는 좋은 방법이 있다. 영화 몇편을

      통하여, 과연 기억이 존재를 결정하는데 어떻게 역할하고 있는가 살펴보기로 하자.

 

      다음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뭐 주인공이니 그런 것 말고 영화 주제를 기준으로 한다면

       말이다영화, (The Moon)과 아일랜드 (The island).

 

      우선 꼽을 수 있는 점은 주인공들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기들이 가진 기억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알게 되어 결국은 그 때까지 알고

      있던 자기 자신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고 무언가 일을 만들어내는 영화이다. , 기억이 존재

      자체를 결정하게 되는 아주 좋은 예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그러면 영화  <, 수정!>은 어떤가? 두 남녀의 눈으로 본 기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자의

      기억이 올바른 것인가, 아니면 남자의 기억이 더 올바른 것인가?

 

      또 한 편의 영화, <에덴의 동쪽>.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 <에덴의 동쪽>에서 주인공 칼이 어머니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기억은? 바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맨 인 블랙>은 어떤가? 거기에서는 외계인을 본 기억을 단번에 없애버리는 대신 다른

       기억을 심어주지 않는가?  

 

      기억은? 지나온 길을 저절로 기억하는가, 아니면 누군가의 말을 듣고 내가 그 길을 갔었나

      보다, 라고 생각하면서 가지게 되는 기억인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은 어떤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내가 어린 시절에 이랬다 저랬다고 생각하고 있는 현실의 기억이 과연 내가

      겪었던 일을 내가 스스로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말에 의하여 내가 그 기억을

  내 스스로 머리 속에 심어놓아 가지게 된 기억인가?

 

      에 열거한 영화들은 바로 그런 기억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만들어진  기억을 주제로 하는 영화들이다. 그래서 기억에 대하여 이번 장에서는 몇편의 

      영화를 통하여 그렇게 만들어진 기억들이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경험해보자.

      물론 영화를 통해 겪는 일이니, 간접경험이다따라서 그 결과가 주는 충격의 정도는 아무래도

       강건너 등불일터니이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정도를 가늠해보자는 것이다.

 

      하여, 우리가 단풍나무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기억은 과연 어찌된 기억인지우리 역사에

      생생히 경험되어진 기억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사주에 의하여 가지게 된 만들어진 기억인가,

      까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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