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번에  <다비아>와 <뉴스앤조이>에  <각주없이 성경읽기>라는 타이틀 아래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보려고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인데, 재미있는 일을 만났습니다.

이런 일에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요?,

 

책의 제목을 <삭개오의 크리스마스>로 하기로 하고, 허실 삼아 그 제목을 인터넷 검색창에 넣었더니, 이게 웬걸 제가 쓴 글도 있지만 다른 분이 그 제목으로 설교를 하신 것이 있더군요. 그 제목을 보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이거 내가 다른 분이 쓴 글의 제목을  내 글의 제목으로 삼았나?' 염려되어 자세히 검색해 보니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제가 올린 글을 그대로 -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 자기가 한 설교처럼 하셨더군요, 설교를 했고, 그리고는 그것을 버젓이 인터넷에 올려 놓았습니다.

 

제가 그런 글을 공적인 매체에 올려놓았으니 망정이지, 개인 불로그 정도에 올려놓았더라면  그분이 한 설교를 제가 그대로 했다는 소리를 들을뻔 했습니다.

 

먼저 제가 쓴 글은 <뉴스앤조이(www.newsnjoy.or.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제목은 <삭개오의 크리스마스> 입니다. 

본문은 누가복음 19:1-10 으로 게재 날짜는 2004. 12. 12입니다.

원문은 다음 링크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0143

 

 

같은 본문에 같은 제목의 설교문이 며칠후인  2004. 12. 31자에  올려져 있습니다.

http://renochurch.x-y.net/cgi-bin/board/board.cgi?id=12&action=f&f=0&p=32&n=373&l=12258468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데, 다만 그중에 몇가지 바뀐 게 있습니다.

제 글에 제가 목회 하기 전에 회사 생활하면서 겪은 일을 삽입해 놓았는데, 인용해 보겠습니다.

 

<제가 회사를 다닐 적, 신입사원이었을 때 세무서 출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부가세신고를 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것인데, 회사가 국영기업체라서 세금을 적게 신고할 것도 없고 세무서에서 우리 회사에 대하서 뭐 이래라 저래라 할 것도 없는 그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담당자인 세무서 직원과 별 말 건넬 것도 없이 그냥 서류만 제출하는 정도였는데 어느 해 여름에 제가 서류를 가지고 세무서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별 대화도 없었던 담당자가 얼굴에 미소를 잔뜩 머금은 채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날따라 너무 너무 살갑게 이것저것 이야기하더니 갑자기 종이를 한 장 내 앞에 내밀었습니다. 거기에다가 뭐라고 쓰는 데, 읽어보니 거기에는 "이번에 저 휴가갑니다"고 써 있었습니다. 그때 제 대답이 그랬어요, 아! 좋겠습니다, 휴가도 가시고, 그래 어디로 가십니까? 그러고 난 뒤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휴가 이야기를 상사에게 했더니 빙긋이 웃으면서 저에게 말하기를 그게 무슨 의미인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왜 그 말에 숨어 있는 의미를 모르겠습니까? 저는 다만 그렇게 말하는 그 얼굴이 미워서 그러니 그냥 지나갑시다 하니 상사분이 이렇게 말합니다.

돈으로 해결되는 사람에게는 돈을 주면 된다. 세상에는 돈 얼마 쥐어주면 그대로 끝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자네도 이제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런 사람이 제일 대하기 만만한 사람이다. 그냥 웃으면서 얼마 만들어서 갖다 줘라. 그리고 경멸해주면 된다. 그런 사람은 돈 몇 푼에 자기를 파는 사람이니 마음껏 경멸해도 된다. 어떤 면에서 그 사람은 불쌍한 사람이다. 인생의 가치를 돈에 두는 사람처럼 이 세상에서 불쌍한 사람이 없다. 더 무서운 사람은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람이다. 자네만 그런 사람이 되면 된다.

그래서 돈을 얼마 만들어서 가져다 준 적이 있습니다. 그 일이 거의 20여 년 전 이야기이니까, 지금쯤 그 세무서원은 아마 부자가 되었거나 아니면 비리 공무원으로 짤렸거나 했겠지요.>

 

다른 분 설교에서는 그 부분을 이렇게 조금 바꿔 놓았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사업을 할 때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경리과 직원이 세무서에 가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고 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그 때가 초여름쯤인 거 같은데 우리 직원이 세금을 내려고 담당자에게 갔더니 그 날 따라 담당자가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자기 옆에 와서 앉으라고 친절하게 안내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회사생활이 어떤지 이것저것 친한 것처럼 얘기하더니 갑자기 메모지를 내놓고 거기에다가 "다음 주에 저 휴가 갑니다"라고 쓰더라는 거지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물었더니 우리 직원은 그 옆에다가 "아! 좋겠습니다, 휴가도 가시고, 그래 어디로 가십니까? 잘 다녀오십시오!" 그렇게 써 놓고 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사장님! 그 사람 속보이더라고요. 여러분 세무 직원이 "휴가 간다는 말을 종이에 써 주는 깊은 뜻을 혹시 아시겠습니까?"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 때만 해도 그런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돈으로 해결되는 사람에게는 돈을 주면 된다. 세상에는 돈 몇 푼 쥐어주면 끝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자네도 이제 사회생활을 하는데, 사실은 그런 사람이 상대하기 제일 만만한 사람이다. 여행 중에 식사라도 한번 하라고 용돈 좀 갖다 주고 오라. 그리고 그 사람을 경멸해주면 된다. 그런 사람은 돈 몇 푼에 자기를 파는 사람이니 마음껏 경멸해도 된다. 어떤 면에서 그 사람은 불쌍한 사람이다. 인생의 가치를 돈에 두는 사람처럼 세상에서 불쌍한 사람이 없다. 진짜 무서운 사람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람이다. 자네만 그런 사람이 되면 된다.
그 일이 벌써 20여 년 전 이야기이니까 지금쯤 그 세무 직원은 큰 부자가 되었거나 비리 공무원으로 잘렸거나 했을 겁니다.>

 

대조하여 보시면 어떤 것이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설교를 가져다 자기 것을 만드느라, 얼마나 수고하셨을지......

제가 겪은 경험이 자기에게는 없었을 것이니, 자기 (회사 사장님이셨나 봅니다)  회사의 경리직원이 경험한 것처럼 만드느라고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예컨데  <우리 직원은 그 옆에다가 "아! 좋겠습니다, 휴가도 가시고, 그래 어디로 가십니까? 잘 다녀오십시오!" 그렇게 써 놓고 왔다는 것입니다> 라는 부분 말입니다. 저는 구두로 한 것인데 그 경리직원은 글로 써 놓고 왔다니 , 그것을 지어내느라 얼마만큼의 창작의 고통이 따랐을지, 참으로 수고 많으셨군요.....

 

차라리, 그런 수고를 하는 대신에 말씀 공부나 하셨으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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