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종 데트르  

           레종 데트르, 존재의 이유쯤으로 번역되는 멋진 프랑스어가 있지, 라는 말을 김갑수의 책
        <나의 레종 데트르>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왜 기억에 남아있었을까?
        그의 책 제목에 등장하는 ‘레종 데트르’라는 말이 궁금해서 책을 읽으면서 유심히 보았던
        덕분이리라. 그러나 레종 데트르는 거기 그 말로 끝이었다. 존재의 이유쯤으로 번역된다는
        멋진 프랑스어라는 정도. 

          그러다가 다시 만났다.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I>에서 그 말은 라이프니치와 함께 등장한다.
        244쪽이다,

        
<라이프니치의 ‘충족이유률’에 따르면, 존재하는 모든 것엔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충족이유률이 무얼까, 존재하는 모든 곳엔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 나는 검색작업에 돌입했고, 그 말이 바로 레종 데트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레종데트르’ 프랑스어로 존재의 이유라는 뜻이고, 다른 말로는 충족이유률이라 한다.>

        
그렇게 해서 나의 서재에서 김갑수의 책과 진중권의 책은 서로 교차한다. 그 교차점에서 나는
        행복하다.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지 알았으므로. 아니 레종 데트르라는 말을 알기 전에 이미
        나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으므로.....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