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오스틴 비판적 읽기 - 11

제 2 장 : 오스틴의 믿음, Case study

4. 오스틴은 카피캣(copycat)?
 
copycat이란 영단어는 남의 행동•작품을 모방하는 사람, 흉내쟁이를 의미라는 말로써, 다음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Joel Osteen, will you stop being a copycat, please?"
「오스틴, 흉내 좀 그만 낼 수 없니?」

조엘 오스틴은 유명하지만 아무래도 독창적이지 않은 모양이다. 그의 책들을 검토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그림자가 많이 보인다. 그것도 어두운 그림자 말이다. <긍정신학>, <번영신학>, <말씀신학>, <믿음신학> 등등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지난 호에 잠깐 소개한 론다 번의 <시크릿>에서도 오스틴이 가져다 사용하는 독약 성분이 보인다. 전 세계의 1%만이 알았던 비밀이라는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시크릿>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사람의 생각과 말과 확신이 우주 저 먼 곳으로부터 실재를 불러온다는 것이 끌어당김 법칙의 핵심인데, 론다 번에게는 이 법칙이 곧 요술 램프의 지니요, 도깨비 방망이인 것이다.

오스틴에게도 그렇다, 오스틴은 위의 모든 것을 종합해서 ‘생각’이, ‘믿음’이, ‘말’이 효력을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자기 주장이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하는 카피캣에 불과하지만.

그래서 오스틴이 굳이 하나님을 전제하지 않고서도 ‘믿음’을 부르짖을 수 있는 그 근거가 바로 위에 열거한 잡다한 신학(?)들이다. 그런 것에 기초를 둔 그의 신학은 굳이 하나님이 없어도 믿음이란 것만 있으면 하나님에게 요청할 수 있기에, 그는 누가 보기에도 이상한 믿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믿음’은 그저 그런 효력이 있는 다양한 도구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오스틴의 책에는 그런 그림자가 보이는 것이다. 그런 그림자를 잘 분별해 가며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주장은 그 누구도 하지 않을 것 같다. 아무리 제멋대로 믿음을 말한다 할지라도 설마 다음과 같은 믿음 – 부정적 믿음, 좋은 믿음, 나쁜 믿음- 을 창안해낼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오스틴을 단순히 카피캣이라 부르는 것은 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하나님의 복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행동은 정반대로 할 때가 많다.
명심하라. 믿음은 좋은 쪽뿐 아니라 나쁜 쪽으로도 그대로 이루어진다.
나는 감기를 계획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마트에 가면 자기 미래를 예언하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 벌써 감기철이군. 감기약을 미리 사두는게 좋겠어. 작년에 감기가 극성을 부렸잖아. 그때는 운좋게 넘어갔지만 올해는 어떨지 모르지.”
마치 반드시 감기에 걸릴 사람들 같다. 그들은 부정적 믿음을 넘어 실제로 감기약을 산다. 그리고 며칠 후 정말로 감기에 걸린다. 비록 부정적인 믿음이지만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들은 감기를 기대하고 계획한 탓에 정말로 감기를 불러들였다. 바로 그렇다. 좋은 믿음이든 나쁜 믿음이든 그대로 이루어진다.> (<잘되는 나>, 295쪽)

부정적 믿음, 좋은 믿음, 나쁜 믿음? 지금까지 우리가 가진 믿음이 바른 믿음인지 아닌지, 그리고 가지고 있는 믿음이 큰 믿음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우리로서는 강적을 만난 것이다. 부정적 믿음, 나쁜 믿음이라니? 어불성설에 형용모순이라니! 과연 그런 것들이 바른 개념인가? 의아할 따름이다.

그렇게 말한 오스틴은 자기가 한 말에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는지, 몇 마디를 덧붙인다.

<내 말을 오해하지는 마라. 경고를 귀담아 듣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다. 누구나 비상약을 비치해 두어야 한다. 그러니 감기철이 돌아왔다는 텔레비전 광고가 방송될 때마다 두려움을 안고 약국으로 달려가서는 곤란하다.> ( <잘되는 나>, 295쪽)

오해하지 말라고 해서, 기대하기를 부정적 믿음이란 잘못된 개념이라고 한마디 변명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비상약은 비치해 두어야 한다니! 그런 덧붙임이 어이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맞다. 비상약은 집집마다 비치해 두어야 한다. 오랜만에! 오스틴, 맞는 말 했다.
잘했다!! 굿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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