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종말주의자들, 그러니 사이비.

 

새해가 되면 많은 점술가들이 예언하는 단골메뉴가 있는데, 그 중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통일교의 교주 문선명씨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그 사람이 나이가 무척 많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세상을 달리하지 않으면 그 다음 해에 점술가들이 앞다투어 그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예언을 하는 것입니다. 죽느냐 사느냐, 어차피 확률은 50퍼센트. 그러다가 맞으면 그 점술가는 그야말로 문전성시의 대박잔치를 치를 수 있으니까요.

 

종말에 대한 예언도 그런 식입니다. 지금 누군가 주장한 종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가오는 종말의 확률(?)은 조금 더 많아질 것이니, 계속하여 여기 있다 저기 있다, 언제다, 하면서 종말을 예언하는 사람들이 더욱더 기승을 부리게 되는 것입니다.

 

올해는 마야의 달력에 관련된 종말론이 - 혹시 지금도 누군가에는 진행형인지도 모르겠지만 -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마야의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까지 되어 있어, 이 지구 땅에는 2012년에 멸망한다는 의론이 분분했는데 여기저기 마야를 들먹이는 사람이 많아지고, 사람들 사이에는 이번에는 진짜인가 보다, 라고 말들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설, 설들이 한창 기승을 부린 후에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고대 마야인들의 달력을 보면 394년을 ‘1박툰’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달력은 기원전 3114년 8월 13일이 시작일인데 마야력의 시작일로부터 13번째 박툰이 끝나는 날이 바로 2012년 12월 21일이다. 종말론자들은 이 날짜를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해 11월 독일출신의 마야 전문가 스벤 그로네메이어는 '마야 문명과 시간의 개념'이란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2012년 12월 21일은 5125년을 한 주기로 하는 마야의 마지막 날이자 또 다른 주기의 시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 이 말 한마디로 마야 종말론은 상황 종료인 셈이지요.

 

그런데 그뿐만이 아닙니다. 그런 종말론 말고 정말 이상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체 이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지금 우리나라의 사람 중에서 가지고 있는 달력이 길게는 2013년 2월 25일, 짧게는 2012년 말까지만 되어 있는 달력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일인가 하면, 이번 정권의 임기가 2013년 2월까지인데, 그러니 그 이후에는 현재 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평가를 받게 될 것인데, 벌써 뇌물을 먹었다고 해서 잡혀간 사람들도 있고, 또 그런 혐의를 받고 직에서 물러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중에 상당수가 어느 교회에 다닌다는 사람들이니, 분명 기독교인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의 뇌구조가 어떤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그들의 뇌에 새겨진 달력이 2013년 2월 15일까지만 인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어찌 감히 이 5년 동안의 임기 동안에 권력을 이용해 뇌물을 먹고 나쁜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5년의 시간이 흘러가면, 아무리 꽁꽁 감춘다 해도 4지(四知)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뇌물 준 사람이 알고 뇌물 받은 사람이 안다는 4지)가 엄연하니, 들통이 날게 뻔한 이치인데 말입니다. 그러니 그러한 것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그들이 굳게 믿는 무언가 있는 모양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다른 것은 없고, 단 하나 그 때 이 지구가 멸망한다는 것으로밖에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2013년에는 이 지구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그러니 지금 이런 뇌물 정도는 문제 없다, 그 때쯤이면 이 세상은 망하고 말 것이니 누가 그것을 알 수 있으리요, 하는 일종의 종말론적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까, 또 이상한 생각이 연달아 꼬리를 물고 몰려옵니다. 그들이 그런 종말론적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다면 그들이 검은 돈을 받아서 몇 십억씩 장롱에 두고, 종말을 맞이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돈을 듬뿍 가지고 종말을 맞이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지구 종말의 날에 돈이 있으면 어떤 특혜가 주어지는 것일까요? 종말에 그 돈으로 구원 티켓을 구입하려는 것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상식으로는 이해 되지 않는데, 만일 그들이 정말 종말을 믿는다면 그 돈을 장롱속에 감추어 놓는 대신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나누어주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 아닐까요?

 

어쨌든 그들은 설사 그런 형태의 종말론을 믿는다 할지라도 그런 믿음은 사이비 기독교인이요, 돈을 그렇게 쌓아두고 종말을 맞으려 한다는 것 그것도 역시 사이비 기독교인의 한 증표이니, 겹 사이비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뭐 그런 사람들만 흉볼게 아닙니다.

우리도 아니 저도 그러한 생각 안해본 적이 없고, 가끔씩 아주 가끔씩 어떤 때는 돈에 휘둘리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이 땅이 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 뭐 잘한 것 하나 없지요. 사이비, 아주 희미한 기운이 감도는 사이비 정도 아닐까, 반성해 봅니다.

 

문선명 총재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이 글에 덧붙일 말이 생겼습니다. 

<기독교사상>, 2012년 9월호에 서울 충무로인가 거리를 찍은 사진이 있는데 거기 이런 벽보가 눈에 뜨였습니다.

‘서울시장 박원순 당선 예언, 김정일 사망 예언’

그런 식의 복()장사가 통하니 그런 엉터리 광고를 했겠지요.

이제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세상을 달리했으니, 분명 어떤 도사가 문선명 사망을 예언했다고, 맞췄다고 나설 것입니다.

그때 여러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수병원 원목 오목사가 작년에 말하길, 올해 누군가가 문선명 죽음을 예언할 것이라고, 예언했다더라, 그리고 맞췄다고 할거라는 것, 이미 예언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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