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주(脚註) 없이 성경 읽기' (8) 

 쉬지말고 기도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 17-18)

성경을 읽어가다 보면 과연 이런 말씀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까 하고 망설이게 되는 구절을 만나게 됩니다. 예컨대 이런 말씀이 그것입니다.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또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 (마 5:39-42)
과연 이 말씀 그대로 행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이런 말씀을 행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런 구절을 만나게 되면 대개는 ‘그저 그런 식으로 노력해보라는 뜻이겠거니’ 하면서 넘어갑니다.

그럼, 이런 말씀은 어떻습니까?  “쉬지 말고 기도하라.” (살전 5: 17)
이런 일이 과연 가능할까요? 사람이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을까요?  가능한 것이라면 우리가 그대로 따라 해야 합니다. 가능한데도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행하지 않는다면, 하나님 말씀을 어떤 부분은 믿고 어떤 부분은 믿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며, 결국 우리가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믿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사도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

기뻐하라, 기도하라, 감사하라는 말을 바울은 명령형으로 기록합니다. 권유형인 ‘기도해 보시지요’가 아니라 ‘기도하라’ 입니다. 그렇게 명령을 해놓고 덧붙여 말하기를 우리가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하나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는 말이 됩니다.

‘하나님의 뜻’이란 말이 없으면 기도를 쉬어가며 하더라도 조금 여유가 있겠는데, 쉬지말고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니 생각을 달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들이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 가장 우선적인 기준이 바로 하나님의 뜻입니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헤아려 보아야 할 기준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지요. 그러니 하나님 뜻이라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힘써 해야 하기에, 오늘 말씀을 살펴볼 필요가 더욱 있는 것입니다.

그럼 몇가지 먼저 짚고 넘어가도록 합시다.
먼저 하나님이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생각해 봅시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때에는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고 그 상대편에 말씀을 듣는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먼저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말씀이 있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듣는 우리가 있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하면 하나님은 결코 혼자소리를 하시는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 말씀은 우리를 향한 말씀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위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결코 하나님을 위한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이 좋기 위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하도록 요구하시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를 향하여 말씀하실 때에 은연중에 우리에게 유익이 되는 하나님 당신의 계획, 의지를 포함하고 계십니다.  성경을 묵상하다 보면 하나님 말씀이 그런 식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하라 하시는데 실상 그 뒤에 숨어 있는 뜻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미 '각주(脚註) 없이 성경 읽기' (3) -- 우리가 두드리는 문은 누가 열어주나, 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쉬지말고 기도하라 하신 것도 분명 그말 속에 무언가 그런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도의 정의와 관련하여 묵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도를 여러가지로 정의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우리와 하나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기도라는 것입니다.
이 커뮤니케이션은 구체적인 의사의 교환이 되겠고, 또한 더 나아가 기도라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기도의 정의 중 기도란 대화, 즉 우리가 말하고 하나님은 들어주시는 것이라는 것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면 이렇습니다. .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이 들어주십니다.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는 들어 주시니, 우리가 기도를 조금하면 하나님께서는 조금 들어주시고 기도를 많이 하면 그 만큼 많이 들어주십니다. 또한 우리가 기도를 쉬지 않고 하면 하나님 역시 우리 기도를 쉬지 않고 들어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하신 것은 기도를 듣는 분이신 하나님께서 쉬지 않고 들어주시겠다는 약속으로 보면 됩니다.

그러니 이 얼마나 힘이 되는 말씀입니까?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쉬지 않으시며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다, 그러니 더 열심히 쉬지 말고 기도하라, 고 하신 것이니 얼마나 우리에게 힘이 되는 말씀입니까?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가 쉬지 않고 기도한다 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만큼의 “쉬지 않음”에 어찌 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기도를 다 들어주신다며, 더욱 기도하라고 이 말씀으로 우리를 격려하시는 것입니다.

또한 기도는 우리와 하나님과의 교제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은 하나님이 쉬지 않고 우리와 함께 교제하시겠다, 라는 의미입니다.  교제라는 말이 너무 막연하다고 생각이 된다면,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은 실상 하나님께서 쉬지 않고 우리 기도를 들어주겠다, 쉬지않고 우리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쉬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목사는 쉬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하며, 성도들도 잠을 자며 쉬는데 다만 우리 하나님은 쉬지 아니 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시121: 3-4) 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쉬지 않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기도하는 중에 잠시 쉬기도 하고 딴 생각도 하지마는, 하나님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는 분이시기에 우리의 기도를 항상 들어준다는 뜻이 이 말씀 속에 숨어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를 친히 들어주시며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서,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으로 우리를 격려하고 계시니, 쉬지말고 기도하십시다.  

그래도, 아직 하나의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한 일들이 실제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러면 우리 사람은 어떻게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우리는 실제적으로도 기도를 쉬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안에 내주하시는 성령님의 존재 때문에 그것이 가능합니다.

기도할 때 우리는 우리의 감정과 의지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감정에 앞서서 기도하게 하는 보다 근본적인 존재가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바로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마음을 감찰하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 (롬 8:26-27)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이 친히 우리와 함께 기도하심으로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계속해서 기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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