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세상을 위한 교회

교회와 사회 조회 수 3921 추천 수 15 2008.07.22 13:29:54
3장 세상을 위한 교회
-한스 큉의 <Die Kirche>를 중심으로-

1. 교회의 본질과 형태
교회는 2천 년의 역사를 지탱하고 있으면서 여러 형태로 나타났었으며, 현재도 매우 구별된 모습의 교회의 나뉘어져 있다. 크게 보아 로마 카톨릭과 동방정교회와 개신교 사이의 교회상은 현격하게 구별되는데, 어느 쪽이 가장 바른 교회의 모습일까?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대답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의 형태란 시대와 정황에 따라 항상 변해왔으며 당연히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의 형태와 교회의 본질이 구별될 수 밖에 없음을 전제해야만 한다. 교회의 본질은 영속하는 교회의 성격이기 때문에 가변적인 교회의 형태와 혼동되면 안된다. 이 땅의 교회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도 -설령 신약성서의 교회라 하더라도- 본질이 온전하게 유지된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 본질과 형태가 별개의 것이라 말할 수도 없다. 본질과 형태의 구별은 개념상의 구별이지 실제적인 구별은 아니다. 교회의 본질은 아무리 그것이 완벽하더라도 불완전한 형태를 통해서만 현실의 교회에 참여할 수 있다. “형태 없는 본질은 꼴이 없으니 비실재요 본질 없는 형태는 알맹이가 없으니 역시 비실재다”(23쪽).
따라서 교회의 본질은 언제나 역사적 형태 안에서 보아야 하고, 역사적 형태는 언제나 본질을 출발점과 목표로 삼아서 이해해야 한다. 역사적 형태란 항상 세계와의 관련 속에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교회의 본질을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서도 역시 교회의 세계의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변화된 세계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하는가? 세계에 파묻혀 지내야 하는가, 아니면 세계로 부터 벗어나야 하는가?

2. 세계 속의 교회
1) 세계의 양면성- 성서의 전통이 본 세계는 악마성과 창조성이 함께 들어 있다. 쿰란 교도를 비롯한 영지주의적 세계관 가운데 놓여 있던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을 저주받아야 할 대상으로 이해했다. 악과 어둠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 이런 세상으로 부터 벗어나는 것이 바로 신앙이라고 생각했다. 반면에 이 세상은 하나님이 사랑하는 곳이며 구원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말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이 세상을 향한 궁극적 관심과 가능성을 내다 보는 것이다.
2) 신성화(Sakralisierung)와 세속화(Säkularisierung)- 콘스탄틴 이후로 기독교는 이 세상을 신성화 하기 시작하였다. 오늘의 세계를 <세속화>라고 개탄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들은 현재의 세속화가 이 세계의 신성화에 의한 귀결이었음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신성화, 그리고 그 결과라 할 수 있는 세속화를 선악개념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런 경향이 때로 비기독교적으로 발전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이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갔던 원시 공동체의 자세를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철두철미 다원적인 세계로 나아가는 이 세계에서 기독교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이 제기된다.
3) 세계에 대한 봉사- 현실 교회가 이 세계와 갖는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세계에 대한 봉사이다. 교회는 자기 자신을 위해(für sich) 존재하는게 아니라 세계를 위해(für die Welt) 존재한다. 세계를 위한 존재로서 교회는 첫째로 사회적 권력을 용감히 포기하며, 둘째로 세계의 문제에 깊숙히 참여해야 하며, 셋째로 세계의 미래에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4) 복음의 증거- 교회가 세계에 묶이거나 어긋남 없이 봉사하고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모든 문제를 본래의 과업에 비추어 보아야 한다. 이 과업이란 예수님으로 부터 받은 신앙고백적 증인으로서의 사명이다. 그에 의해 선포된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의 지배, 그 좋은 소식을 전함에 있다.
교회가 교회 아닌 세계 속에서 무슨 일을 하거나 말거나, 세계는 항상 교회 곁에 있다. 혹은 동조하고 혹은 배척하면서, 혹은 침묵하고 혹은 발언하면서, 혹은 항의하고 혹은 감사하면서, 항상 곁에 있다. 이 사실 앞에 교회는 실망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 오히려 기뻐할 일이다. 교회는 세상 앞에서 증언을 하지 않고서는 달리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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