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 헌금(1)

조회 수 8885 추천 수 6 2008.11.15 21:14:08
||0||0십일조 헌금(1)

십일조 헌금이 신학적으로 별로 타당성이 없다는 사실은 내가 말할 필요도 없으니까 접자. 십일조가 주로 미국의 근본주의 전통에 있는 신자들에게서 나왔고, 한국교회는 그 교회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전통을 세웠는데, 이제는 근본주의, 복음주의, 에큐메니칼, 자유주의 할 것 없이 모든 교회들이 십일조 헌금을 교회 다니는 기준으로 삼는 것 같다.
십일조 헌금은 신학적인 차원이 아니라 교회 운영에 속한다. 십일조 헌금이 없다면 도대체 교회는 어떻게 꾸리는가, 목사생활은 어찌 하는가, 하는 질문이 가능하다. 그건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대화가 가능한 신자라고 한다면 교회 공동체를 꾸려가기 위한 최소한의 재정적 의무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자발적으로 감당하는 헌금이나 분담금으로, 무슨 모임이든지 회비를 거두듯이 그런 방식으로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십일조 때문에 신앙생활에 방해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반대로 십일조 때문에 교회에서 힘을 주는 사람들도 많다. 십일조 헌금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하나의 공동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기는 힘들다. 십일조 헌금을 드리지 않는 사람은 교회 장로가 될 수 없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제도적으로 십일조 헌금을 없애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십일조 헌금이 없으면 교회 헌금의 총량이 절대적으로 줄어들지 모른다는 염려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건 그것대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교회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과소비다. 일단 인건비가 과다 지출된다. 건물 유지를 위한 비용도 지나치다. 교회 행사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걸 최소화한다면 십일조 제도를 없애기 때문에 벌어진 헌금 총량의 축소는 그렇게 결정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십일조 헌금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것은 결국 한국교회를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물론 당장 그런 걸 시도하면 현재 교회 구조 상 너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테니까 천천히 그런 쪽으로 나가는, 연착륙할 필요는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개교회 중심이 아니라 노회나 총회 차원에서 목사들의 생활비를 균등하게 해결해주는 제도의 도입이 우선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교회에서 십일조 제도를 포기한다는 말은 씨가 먹히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충격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당장 십일조 제도를 포기하더라도 교회 운영에 큰 문제가 없는 교회에서 용기를 갖고 시작하면 그게 불씨가 되어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위의 글이 어떤 분들에게는 해괴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당장 교회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는 염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교회를 허물려는 게 아니라 세우려는 마음으로 던진 말이다. 우리의 십일조와 종교개혁 당시 가톨릭의 면죄부는 어떤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오늘 한국교회에 십일조가 얼마나 심각하게 율법적으로, 기복적으로, 주술적으로 행사되고 있는지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 것이다. 십일조가 아무리 교회의 물적인 토대를 지탱하는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신학적으로 정당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의 신앙을 허물고, 더 나아가서 교회 자체를 허물게 될 것이다.


[레벨:1]주형계목

2008.11.20 16:08:34

십일조를 없애면 교회 운영이 힘들다는 것이나 그에 대한 대책으로 과소비하고 있는 교회재정지출을 줄이는 제안도 좋습니다.
그런데 저는 더욱 근본적으로 교회가 대형교회화라는 중병을 해소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큰 교회대로 모두들 더 큰 교회, 더 대형화되고, 더 현대적 시설을 갖춘 화려한 예배당을 소유하고, 더 편리하고 멋진 부속 건물들을 지으려는 맘몬숭배적 사고를 탈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대형교회화를 추구하기에, 더 많은 재원이 요구되고, 더 많은 사람을 자기 교회에만 끌어다 모아놓아야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과대, 허위 선전을 하는 목회자들이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교회가 무엇인지, 하나님 나라에 대한 근본적인 담론이 부족한,
한국교회 천박성을 보여주는 한 가지가 십자가에 대한 율법주의적 강요이겠죠..^^;;

[레벨:2]푸른적토마

2008.11.24 23:21:12

목사님! 몇번이고 망설이다가 글을 올림니다. 흔히 설교에서 십일조를 강조하기위해 본문으로 삼는 말라기3장과 마태복음23장23절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 이런 말씀을 대할때면 평신도인저로서는 십일조가 신학적으로 타당성이 없다는 말을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좀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면 고맙겠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8.11.24 23:28:04

적토마 님,
다비아 첫 화면에서 <겸색>에 들어가
제목 항목에 "십일조"를 치고 클릭해보세요.
여러 글이 나올 겁니다.
그걸 읽어보세요.
한마디 첨가하면,
성경구절을 아무런 전후 맥락 없이 인용하는 것은
때로 오용될 가능성이 높답니다.
주의 위로가...

[레벨:2]푸른적토마

2008.11.24 23:46:02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37]paul

2008.11.26 12:01:27

목사님 말씀대로 다비아에서 십일조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저 역시 십일조가 의미가 없다고 보는게 십일조도 하나의 율법으로 멍에가 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바울은 우리에게서 율법의 멍에를 벗기우려고 부단히 예루살렘 교회와 싸웠는데 우리 스스로가 다시 십일조란 규율에 매여서 진정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의 헌물을 드리는 대신 또하나의 바리세인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다비아 여러분과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어도 교회에서 십일조를 반대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교회 분위기가 모든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왔으므로 하나님을 먼저 섬기는 마음으로 십을조를 내야 한다는데 반대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 십일조를 안낸다는 것 은 하나님을 먼저 섬기지 않겠다는게 되는데 완전 물질의 우상에 빠진 사람이 되기 십상이죠. 저는 목회랑은 거리가 먼 평신도가 되서 십일조가 교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사님이나 교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먼저 섬기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십일조를 내야 한다는데 뭐라 할 말이 있겠습니까.
profile

[레벨:21]유목민

2008.12.25 10:16:41

저는 목회초기부터 십일조를 반대했습니다. 십일조만이 아니라 모든 헌금에서 자유롭도록 했어요. 지금까지...

[레벨:0]꿈꾸는 사람

2009.01.11 11:46:59

역시 사람인지라... 직장(은행)으로 인해 순전히 5년 넘게 억지로 교회의 기록회계를 맡고 있습니다.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도, 요즘은 장로님의 얼굴이, 집사님의 얼굴이 이름만 대면 십일조 얼마짜리인데 라고 연상이 됩니다. 나는 그러지 않으리라 맹세를 하고, 다짐을 하는 데도 말이죠. 목사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우리나라 대형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신 주형계목님의 의견에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섬기는(?) 교회가 있기는 하지만, 나름의 신앙관으로 인하여 이곳, 저곳 방랑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추천하신 박철 목사님의 교회를 한 번 찿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을 올려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보고 한편으로는 허믓하면서도, 또한 한편으로는 우리의 기성교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레벨:3]자유

2009.01.23 12:02:01

꿈꾸는 사람님....
저도 부산 갈매기입니다. 저도
정용섭 목사님의 추천(인테넷상에서)으로 지난 해 11월경,
박철목사님  동구 수정동 '좋은 나무 교회'에 가서 예배드렸습니다.
물론 다니러감(?) 의미이었지만요.
정말 따뜻한 교회였고, 목사님의 설교 말씀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깊은 감동을 받고 왔습니다.
'느릿느릿 함께하는 이야기' 가 목사님 개인 홈입니다...한 번 가보시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80 예수의 재림 [12] 2009-03-26 10801
179 예수는 (나에게) 누군가? [1] 2009-03-21 9086
178 예배와 사도신경 2009-03-21 15308
177 예배에 집중하기(7) [1] 2009-03-21 4921
176 예배에 집중하기(6) [3] 2009-03-14 4679
175 예배에 집중하기(5) [4] 2009-03-13 4669
174 예배에 집중하기 (4) [1] 2009-03-12 4431
173 예배에 집중하기 (3) [2] 2009-03-11 4825
172 예배에 집중하기(2) [2] 2009-03-07 5218
171 예배에 집중하기(1) [1] 2009-03-07 5387
170 영적인 삶 2009-03-07 4785
169 영적인 사람 2009-02-07 7456
168 영의 스트레칭 [1] 2009-02-07 4473
167 영성과 열정 [3] 2009-02-07 6723
166 역사적 예수 [2] 2009-02-07 4884
165 예수의 십자가는 필연인가, 우연인가? file [23] 2009-01-26 12693
164 [신학단상] 출간을 위한 준비 [11] 2008-08-21 6876
163 주일 예배 공동체! [7] 2009-01-08 6459
162 십자가 신앙 [6] 2008-11-15 8553
» 십일조 헌금(1) [8] 2008-11-15 8885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