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구원

조회 수 3637 추천 수 0 2008.08.27 16:27:58
목사의 구원

목사의 직업병은 자신의 구원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남의 구원에만 마음을 쏟는다는 것이다. 매 주일 마다 신자들에게 구원받으라고 열을 낼뿐만 아니라 교회의 많은 프로그램을 수행해나가느라고 정신이 없는 목사는 그야말로 구원의 전문가로서 손색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목사의 삶은 별로 구원론적인 구도에서 작동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개의 목사들은 구원 공동체인 교회를 조직하고 관리하는 일에 너무 깊숙이 빠져있기 때문에 구원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참으로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구원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구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기 스스로 이미 구원받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미 구원받은 사람이니까 그것을 전하기만 하면 되지 구원 자체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 다른 하나는 구원을 일종의 상품으로, 또는 콘서트 입장권쯤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목사의 머릿속에는 완성된 구원 개념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사람들에게 선전되는 것으로 자신의 일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드물게는 목사가 자신의 구원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목회를 위해서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 또는 그 과정으로서 목회를 하는 것이다.
목사가 구원을 이미 받은 것으로, 이미 완료된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여전히 그 과정에 있기 때문에 구원을 향해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큰 차이가 있다. 전자의 경우에 교회는 어떤 행사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겠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영적인 훈련으로 집중된다. 전자의 교회는 인간 중심적인 프로그램에 힘을 쏟지만 후자의 교회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활동하는 성령에 관심을 기울일 뿐이다. 이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하나님에게만 관심을 기울인다고 하더라도 역시 프로그램이 없을 수 없으며, 프로그램 중심의 교회라고 하더라도 성령이 완전히 단절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아무리 거룩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종교적 체험이 있는 것 같이 보여도 그런 것을 여전히 인간 중심의 사건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이 질식하게 된다.
오늘날 종말론적 공동체인 교회가 전하는 구원의 지평은 어디에 있는가? 과연 교회가 생명 지향적 운동체로서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가? 이제 목사의 구원을, 교회의 구원을 심각하게 생각해볼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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