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사상에 대해서!

조회 수 4633 추천 수 1 2008.08.28 19:01:09
묵시사상에 대해서!

오늘(5월20일) 설교의 신학적 배경은 유대교의 묵시사상, 또는 묵시문학(Apocalyptic)이다. 설교 시간에 충분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교우들이 설교를 따라가기에 조금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게 설교자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성서의 내용은 거의 신학적인 주제이기 때문에 설교도 역시 신학적으로 해야 하는데, 신학과 관계없이 살아가는 청중들에게 그런 방식으로 설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충한다는 차원에서 묵시사상의 중심 줄기만 짚어보겠다.
묵시사상은 기본적으로 유대인들의 독특한 세계관, 역사관이다. 기독교 신학도 물론 세계관이며 역사관이다. 예컨대 창조론은 이 세계가 하나님에 의해서 “무로부터” 창조되었다는 세계관인 것과 같다. 칭의론도 역시 믿음으로 인간이 의로워진다는 인간론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의 묵시사상적 세계관은 이 세상을 시간의 관점으로 본다. 시간의 관점은 헬라인들의 공간적 관점과 대립한다. 헬라인들에 의하면 이 세상은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이 돌고 도는 공간일 뿐이지만 유대인들의 의하면 이 세상은 과거에서 미래로 움직이는 시간이다. 전자에서는 자연 자체가 중요하지만 후자에서는 그 자연을 움직이는 인격적인 신이 중요하다. 따라서 전자의 세상은 늘 동일하지만 후자의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
특히 유대인들의 묵시사상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현재의 세상을 악으로 보고 앞으로 오게 될 세상을 선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묵시사상은 선악이원론을 그 뿌리로 한다. (물론 헬라철학에도 이원론적 성격이 있지만 그건 묵시사상의 이원론과 다른 차원이다.) 어쨌든지 묵시사상은 현재를 철저하게 부정하고 미래만을 인정하다. 그 미래에 이루어질 완전히 새로운 세상은 오늘의 악한 제국과 대결하며, 오직 하나님에 의해서만 가능한 세상이다.
어떤 신학자가 예수의 하나님 나라는 묵시사상을 그 모태로 한다고 말했는데, 필자가 보기에도 옳은 지적이다. 그 하나님 나라는 이 세상의 질서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우리 인간의 노력으로 개량해나가는 세상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에 의해서만 주어지는 세상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가까이 임박한 하나님의 나라는 오직 회심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선포했다. 즉 그 나라는 온전히 하나님의 배타적인 행위라는 뜻이다. 예수님은 바로 그런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살았으며, 그 결과로 십자가에 처형당했고, 이제 다시 하나님에 의해서 죽은 자로부터 부활하셨다.
이런 일련의 과정 안에서 기독교 공동체가 시작되었다. 묵시사상, 예수의 하나님 나라, 그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새로운 영의 체험으로 초기 기독교는 유대교로부터 시작했으나 유대교와는 전혀 다른 종교로 자랐다. 이런 차원에서 초기 기독교인들과 더불어 우리도 역시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이 완성될 예수의 재림을 기다린다. 그 재림신앙의 단초가 곧 묵시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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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08.30 22:23:09

묵시와 종말..
예전의 글에서도 묵시사상은 종말론의 뿌리라고 하신적이 있는데
묵시사상에서의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예수에 의해 도래할 궁극적 세계로 이해하면
묵시론과 종말론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계시의 개념에서의 묵시론과 시간적 개념에서의 종말론의 차이만 있는 걸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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