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조회 수 3486 추천 수 3 2008.09.04 18:47:32
블랙홀

모든 물질은 기본적으로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물리적 사실은 이미 헬라 철학자들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현대물리학은 이미 오래 전에 원자가 물질의 최소단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원자 안에 핵과 중성자와 전자가 일정한 역학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더 신비로운 사실은 원자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핵도 역시 최소 단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작은 세계로 축소될는지 현대과학도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되기만 하면 거의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작아진다는 사실만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거시의 우주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듯이 미시의 세계도 역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다. 궁극적으로 말한다면 크다거나 작다는 말로 이 세계를 규정할 수 없는지 모른다.
여기서 더 당혹스러운 것은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 일상에서는 경험하기 어렵지만, 물리학에서는 아주 확실하다. 예컨대 원자만 해도 그렇다. 원자는 빈 공간이다. 그 안에는 무엇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핵과 전자들이 운동하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작아도 무언가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렇게 상상해보라. 여기 중세기 풍 고딕식 대성당이 있다. 그 안의 의자 위에 찬송가가 있는데, 찬송가의 악보인 동그란 점을 생각해보라. 대성당을 원자라고 한다면 원자의 핵은 바로 그 악보의 동그란 점이다. 그 나머지는 거의 공간이다. 그러니까 원자는 거의 빈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그 핵도 역시 원자의 구조와 마찬가지로 거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모든 물질은 이 원자로 구성된다. 지구, 태양, 달, 지구 안에 있는 나무, 돌, 사람 등등, 모든 게 원자의 결합이다. 그런데 원자는 바로 위에서 말한 대로 공간이다. 그렇다면 모든 물질은 궁극적으로 공간인 셈이다. 우리 인간도 여기에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물질적으로만 본다면 공간 덩어리이다. 이런 공간으로 구성된 인간이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는 이유는 원소가 무한의 에너지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에너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원자의 구조를 파괴할 수 없다. 이런 강력한 에너지로 현재의 물질이 일정한 고정적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원자를 구성하는 에너지를 연속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면 거기에서 마한한 힘을 얻을 수 있는데, 그게 곧 핵에너지이다. 앞으로 석유가 고갈되면 어쩔 수 없이 핵에너지가 지구를 지탱시키는 에너지의 원천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많은 환경론자들이 핵발전소의 위험을 경고했지만 당장 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핵에너지로 나가게 될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위험하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문명을 움직이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다시 원자 이야기로 돌아가서, 원자가 공간이라고 한다면 결국 모든 물질은 없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 원자 에너지가 무력화하고 그래서 공간이 사라진다면 결국 모든 물질은 사라진다는 말이다. 바로 그 상태가 곧 블랙홀이다. 무한의 중력이 작용하는 곳에서 이런 블랙홀이 형성된다고 한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지구가 사과 한 개 정도의 크기로 축소되는 상태이다. 이 말은 결국 지구는 거의 공간이며 그걸 압축할 수 있다면 사과 크기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게 바로 물리 세계의 본질이다.

이런 물리의 세계 앞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까? 블랙홀과 하나님의 나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까? 오해는 마시라. 블랙홀이 절대적인 진리이고, 반면에 하나님의 나라는 무의미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미래를 향해 열려있다는 사실이다. 그 나라는 오직 하나님의 배타적인 통치의 세계이지우리가 구상하는 유토피아가 절대 아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는 이런 물리 현상 너머를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런 세계에 던져진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는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이 펼쳐 가실 이 세계의 미래를 기다리는 길 밖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말이 된다. 기다림은 소극적인 것처럼 보이지만가장 적극적인 신앙적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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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09.17 09:56:54

잘 알려진 추상화가 칸딘스키는
원자의 붕괴라는 새로운 물리적 변화에 직면해서
'전 세계의 와해'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런 용해의 새로운 세계 앞에 화가의 눈은
보이는 사물의 전면에서 후퇴하게 되고
'추상'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원자 붕괴의 충격이 칸딘스키 만 의 일이었겠습니까
또 얼마나 많은 요동이 앞으로도 과학의 발전과 함께 각계에 미칠까요
우리의 인식으론 불완전의 확신만을 확인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예술가나 학자나 샐러리맨이나 모두가 구원을 찾아
일상에서 헤메고 있나 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산다는 것이
눈 앞에 있는 물질에 함몰되지 않는
유일한 구원임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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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7]희망봉

2008.09.17 10:30:24

물리의 세계를 거쳐 하나님의 배타적인 통치의 세계를 살짝 맛보며 행복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궁극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기대합니다.
기다림의 미학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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