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2)

조회 수 4445 추천 수 1 2008.09.13 22:08:17
선교(2)

선교의 당위성에 대한 성서의 진술은 신구약을 막론하고 상당히 많다. 어떤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 역사도 이런 관점으로 해석하고 싶을 것이다. 마태복음 마지막 구절은(28:19,20) 전가의 보도처럼 인용된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사도행전 1:8절 말씀도 중요한 구절이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초기 기독교의 역사를 담고 있는 사도행전은 차라리 선교의 역사라 불릴 만하다. 지금 해외선교사로 활동하는 분들은 사도행전에 보도되는 바울의 선교여행에서 큰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구원 행위가 예수님에게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전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를 기독교인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는 당연히 친구들에게 테니스를 권하지 않겠는가.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자기 아내나 남편과 함께 연극 구경을 가자고 하지 않겠는가. 예수에게서 구원을 경험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예수를 전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선교행위 자체를 놓고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그걸 뭐라고 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 팔짱 끼고 산보하는 걸 보기 싫어하는 거와 같다.
우리의 질문은 무엇이 선교냐,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전도지를 들고 가가호호 방문하거나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예수 믿으라고 직접 전도하는 것을 선교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베드로는 예루살렘 저자거리에서 복음을 선포했으며, 바울도 소아시아와 헬라의 중요 도시에서 직접적으로 예수를 전했다. 우리들도 모태신앙인이 아닌 사람들은 대개가 이런 방식으로 전도를 받았을 것이다. 이런 전도, 또는 선교는 역사가 오래되었으며, 앞으로도 유효한 방식으로 보존될 것이다. 과연 이런 것만이 유일한 선교인가?
이런 직접적인 선교에 대한 다른 대안으로 간접적인 사회선교 개념이 있다. 개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예수님을 전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천하는 것이다. 예컨대 학교나 병원을 세워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병을 고치는 일들이 그것이다. 한국 선교 초기에 학교와 병원을 많이 세운 미국 선교사들의 방식이 이런 간접적인 사회선교이다. 이런 방식이 직접적인 것보다는 훨씬 지혜로운 게 아닐는지. 물론 여기에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소위 미션 스쿨에서 학생들을 의무적으로 예배에 참석시키는 건 경우에 따라서 선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사회 선교가 반드시 학교나 병원, 또는 고아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의 70,80년대에 도시산업선교라는 활동이 크게 일어난 적이 있다. 노동조합이 완전히 억압되어 있던 시절에 목사들과 기독교인들이 나서서 노동과 인권문제를 다룬 일이었다. 그때 유행하던 말이 “도산(도시산업선교회 준말)이 들어오면 회사가 도산한다.”였다. 정부에서는 도산을 빨갱이 운동으로 낙인찍으려도 애를 많이 썼다.
위에서 저는 세 가지 종류의 선교를 구분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예수님을 직접적으로 전하는 것, 교육이나 질병 치료를 통한 간접적인 전도, 정치, 경제의 정의를 위한 투쟁에 참여하는 것이 그것이다. 무엇이 선교의 바른 자리인가?

[레벨:3]DOMA

2008.09.16 15:06:00

목사님!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동안 한국교회에서는 선교란 대개가 거의 직접적인 전도만을 선교라고 간주해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교란 목사님의 위에서 구분한 세개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앞으로 올바른 선교방식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한국교회에 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목사님 태클은 아니고요. 마지막 단락에서 조금 어색한 문장이 있네요. "위에서 저는 세가지 종류의 선교를 구분했다"라고 하는 문장인데요. 글이 쭉 존칭생략으로 서술되다가 저는 이라는 존칭이 나오니까 좀 어색하네요! 그리고 그 문장 위에 "낙인찍으려도" 를 "낙인찍으려고"로 수정해야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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