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6일 땅 (3)

조회 수 1338 추천 수 26 2007.02.26 08:53:03
2007년 2월26일 땅 (3)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막 4:28)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 신을 벗으라.”는 모세의 호렙산 전승에서 알 수 있듯이 성서도 자연에 대한 매우 소중한 영성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시편에서 이에 관한 풍부한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성서는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물로 생각할 뿐이지 그것 자체를 하나님으로 섬기지는 않습니다. 자연 안에 신성이 깃들어있지만(범재신론) 자연 자체가 신(범신론)은 아니지요. 자연과 그 자연을 가능하게 한 인격적인 신을 구별합니다. 이것이 유대교와 다른 자연종교와의 근본적인 차이점입니다. 이 유대교 전통에는 이슬람교와 기독교도 물론 포함됩니다.
우리가 놓칠 수 없는 관점은 이렇습니다. 땅이 생명의 원천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우주 물리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지구는 앞으로 45억년 후에 사라집니다. 이건 빼도 박도 못하는 실증적인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지구의 생명현상도 유한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지구의 생명현상 너머까지에 이르는 생명의 원천입니다. 그 생명을 우리는 부활, 또는 영생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땅의 생명과 그것을 넘어서는 부활의 생명 사이에서 어떤 길을 찾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두 생명이 어떻게 연관될까요? 한편으로는 땅의 원리를 해독해나가는 물리학(인문학)이 중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 너머에 대한 영적 통찰력도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를 변증법적으로 풀어가면서 생명의 현실 안으로 들어가는 학문이 곧 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곧 신학적 영성입니다. 이런 걸 흔들림 없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기도와 말씀을 안고 앞으로 나가면 우리 앞에서 조금씩 길이 열리겠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13 3월3일 작은 세계 (1) [3] 2007-03-03 1429
1012 3월2일 성서의 관용어에 대해 [17] 2007-03-02 2040
1011 3월1일 추수 [1] 2007-03-01 1378
1010 2월28일 땅 (5) [1] 2007-02-28 1297
1009 2월27일 땅 (4) [7] 2007-02-27 1421
» 2월26일 땅 (3) 2007-02-26 1338
1007 2월25일 땅 (2) [1] 2007-02-25 1236
1006 2월24일 땅 (1) [1] 2007-02-24 1467
1005 2월23일 씨 뿌리는 농부(3) [2] 2007-02-23 1387
1004 2월22일 씨 뿌리는 농부(2) [5] 2007-02-22 1651
1003 2월21일 씨 뿌리는 농부(1) [3] 2007-02-21 1369
1002 2월20일 하나님 나라와 파종 [1] 2007-02-20 1308
1001 2월19일 있는 자와 없는 자 [1] 2007-02-19 2124
1000 2월18일 현실과 현실 너머 [2] 2007-02-18 1420
999 2월17 일 들으라! [1] 2007-02-17 1346
998 2월16 일 은폐와 노출 [2] 2007-02-16 1435
997 2월15일 등경 위의 등불 [6] 2007-02-15 2568
996 2월14일 백배의 은총 [4] 2007-02-14 1684
995 2월13일 말씀의 방해꾼 2007-02-13 1624
994 2월12일 마음은 믿을 만한가? [6] 2007-02-12 159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