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5일 서기관들의 주장

조회 수 1869 추천 수 10 2008.07.14 23:11:03
2008년 7월15일 서기관들의 주장

이에 예수께 묻자와 이르되 어찌하여 서기관들이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하리라 하나이까? (막 9:11)

어제의 묵상 본문인 10절과 오늘 본문인 11절의 흐름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부활이 무엇인가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던 제자들이 느닷없이 메시아가 오기 전에 엘리아가 와야 한다는 서기관들의 주장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이미 메시아와 부활 사건을 연결해서 생각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게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다양한 신앙적 사유가 얽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른 것은 접어두고 제자들이 지적한 서기관들의 주장만 살펴보겠습니다. 서기관들은 요즘 식으로 말해서 신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구약의 여러 문서들을 베껴 쓰는 작업을 도맡았습니다. 그들의 작업이 얼마나 힘들었을는지는 불문가지입니다. 성서 필사 작업에 종사했기 때문에 그들은 구약의 전승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엘리야 전승이지요. 죽지 않고 승천한 엘리야는 메시아의 선구자로 알려졌습니다.
구약에서 가장 강력한 초자연적 능력을 보인 인물이 바로 엘리야라는 사실에서 그가 메시아의 선구자로 기대되었으리라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유대인들에게 메시아는 모든 지상의 악한 세력을 제어할 수 있는 초능력자와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이러한 메시아 상은 예수 그리스도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예수님은 오히려 무능력자의 표본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복음서에는 예수의 메시아 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초능력적인 사건이 많이 등장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결국 그런 초능력을 발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런 초능력으로 세상을 정화시키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메시아 상과 예수님과는 거리가 큽니다.
오늘의 질문에서 우리는 제자들이 유대적 전통과 예수님의 실제 모습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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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07.15 21:05:51

지금 우리의 메시아상도 유대인이 기대하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를 겁니다
예수 믿으면 천국, 예수믿으면 복락..
복지의 향상이라는 차원에서만 예수가 설명돼어집니다
유대적 전통과 예수님의 실제 모습에서 격었던
2천년전 제자들의 혼란이
아직도 우리의 것으로 실재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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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7.15 23:33:06

이게 누구요?
시와그림 님이라.
처음으로 이 묵상 메뉴에 들어오셨군요.
반가워요.
예수님이 왜 메시아인가, 하는 질문은
우리에게 계속 열려 있답니다.
그 질문 안으로 들어가는 게
곧 기독교 영성이라고 할 수 있지요.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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