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그 겨울의 시

Views 1736 Votes 1 2017.12.11 22: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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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시처럼 읽어보라고 하시는 정용섭 목사님의 말이 생각나서 요새 시를 다시 봅니다.

추운 겨울 주님 품에서 쉬고 싶습니다.




그 겨울의 시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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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2017.12.11 23:28:40
*.72.247.134

지금 이시간 밤11시20분.

제가 사는지역에 기온이 영하10도 라고 하네요.

기온은 점점내려가 내일아침이면 더욱 춥겠지요.


올려주신 시를 여러번 반복해서 천천히 읽었습니다.

복서님의 마음이 읽혀지는듯 합니다.

저 또한 같은 마음입니다.

추운 겨울 주님 품에서 쉬고 싶은마음....^^*

은나라

2017.12.12 00:09:13
*.105.196.251

계절 자체가 시 네요..
성서를 시 처럼..
신앙고백을 시 처럼..
신앙경험을 시 처럼.. 읽는다는 건..
그 자체가 '시' 라는 뜻이고..
이 밤에 '겨울의 시' 잘 읽고 갑니다.ㅎ

Lucia

2017.12.12 03:53:01
*.68.28.156

그 겨울의 시
평소에 시를 안 읽는데...
가끔씩 다비아에 올라오는 시인의 시를
한번 읽고 또 천천히 읽어봅니다
시가 읽혀지네요 ^^
요즘 엄청 춥다면서요?
저 시가 보이는 듯 합니다...
할머니품에 안겨 자야했던 시인의 어릴적이
넉넉지 못한거 같은데도
할머니의 따듯한 맘이 시낭송으로
들려 잠이 드는군요..
창호지문만 열면 밖의 찬공기가 확 다가오는
춥던 겨울날의 고향집이 생각납니다~
시를 읽듯이 성경을 읽어야지요~^^
좋은시를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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愚農

2017.12.12 16:53:03
*.45.219.203

추운겨울밤의 가장 큰 걱정은 

강아지 두마리의 밤새 안녕입니다

그 겨울의 시를 지은 시인의 마음이

우리 사회에 녹아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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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7.12.12 21:00:06
*.182.156.236

저항시인, 노동자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박노해 씨에게서

저렇게 서정성 높은 시가 나왔다니 놀랍군요.

금년 들어 가장 기온이 낮은 오늘,

별빛이 유난한 총총한 오늘밤,

이 시를 읽으니 마음이 훈훈해지는군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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