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아내와 함께

장을 볼 때가 간혹, 때때로 있습니다.

주로 대형마트에 갈 때 따라갑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인간성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제 눈에 비친 아내의 장보기는 신바람입니다.

말 그대로 소풍 나온 태도로 큰 매장을 돌아다닙니다.

시식 코너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는 없고,

살 계획이 없던 여러 가지 물건을 들여다보고,

호객하는 판매원의 말에 솔깃해하고,

집에 있는 건데도 무슨 기분이 들었는지 또 삽니다.

저는 인내심이 많은 사람처럼 참고 참다가

어느 지점에 이르면, 그것도 주관적 느낌인데,

점잖지만 냉정하게 말합니다.

그만 갑시다.

그건 뭐 하러 사요.

나 지금 좀 바쁜데.

그럼 나 먼저 갈 거요. ....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합니다.

다음부터는 절대로 장보러 따라오지 않겠다고.

아내가 살아가는 리듬이 저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장 볼 때는 왜 저의 인내심이 이렇게 쉽게 바닥나는 걸까요?

저를 용서하시고, 오래 참는 은사를 허락해주십시오.

아니, 장 보는 걸 함께 즐길 수 있는 지혜까지 허락해주십시오.

아내가 아니라 제자들과 함께 장 보러 다닌 적이 있으셨을

예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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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띠아

2012.05.08 12:39:42

손님 관광 안내는 하겠는데

(참고로 저는 타지마할을 60번 가까이 다녀왔습니다.)

마지막 날 쇼핑은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늘 같은 물건 돌아보고 흥정해야하는 일.

그래도 시공간을 통채로 담보하고

저의 앞에 주어진 인생이기에

이것도 참 생명의 일부라 생각하고 영접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참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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