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어제 서울샘터교회 예배 후에 창조에 대해서라는 제목으로 신학공부 강의를 했다. 강의 내용 중에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선불교 경구에 대해서 잠간 언급했다. 색은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세상을 가리키고, 공은 말 그대로 비어 있어서 우리가 잡을 수 없는 것을 가리킨다.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이라는 뜻이다.

 

나는 원당리 113-2번지에 자리하는 우리 집으로 올라올 때마다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오락가락할 때가 많다. 쏟아지는 별빛, 또는 달빛, 집 배경을 이루고 있는 대나무 숲, 기차소리,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불빛 등이 언젠가 옛날 보았던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보는 이 장면은 한 순간에 불과하다. 어느 때가 되면 지금의 이 모든 것들은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색인가, 아니면 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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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세계

2015.01.06 08:01:58

요즘은 밤이 길어 

아침 출근시간에 서서히 동이 트는 것을 보게 됩니다.

출근길을 멈추고 그 모습을 담고 싶을 만큼 아름다워서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기다려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색이어서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지만 

또한 공이어서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저만의 개똥철학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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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01.06 22:18:39

ㅎㅎ 개똥철학이 아니라 진짜 '철학하기'가 그겁니다.

각종 이론은 다 몰라도 철학적으로 생각하고 사는 거니까요.

어쨌든,

이 세상은 뭘까요?

이 모든 현실들, 인간 삶, 여러 현상들,

보이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이미 알려진, 아직 숨어 있는 그 모든 것은 뭘까요?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점점 더 신비로워집니다.

이 뭐꼬!

staytrue

2015.01.07 10:34:11

오래전 tv 에서, 

숭산큰스님 법문(?이라고 하나요) 을 보았었는데,

누군가 '진리란 무엇입니까?' 라는 물음에

스님이 책상을 '탁' 하고 내려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게 진리랍니다. ㅎㅎ


뭔가 심오해 보여서 이후에도 나름 관심이 있었는데, 

결국 터득하지 못했습니다.


근데, 기독교에 와서도 또 만나네요. 

색즉시공 공즉시색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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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5.01.08 00:13:11

현재 현상으로 나타나는 그것이

참 실재라는 것이겠지요.

세상이 참 기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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