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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
어제 서울샘터교회 예배 후에 ‘창조에 대해서’라는 제목으로 신학공부 강의를 했다. 강의 내용 중에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선불교 경구에 대해서 잠간 언급했다. 색은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세상을 가리키고, 공은 말 그대로 비어 있어서 우리가 잡을 수 없는 것을 가리킨다.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이라는 뜻이다.
나는 원당리 113-2번지에 자리하는 우리 집으로 올라올 때마다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오락가락할 때가 많다. 쏟아지는 별빛, 또는 달빛, 집 배경을 이루고 있는 대나무 숲, 기차소리,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불빛 등이 언젠가 옛날 보았던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보는 이 장면은 한 순간에 불과하다. 어느 때가 되면 지금의 이 모든 것들은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색인가, 아니면 공인가.
요즘은 밤이 길어
아침 출근시간에 서서히 동이 트는 것을 보게 됩니다.
출근길을 멈추고 그 모습을 담고 싶을 만큼 아름다워서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기다려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색이어서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지만
또한 공이어서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저만의 개똥철학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