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24)- 쥐 죽은 듯...
원당이 요즘 낮이나 밤이나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요즘만이 아니라 농한기인 세 달 동안 늘 그렇다. 농한기 때문만이 아니다. 원래 동네 주민들 숫자가 30 여명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아이들이 하나도 없다. 아이들이 있어야 사람 사는 소리도 나고 할 게 아닌가.
아이들이 없다는 건 젊은 부부들이 살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장 젊은 부부가 우리다. 바로 아랫집 이장은 오십 대 후반인데, 아내 없이 홀어머니와 산다. 젊었을 때는 객지에서 살았다고 한다. 아마 말 못할 사정이 있었나 보다. 아, 그러고 보니 동네 사찰의 새 주인으로 온 대처승이 가장 젊은 부부가 아닌가 싶다.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주일 전 쯤 눈 쓸러 동네에 나가서 통성명 한 게 전부다. 그들 부부에게 아이가 없어 보인다. 다 커서 도시에 나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원당에 젊은이들이 살지 않는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한국의 모든 농촌 현상과 똑같다.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 아이들 교육도 힘들다. 그래도 원당은 영천 시내와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젊은이들도 여기서 지낼만하다. 영천시내까지 차로 15분이나 20분이면 충분하다. 영천에 직장이 있는 사람이라면 원당에서 출퇴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땅값도 싸고 하니 아담한 주택을 짓고 들어와서 살면 아이들의 정서 교육에도 좋을 텐데, 그게 안 된다. 이런 말이 그들에게 이상적으로 들릴 것이다. 영천 지역의 공무원들도 여건만 되면 대구에서 출퇴근 한다고 한다. 어쨌든지 우리 동네에도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를 둔 가정이 서넛만 있으면 훨씬 사람 사는 맛이 날 텐데, 아쉽다.
영천이 고향이라 더 공감이 됩니다. 원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봉동인 저의 집도 도찐개찐이라^^; 적막함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활기 속에서 적막함이 더 좋겠지요. 모쪼록 한국사회에서 농촌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생겨 시골에서 얻을 수 있는 정서와 영성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님~ 다음 주 수요일 부터 있을 대구샘터교회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참석하고자 합니다. 몇시부터인지요? 혹 준할 것이 있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