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제사

Views 1473 Votes 0 2015.10.20 00:46:16

1019

속죄 제사

 

어제 설교를 이해하는데 키워드는 속죄 제사다. 하나님으로부터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드리는 제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걸 설교 시간에 간단히 언급했지만 보충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사람들은 보통 겉으로 나타난 파렴치하고 부도덕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죄라고 생각한다. 옳은 생각이다. 그런 행위들은 생명을 파괴한다. 그러나 죄에는 더 심층적인 차원이 있다.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드러나는 행위의 존재론적 깊이에서 삶을 파괴하는 차원을 가리킨다. 그래서 예수님은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은 자마다 이미 간음한 것이고, 친구에게 욕하는 자마다 이미 살인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세상의 법은 겉으로 드러난 행위만을 규정할 뿐이어서 이 문제를 결국 해결할 수 없다. 법은 여기서 필요조건이되 필요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여기 살인범이 있다고 하자. 살인죄로 기소되면 그는 10, 또는 20년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 이것으로 살인에 연루된 수많은 일들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살해당한 남자의 아내, 또는 자식들이 겪어야 할 앞으로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상상해보라. 그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서 더 큰 불행하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트라우마를 해결하지 못한 정치 지도자나 종교 지도자에 의해서 벌어지는 일들을 우리는 역사에서 종종 경험한다. 살인자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그가 그런 끔찍한 행위를 하게 되는 데에는 수많은 사건들이 연관되어 있다. 그의 행위에 대한 책임이 그에게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행위 이면을 인간은 완전하게 추적할 수 없다는 뜻이다.

고대 이스라엘은 인간 삶의 심연에 은폐되어 있는 이런 엄청난 문제를 법과 윤리와 제도로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하나님께 속죄 제사를 드렸다. 나는 그들의 이런 태도가 옳다고 보며, 그들의 신앙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완성되었다는 신약성서의 주장 역시 옳다고 본다.


profile

잠자는회색늑대

2015.10.22 00:51:24

이미 한계를 알고 있었군요.
세상은 참 요지경입니다.
profile

정용섭

2015.10.22 14:03:25

인간 행위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는 것은

성서의 세계가 그렇게 깊다는 뜻인데,

지금 우리 역시

하나님과 그가 창조한 세계와 역사를

다 알지 못한다는 말과 같겠지요.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
3826 의로움과 양심 [1] Oct 24, 2015 1254
3825 의로워짐 [2] Oct 23, 2015 1307
3824 거미 file [2] Oct 22, 2015 1503
3823 색깔 file [2] Oct 21, 2015 1216
3822 영광 받으심 [2] Oct 20, 2015 1211
» 속죄 제사 [2] Oct 20, 2015 1473
3820 모두 죽는다(10) [9] Oct 17, 2015 1596
3819 모두 죽는다(9) [3] Oct 16, 2015 1073
3818 모두 죽는다(8) [2] Oct 15, 2015 1412
3817 모두 죽는다(7) [4] Oct 14, 2015 1469
3816 모두 죽는다(6) [4] Oct 13, 2015 1751
3815 모두 죽는다(5) Oct 12, 2015 1189
3814 모두 죽는다(4) [2] Oct 10, 2015 2120
3813 모두 죽는다(3) [5] Oct 09, 2015 1337
3812 모두 죽는다(2) [2] Oct 08, 2015 1201
3811 모두 죽는다(1) [14] Oct 07, 2015 1648
3810 달걀을 삶으며... [3] Oct 06, 2015 1325
3809 욥의 아내 [3] Oct 05, 2015 3204
3808 설교준비 Oct 03, 2015 1611
3807 택배 [3] Oct 02, 2015 1464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