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9일
꽃향기
요즘 내가 꽃향기에 취하는 장소가 두 군데다. 하나는 우리 집 마당이다. 시간이 날 때 운동 삼아 마당에 나가 잡풀을 뽑기도 하고 나무의자에 앉아서 쉬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은은한 꽃향기가 매혹적으로 전달된다. 매화는 다 끝났고, 왕자두 꽃이 한창이다. 매화보다 왕자두 꽃의 향기가 더 진한 듯하다. 봄철 잠시 나눠주는 향기만으로도 내가 그 나무들을 돌볼만한 가치가 있다.
다른 한 군데는 테니스장이다. 내가 나가는 테니스장은 영천시립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여러 스포츠 시설이 갖춰진 단지 안에 있다. 야산이 병풍처럼 주위를 빙 둘러 감싸고 있다. 그 야산에 여러 꽃나무들이 있다. 꽃향기가 테니스 모임이 시작되는 저녁에는 밑으로 내려온다. 동호회원들 중에는 그 향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테니스에 몰입하느라 아예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 인생에서 꽃향기를 가장 강렬하게 경험한 순간은 36년 전인 1980년 5월 어느 날이다. 당시 나는 광주보병학교에서 군목훈련을 받고 있었다. 5.18이 일어난 그 해다. 야외 사격장에서 사격 훈련을 마치고 짜증스런 기분으로 행렬을 맞춰 돌아오는 어느 들판인가 야산에서 아카시아 꽃향기에 정신이 번쩍 든 경험이 있다. 존재 경험, 우주 경험이 아니겠는가. 좀 있으면 송홧가루가 천지를 덮을 것이다. 기대가 된다.
봄날이라 그런지 온통
꽃사진에
꽃이야기에
꽃에 대한 찬미에
온통 꽃잔치네요 ... ^^
저도 좋아하는 벚꽃이 피는 봄날이라 기분이 두둥실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시궁창냄새에서는 우주를 느끼지는 못할까요?
똥밭에서 구르면서 하나님을 찬미할 수는 없는걸까요?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나지만, '쓰레기통을 뒤지다 보면 향기가 난다' 는
김기덕 감독의 말이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연꽃은 진흙위에 피고, 예수는 쓰레기통속에서 죽임당했다 부활했으니 ... ㅎㅎ
어차피, 세상사 개취(개인취향) 라, 저의 이런 산통깨는 댓글도 취존(취향존중) 받고 싶네요 ㅋㅋ
목사님 글과 설교는 실로 꿴 구슬 같습니다..
어느 한순간의 꽃향기의 경험을 존재경험으로, 우주 경험으로 연결시키시는 방식..이요.
부활-죄사함-자유와 평화-증인-우리의 존재방식으로 연결되는..
결국은 예수그리스도와 하나되는 교회로 연결되어지는..
그래서 목사님글과 설교는 참 감사한 은혜입니다.
하나님을 더 알고싶고 더 깊이 경험하고 싶거든요..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