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8일
D. Ernst Hänchen
설교에서 독일 신약학자 헨헨이 쓴 사도행전 주석에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했다. 아래와 같다.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오순절 사건보도를 기독교 선교의 출발에 대한 기록 영화로 보는 건 이 이야기를 오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보도에 함축되어 있는 신학적인 진술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 즉 기독교 공동체에 임하여 그들을 이끌어가는 성령은 그들 자신의 내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며,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성령은 국가와 민족의 장벽을 초월한다는 사실이 이 사건보도에 함축되어 있는 신학적 진술이다.’
헨헨은 신학자다. 나도 출중한 신학자라고 할 수는 없으되 한국에서 신학자 말석에는 앉을 수 있는 사람이다. 신학자는 신학에 관심하는 사람이다. 도대체 신학이 무엇인가? 한국교회는 신학에 관심이 없다. 겉으로는 담임 목사를 청빙할 때 신학박사 학위를 높게 평가하지만 실제 교회 운영에서는 신학을 거부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신학이 신앙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교회의 뿌리가 뭔지를 모르는 데서 나온 것이다. 역사적으로 신학 없이 교회 없다.
위의 짧은 인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신학자는 성서의 세계를 우리에게 바르게 제시해준다. 오순절 성령강림 현상에 대한 행2장의 묘사는 초기 기독교의 기록영화가 아니라는 사실만 알아들어도 성서에 대한 많은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신학적 진술을 골치 아픈 것으로 매도한 채 성서를 종교적 실용서나 자기 개발서 쯤으로 받아들인다. 소박한 마음은 이해가 되나 동의하기는 어렵다.
정확히 들어맞는 직소퍼즐의 조각처럼
헨헨의 신학적 해석이 너무도 분명하고 명료한 것 같습니다.
요즘도 성경을 읽으며 늘 염두해 두는 하나의 이미지가 있는데
목사님께서 종종 언급하셨던 '손가락과 달'입니다.
평신도로써 성서가 기록되었던 시대의 삶의 자리에 깊숙이 자리해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텍스트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관심을 가지고 읽어내려가는 것은
다비아에서 얻게 된 가장 큰 보물 중에 하나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